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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영진 Apr 09. 2025

4강. 벳16 경험, 인지

곧, 벳16 인지 디자인이다.

벳16(Cognition)우리가 외부의 자극 및 정보를 받아들여 처리하는 정신적인 총체적 공정을 말한다. 우리는 외부의 어떤 사물 등을 접할 때 그로부터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모든 표상들을 통해 정보를 얻고 이들 중 더러는 버리고 일부는 받아들여 의미로 가지는데, 어떤 대상에 대한 이 의미의 총합이 사용자 벳16이라는 점에서 UX디자인 분야에서 이 벳16에 대한 이해는 중요하다.


벳16인간의 벳16는 빙산으로 은유되곤 한다.


진부한 은유이지만, 무언가 수면 아래에 거대한 것이 숨어있을 때 우리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표현을 즐겨쓰는데, 인간의 벳16 역시 마찬가지다. 겉으로 보이는 의식(conscious)의 영역보다 숨어있는 무의식(subconsious)의 영역이 더 크며, 의식만 관찰해서는 무의식을 알기 어렵다는 점에서 벳16의 특성을 잘 설명하기 때문이다. 빙산의 수면 아래 숨은 부분에 거대한 타이타닉 호가 부딪혀 사고가 발생했듯이, 사용자 벳16도 숨어있는 무의식에 부딪혀 예상치 못한 벳16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


그렇기 때문에 항해사들이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빙산의 숨은 면을 알아내고자 하듯, UX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들 또한 이 벳16를 이해하고 여러 수단을 활용해 그들이 목표로 하는 사용자들이 어떤 벳16 과정을 통해 벳16을 형성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심도있게 벳16공학을 파들어가자면 너무도 버겁고 어려운 일이겠지만 먼저 아래의 내용을 통해 시작해볼 수 있겠다.


벳16인간의 벳16처리 방식에 대해 필요한 것만 간추린 간략한 도식


거칠고 세부적으로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겠지만, 우선 이 내용들을 통해 간단하게 우리가 외부의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사용자 벳16을 어떤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을 지 유추해볼 수 있겠다. 외부의 사물이 감각기관을 통해 벳16되고 다시 기억되어 새로운 정보처리에 영향을 주는 순서로 보았을 때 크게 3가지의 처리가 발생하는데, 선택집중(Selective Attention), 연관짓기(Chunking), 그리고 심성모형(Mental Model)이 그들이다. 이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1) 선택집중 (Selective Attention)

우리는 카메라나 녹음기와 달리* 감각기관에 잡히는 모든 정보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집중한 부분에서 가장 밀도있는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 집중의 영역 외에서는 정보의 수용성이 급격히 낮아진다. 이 집중을 이끄는 것은 우리가 가진 기호나 정보 자체의 위험도, 다른 정보와의 대비 등인데, 시인성이 높을 수록 집중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반드시 그러한 것은 아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여지듯이 이 선택에는 기존의 기억, 벳16이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용자에 따라 집중의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실제로는 카메라나 녹음기도 중심부와 주변부에서의 정보량이 달라진다. 다만 이것은 단순히 거리로 인한 물리적 한계인 반면, 인간의 선택집중은 단순히 물리적인 영역을 넘어 벳16적으로 필요없다고 여겨지는 정보를 삭제하는 수준으로 이뤄진다.


2) 연관짓기 (Chunking)

우리는 정보를 받아들일 의미에 따라 정보를 묶어 갯수를 줄여 받아들인다. 이에 관련해 매우 잘 알려진 '법칙' 중 하나가 매직 넘버 7(Magic Number 7)인데, 인간이 단기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갯수가 7개 남짓이라는 내용이다. 이 숫자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지만 중요한 것은 인간의 단기적 정보 처리가 제한된다는 점인데, 이 한계를 넘기 위한 전략이 바로 연관짓기(Chunking)이다. 즉 의미로 묶지 않은 정보들을 다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데는 많은 벳16 부하(workload)가 요구되거나 아예 불가능하지만, 의미 단위로 정보를 묶어서 처리하면 부하를 줄일 수 있어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3) 심성모형 (Mental Model)

우리는 기억을 바탕으로 정보의 구조체를 만들고, 이를 활용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우리는 카메라 렌즈라는 대상에 대한 정보의 구조체를 가지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외형과 비친 사물을 투영하는 기능에 그칠 수도 있고 좀 더 많은 벳16을 가진 사람은 조리개나 셔터, 필터 등의 세부적인 항목까지 구조에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다. 또 총이라는 대상에 대해서도 정보의 구조체를 가질 수 있는데, 그 구조체 안에는 방아쇠나 손잡이서부터 벳16에 따라 가늠자 같은 사항들까지 구조화되어 있을 수 있다.

벳16처음 보는 물건이라도 우리는 그 작동 방식과 동작을 유추할 수 있다.


이렇게 렌즈와 총에 대해 정보의 구조를 가진 사람이 위의 물건을 보면 비록 처음보는 물건이고 한번도 써보지 않은 물건이지만 그 작동 방식과 동작을 가늠할 수 있는데, 아마도 방아쇠를 당기면 겨누어진 대상의 사진이 찍힐 것으로 예상을 할 것이다. 이러한 정보의 구조체가 바로 심성모형(Mental Model)이다.


이 세 가지 벳16처리 방식은 사용자 벳16 디자인의 구성 과정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우선 선택 집중의 측면에서 시인성과 대비감 측면에서 정보의 우선순위에 따라 집중이 필요한 정보는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충분한 정량적 구분을 줘야한다는 점과 사용자의 흥미와 관심을 잘 이해하여 그들의 집중을 이끌어야 한다는 정성적인 고려사항에 대한 필요를 보여준다. 정보를 그냥 무의미하게 배치하거나 많이 배치한다고 하여 모든 정보가 유익하고 유의미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정보는 철저하게 레벨링되고, 목표로 하는 벳16에 가까운 정보일수록 선명하게, 그리고 흥미있게 보여져야 한다.


연관짓기의 측면에서는 정보의 조직과 계층화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정보는 의미적으로 연관성 있게 조직되어 쉽게 처리될 수 있어야 하며, 너무 많은 정보는 한꺼번에 처리될 수 없으므로 적절한 선에서 계층화가 이뤄져야 한다. 무의미하게 많이 배치된 정보는 선택 집중 측면에서 의미가 없기도 하지만 연관짓기 측면에서 벳16 부하를 늘려 정보의 처리와 습득을 방해한다. 정보의 의미와 상호간의 관련성을 유심히 살펴야 하며, 그 관련성이 사용자 측면에서도 유효한지 역시 중요하다. 사용자에 따라서 어떤 정보들끼리 관련있다고 생각하는지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관짓기는 이전의 UX디자인 파라미터중 '편의성'과 관련이 있다고 하겠다.


심성모형은 UX디자인에서 자주 언급되는 개념인데, 사용자 벳16의 유도 측면에서 매우 강력하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작하는 제공자는 사용자에게 제작 의도와 각 기능들을 일일이 설명할 수 없고, 그 학습에 많은 비용이 소모된다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부담이기 때문에 이 비용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그 때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심성모형이기 때문이다. 적절하게 사용된 아이콘은 어떤 사용자 자습서(tutorials)보다 유용하고 강력하며, 사용자의 행동을 직관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성질을 행동유도성(어포던스; affordance)이라고 하는데, 그 단어가 직접적으로 명시하듯이 이는 지시(guidance)와는 분명히 다르다. 영어에서 afford라는 단어의 뜻은 ~할 만하다, ~할 여유가 있다 정도로 풀이되는데, 이처럼 '어포던스'는 '어떤 행동을 할만하도록 지그시 이끄는' 의미를 갖는다. 이전에 '행동(behavior)'이란 행위와 다른 무의식적인 표상임을 이야기했는데, 여기에서도 행동이라는 단어가 쓰이는 이유는 마찬가지로 이 심성모형의 유도가 의식이 아닌 무의식의 영역에서 발생하는 것임을 암시한다.


위의 주요한 벳16적 절차들은 우리가 어떻게 사용자를 이해하고 어떤 식으로 디자인을 해야 사용자의 벳16을 개선할 수 있을지를 암묵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사용자의 흥미와 관심, 그리고 그들이 가진 정보 간의 의미 관계나 심성모형 등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정보를 분류하고 이들을 레벨링하여 우선순위로 정리해야 하며, 사용자의 관심과 흥미, 신체적인 벳16 한계 등을 고려하여 배치해야 한다. 우리는 사용자의 무의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행동을 유도해야 한다. 우리는 사용자와 정보를 깊이 공부하고 이들을 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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