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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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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에 다녀왔다. 해외여행은 2018년 유럽여행 이후 처음. 교토와 오사카에 다녀왔다. 목적은 작년 11월 교토에 오픈한 닌텐도 박물관에 다녀오는 것. 티켓 구매가 선착순이 아니라 추첨제로 진행되는데, 1월 추첨에 신청했다가 떨어지고 2월 추첨에 당첨되어 다녀오게 되었다. 가는 김에 겸사겸사 구경도 하고 음식과 술도 먹고. 교토에서 먹은 쇼유라멘과 칵테일이 즐거웠다. 교토의 Bar tonbo에 다녀왔는데, 떠듬떠듬한 영어로 마스터와 대화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닌텐도 박물관에 간다고 하니까 어떻게 티켓 구했냐고 신기해 하시더라. 첫 잔은 칵테일을 시키고 두 번째 잔으로 치타 위스키를 시켰는데, 서비스로 야마자키 12년을 한 잔 따라주셨다.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다음날 아침에는 텐류지에 잠시 다녀왔다. 많은 일본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가레산스이(枯山水)를 실제로 한번 보고 싶었다. 마침 날씨도 좋고 춥지도 않아 편안하게 산책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2. 텐류지 이후 방문한 닌텐도 박물관. 아쉽게도 전시장 내부는 촬영할 수 없었다. 다만 박물관 외부부터 기념품샵까지 작은 테마파크를 방불케 할 정도로 잘 꾸며져 있었다. 전시는 패미컴부터 스위치에 이르는 닌텐도의 역대 콘솔을 중심으로, 전시장 전체를 큰 원을 따라 연대기순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사이사이 게임 캐릭터, 음악, 운동, 공작 등의 테마로 묶인 콘솔/주변기기/게임팩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화투패/마작패/장난감을 제작하던 시기의 닌텐도 상품들도 구경할 수 있었다. 따로 분리되어 있던 버추얼 보이(95년 발매된 닌텐도의 3D/VR 게임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과거 닌텐도의 공장이었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박물관으로 만든 만큼 콘솔의 프로토타임을 볼 수 있었던 것이 흥미로웠다. 2층이 전시장이었고 1층이 체험존이었는데, 체험존에서는 패미컴부터 닌텐도64까지의 고전 닌텐도 콘솔, 닌텐도 제작의 장난감 체험 등을 할 수 있었다. 박물관 전체와 함께 기념품점까지 꼼꼼히 살펴보고 온다면 3시간 정도는 거뜬히 걸릴 규묘. 마침 게임제너레이션에 닌텐도 박물관 방문기가 올라와 있더라(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41804453-ace0-46db-ad0d-b8da6ac5901f)

3. 교토를 떠나는 날 오전에는 미니시어터 Uplink 교토에 다녀왔다. 마침 숙소에서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였다. 본래는 대중교통으로 20분 정도 걸리는 Demachiza에 가서 이가라시 고헤이의 <슈퍼 해피 포에버를 보려고 했는데, 오사카로 넘어가는 동선이 꼬이게 되어 여기로 일정을 바꾸었다. 곧 있으면 <댓글부대도 개봉하고 푸바오 다큐(!)도 개봉하더라. 관람한 영화는 카도카와 주최의 일본 호러 영화 대상 2회 수상작이자 시미즈 다카시가 제작한 영화 <Missing Child Videotape. 주인공의 어린 시절 실종된 동생과 동생을 촬영한 비디오테잎에 관한 이야기인데, 비디오테잎이 갖는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굳이 하나하나 대사로 풀어내려는 시도가 미스테리를 스스로 망쳐버린다는 인상을 주는, 아쉬운 작품이었다. 사실 영화보단 미니시어터가 더 흥미로운 대상이라 방문한 거니까. Uplink는 미니시어터로 분류될 수 있음에도 이곳저곳에 지점이 있는 곳인데, 당연히 한국에는 딱히 비교대상이 없다. CGV 아트하우스 말고는 전국 곳곳에 '지점'이 있는 독립/예술영화관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상영작은 꽤나 다양했다. 데이빗 린치 추모 특별전이 진행 예정이었고, <데빌맨이 재개봉을 준비하고 있었고, 관람했던 <Missing Child Videotape을 비롯한 일본 인디영화들, <Skinamarink 같은 하드코어한 장르영화나 뮤지션들의 공연실황, 심지어 데이빗 테넌트의 <맥베스 공연실황까지 상영 중이었다. 상영작의 면면이 보여주는 다양성이 인상적이다. 굿즈로 티셔츠를 팔고 있었는데, 케네스 앵거 티셔츠가 사고 싶었지만 4천 엔이라 포기...

수많은 전단지 중에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는데, 하라 카즈오가 <미나마타 만다라의 속편을 제작하고 있으며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 링크(https://motion-gallery.net/projects/Kazuo_79)에서 확인할 수 있다.

4. 무계획으로 도착한 오사카에서는 그저 돌아다녔다. 숙소가 난바라 도톤보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사람 지옥이나 다름없었던 돈키호테에서 위스키도 사고, 친구가 알려준 야끼니꾸집에서 우설도 먹어보고, 덴덴타운에서 고전 게임팩이나 콘솔도 구경했다. 중고 슈퍼패미컴과 게임큐브를 정말 벽돌처럼 쌓아두고 판매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교토의 서점 Bookoff에서도 그랬지만, 만화/DVD/블루레이/콘솔/게임팩/동인지 등을 가리지 않고 중고 거래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게임보이나 닌텐도DS, 플레이스테이션2 게임들이 현역처럼 거래되는 모습을 구경하는건 여러모로 흥미로운 일이다. 90년된 카페도 가고, 지로계 라멘도 먹어보고, 쿠시카츠도 먹고, 일본 카레도 먹고, 이래저래 돌아다니다 한국에 돌아왔다.

5. 사진은 오사카 난바 토호시네마 본관. 원래 <쥬라기 공원 IMAX 3D 상영을 보려고 했는데, 상영시간을 착각해서 놓쳤다. 대신 45주년 기념 상영을 하던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시공여행을 관람. 초등학교 시절 만화책으로 한없이 반복해서 봤던 작품인지라 한국어 더빙이나 자막 없이도 수월하게 관람했다. 몇 가지 흥미로운 지점. 상영관 앞 좌석도에 스크린 크기가 써 있었다. 팝콘이나 음료를 사면 음료 꽂이에 꽂을 수 있는 트레이를 주는데, 정말 편안하고 음식물을 쏟을 확률을 크게 낮춰준다. 토호 시네마인만큼 '치바고지라' 캐릭터들이 극장 에티켓 안내 영상에 출연한다.

6. 오사카의 대표적인 미니시어터 씨네누보에 다녀왔다. 방문했을 때는 르누아르 기획전과 조지아 영화제가 진행 중이었는데, 오전에는 조지아 영화제 상영작이 상영되었다. 조지아어+일어 자막을 볼 자신은 없어 최신 인디/해외영화를 상영하는 2층 씨네누보X 상영작 <길위에 김대중을 관람했다. 일본까지 와서 한국에서도 안 볼 정치다큐를 볼 줄이야... 다소 당황스러웠던 것은 영화 속 자막과 내레이션이 모두 일어로 번역/더빙되어 있었던 지점인데, 개봉 규모가 아주 작은 영화임에도 현지화(?)가 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영화에는 딱히 할 말이 없지만. 곧 있으면 장건재 감독 기획전도 진행되고, 데이빗 린치 추모전도 진행되는 것 같았다. 2018년 파리에 갔을 때 곳곳에 5구역 한 골목에만 대여섯 개의 민간 시네마테크가 즐비했던 것이 신기했는데, 일본의 미니시어터들을 방문하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특히 작년 4월 마테리알 오픈스페이스에서 들었던 후카다 코지 감독의 말, 일본에는 영화지원사업이 없으며 미니시어터는 티켓값과 공동체의 후원 등으로만 유지된다는 이야기를 얼핏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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