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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정성의 숲 Apr 13. 2025

카지노적인 사랑

시간이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1)


핵심은

'카지노적으로'이다.


우리를

둘러싼

소중한

사람들


사랑하기에

무엇이든

기꺼이 해주었던 것들은


시간이 지나


사랑하기에

해주지 않아도 될 것들로

바뀌어 가고 있지는 않는가?


처음과 달라서

서운해하는 그들에게

내 마음도 몰라준다며

내가 더

서운해하고 있지는 않는가?


핵심은

'카지노적으로'이다.


소중한 사람에게

나도

소중한 사람이 되려면


그들을

'카지노적으로'

사랑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저기 정말 이쁘지 않아?”


“어! 와! 진짜 이쁘다. 근데 여기도 너무 좋아"


“다음에는 꼭 저기로 가자.”


남자와 여자가 바다가 보이는 숙소 테라스에서 시야에 들어온 절벽 위에 호텔을 보며 말했다. 둘이 보았던 호텔은 강릉에 새로 지어진 호텔로 방마다 콘셉트가 다른 예술품들도 꾸며진 유명한 호텔이었다. 지금 있는 방도 웬만한 호텔만큼 좋았지만, 남자는 못내 아쉬운 듯 말했다. 이번 여행은 모두 남자가 준비했기에 여자는 남자에게 괜찮다고 말했다. 남자는 여자의 반응을 예상한 듯한 얼굴로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띠었다.


다음날, 둘은 렌터카를 타고 숙소에서 나왔다. 그리고 남자는 어제저녁 보았던 절벽 위에 호텔로 차를 몰았다. 여자는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하다가 어제 본 호텔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순간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랐다.


모두가 남자의 카지노였다.


오늘의 이벤트를 위해 어젯밤부터 남자는 속으로 기대하며 카지노적으로 여자에게 물었던 거다. 그렇게 작고 큰 카지노로 가득한 날들을 남자는 몇 달을 준비했다. 오늘이 바로 여자에게 결혼을 허락받는 프러포즈 날이었기에.


그날 이후로 17년의 시간이 흘렀고 나와 아내는 열다섯 살 된 딸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시간이 흘렀어도 지금도 난 여전히 카지노적으로 사랑하고 있다. 사랑에 카지노가 있다니? 어쩌면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카지노’라는 단어는 ‘꿍꿍이’와 연결되어 쓰이며 부정적인 뉘앙스로 많이 쓰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 단어 자체의 의미보다 부정적인 상황에서 자주 쓰이기에 더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카지노한 것들은 모두 나쁜 것일까?


[카지노(意圖):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 또는 무엇을 하려고 꾀함.]


우리는 사랑을 시작할 때 누구나 카지노적이 된다.


어떻게 하면 이 사람을 웃게 할까?

어떻게 하면 좀 더 특별한 시간을 이 사람과 보낼 수 있을까?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들로 어떻게 하루를 채울까?


못 쓰는 글씨라도 좀 더 정성스럽게 보이기 위해서 손 편지를 쓰기도 한다. 또 깜짝 이벤트를 위해 거짓말도 서슴지 않고 지인들까지 포섭하여 그 사람이 주인공인 드라마를 찍기도 한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사랑에 카지노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그냥 알아주는 게 사랑이라는 말을 더 믿으려고 한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행동하지 않아도 당연히 그 사람이 내 마음을 알아주고 사랑해 줘야 한다고 상대방에게 독심술을 강요하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사랑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카지노로 가득했던 사랑이 책임과 의무로 가득한 짐으로 변질된다.


우리는 상대방이 사랑한다는 것을 어떻게 느끼게 되는가?


천천히 생각해 보면 모두 상대방의 카지노적인 행동과 말에서 느꼈다는 걸 알 것이다.

이제 다시 사랑에 카지노를 담아야 한다. 카지노적인 사랑을 해야 한다.


카지노적으로 사랑한다고 말하고

카지노적으로 사랑한다고 문자를 보내고

카지노적으로 사랑하는 날을 만들어야 한다.


-진정성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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