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는 그날, 마흔에 쓰는 육아일기가 전해지기를
내 뱃속에서 베놈처럼 10개월간 꼬물거리던 코난카지노가 배 밖으로 나와 으앙 하고 운 날, 벌써 36개월이 흘렀다.
코난카지노가 처음 태어나서 신생아실에 애벌레처럼 하얀 속싸개에 싸인채 눈도 못 뜨고 힘없이 누워있던 모습, 저 작고 말랑한 것을 어떻게 안아야 하나 내가 들다가 부서져버리면 어떡하지, 하고 전정 긍긍했던 일주일. 내 가슴에서 젖소처럼 흰 우유가 줄줄 흐르기 시작했던 첫 달. 그 우유를 받아먹으며 6개월간 토실토실 뽀얗게 살이 오르던 시간.
그 작은 애벌레가 엎드리고, 배를 밀며 이동을 시작하고, 배를 번쩍 들어 네발로 기어 다닐 때마다 환호하던 날들. 드디어 소파를 잡고 서서 걸음을 떼던 날들. 지지하는 것 없이 두 손을 번쩍 들고 걸으며 좋아하던 코난카지노와 나와 남편과 나의 엄마아빠의 웃음들.
엄마엄마, 아빠아빠, 물물, 주세요, 포크레(포클레인) 같은 단어를 따라 하더니 어느덧 말문이 터져서 모든 말을 하고, 따라 하고, 묻는 요즘.
세돌, 네 살 코난카지노는 그렇게나 예쁘다. 말을 배워 대화는 모두 통하는데, 그 말의 표현과 문장의 음률이 너무나 코난카지노 같아 어여쁘고 아름답다. 남편과 목욕을 하며 나누는 대화를 들을 때마다 문 밖에서 자주 풋- 하고 웃음이 나온다. 행복한 시간들.
이 모든 시간들을 "TV 슈퍼맨이 돌아왔다"처럼 누군가가 24시간 365일 기록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늘 부러운 연예인이었지만, 아이를 낳고 연예인이 제일 부러운 것은 방송사에서 내 코난카지노 어여쁜 시간을 저 방대한 시간을 그중에 제일 예쁜 모습만 골라 편집해 주는 것. 그것은 꼭 그들의 특혜다. 평범한 엄마아빠는 늘 바라지만, 해낼 수 없다.
코난카지노이라면 자기만이 '촛불'을 불 수 있어 좋았던 것이었겠지.
코난카지노의 개념을 세 돌쯤에는 들려줘볼까 싶어 아이에게 말을 건넸다.
서후야, 사람들이 다들 오늘 서후 코난카지노이라고 '코난카지노 축하해' 해주지?
코난카지노이 뭐냐면, 서후가 태어난 날이야.
엄마 뱃속에 10개월 동안 있다가 배 밖으로 나온 날.
이 세상에 서후가 딱 나타난 첫날.
그래서 사람들이 '코난카지노 축하해' 하고 말해주는 거야.
"왜 뱃속에 있다가 나온 거야?"
10개월 동안은 배 밖에서 살 수가 없었거든. 너무 작고 약해서.
그래서 엄마 뱃속에서 엄마가 밥도 주고 물도 주면서 키우다가 이제 나올만해져서 밖으로 나온 거야.
"왜 너무 작았어?"
"왜 뱃속에서 엄마가 밥을 줬어?"
끝이 없는 문답. 코난카지노 질문은 듣다 보면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걸까, 싶다가도 그렇지, 아이는 무엇이든 이해할 수 없고 무엇이든 궁금하겠지. 내가 지금 당연하다 생각하는 이것들도 얼마나 오랜 시간에 걸쳐 알게 된 것들일까, 하는 생각에 다다른다.
아이의 코난카지노 하루 전, 친정엄마아빠가 오셨다. 일흔 하나가 된 아빠는 손주를 보면 어쩔 줄 모른다. 우리를 키울 때는 미처 몰랐던 아이의 천진난만함에 아빠는 자주 웃는다. 자기를 제일 예뻐하는 사람이 할아버지라는 것을 아이는 안다. 아이들은 모든 것을 본능으로 직감으로 귀신처럼 알아챈다. 그래서 할머니에게는 해주지 않는 뽀뽀를 할아버지의 볼과 입에 척척, 시키지 않아도 쪽쪽 한다.
아이 덕분에 효도를 한다. 늙어가는 엄마아빠에게 밉게 툴툴거리던 내 말들이 전해져도, 코난카지노 표정과 말 한마디에 금세 웃음으로 덮어진다. 고마운 아이.
먹고 사느라 바쁘고 지치는 날에도 아이가 알아서 콩나물같이 쑥쑥 자라주어서 늘 고맙다. 엄마의 업무 전화 통화에 말 한마디 하지 않고 혼자서 사근사근 놀아주는 눈치. 어쩔 수 없이 데려간 일과 관련된 자리에서도 아이는 테이블 위에 꺼내준 자석 블록을 혼자 척척척 만들다가 스르르 잠에 들고 만다. 네 살 코난카지노 그 눈치가 가엾고 미안하고 고맙다.
널 위해서 엄마 아빠가 이렇게 바쁘게 사는 거야, 이건 핑계가 못된다. 나와 남편은 그저 우리를 위해 열심히 산다. 이렇게 살다 보면 나도 남편도 덩달아 코난카지노도 좀 더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며 지내본다.
자영업자인 덕분에 회사를 다니던 시절보다 여유로운 아침, 아이와 장난을 치며 딩굴딩굴 게으르게 준비할 수 있는 오전 시간에 감사한다. 11시부터 시작되는 일이라 늦게 끝나는 편이라 하원은 좀 늦어졌지만, 그래도 하원길에 놀이터 한 바퀴, 산책 한 바퀴, 도서관에도 들러 아이와 둘만의 시간을 좀 보낼 수 있는 이 평범한 일상에도 감사하다.
3코난카지노 꼬마의 어여쁘고 이 귀한 시간.
더 많이 찍어두어야 할 텐데.
우리 모두가 너를 이토록 사랑하였다고,
너는 모두의 얼굴에 웃음을 만들어내는 사랑 그 자체였다고.
니가 가장 필요한 순간에 반복하여 들려줄 것이다.
니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는 그 순간에도, 엄마의 마음, 이 일기가 너에게 가 닿기를 깊게 깊게 바라면서.
사랑하고, 사랑해. 나의 꼬마.
2025년 4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