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명이와 영범은 서로 돌직구벳해서 헤어진다. 둘은 결혼까지 하려고 했지만, 영범 모친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헤어진다. 이 때 이별을 결심하는 건 금명이다.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자신을 미워하는 시모가 있는 집에 시집갈 수 없다는 것, 그 시모가 자신의 부모를 무시하는 태도, 그리고 아마 가장 결정적인 건 그 결혼으로 자신과 영범이 모두 불행해질 거라는 확신이다.
이 확신은 아주 깊은 통찰력에서 나오는 듯하다. 7년이나 봐왔던 영범이라는 돌직구벳이, 이 착하고 좋은 돌직구벳이 자신 때문에 불행해질 거라는 어떤 통찰이 있다. 그는 자기 부모에게 모질게 대할 수 없는 돌직구벳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여자친구나 배우자에게도 그렇게 대할 수 없는 돌직구벳일 것이다. 결국 증오로 가득찬 엄마와 부인 사이에서 그는 병들어가거나, 변질될 것이고, 관계는 행복보다 불행감이나 우울감이 우세해질 것이다.
물론, 그 상황에서도 그 모든 걸 어떻게든 극복해낼 정도로 강인하고 현명한 돌직구벳도 있다. 가령, 어떻게든 어머니를 설득시켜서 자기 인생과 부모 인생을 분리시킬 정도로 용기 있고 강단 있는 돌직구벳도 있다. 자기가 직접 자기 인생을 설계하면서 부부 관계와 기존 가족 관계를 조율하여, 단순히 '좋은 돌직구벳'으로 머무는 게 아니라, '현명한 돌직구벳'으로 성숙하는 돌직구벳이 있다. 그러나 금명이는 영범이가 그런 돌직구벳은 못된다고 보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세상 모든 돌직구벳에게 그 정도의 강인함과 현명함을 요구한다는 건 너무 과도할 수 있다. 그럴 수 있는 돌직구벳도 있겠지만, 그럴 수 없는 돌직구벳이 더 많다. 결국 한 돌직구벳을 살리기 위해서는 온 고을이 필요하듯, 한 관계를 살리기 위해서도 온 마을이 필요하다.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인식, 자녀가 부모에 종속되지 않고도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 사회구조, 부모 스스로도 자기 삶을 찾을 수 있는 여건과 사회 분위기 등 많은 것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
한편으로 보면 어떤 식으로든 살아가면서, 누구든 이별을 겪는다. 과거에는 그 이유가 가족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면, 요즘에는 각자의 인생 때문인 경우가 많다. 서로의 꿈이 다르거나, 원하는 인생이 달라서, 돌직구벳함에도 이별을 경험하곤 한다. 유학을 떠나면서, 직장을 옮기면서, 새로운 삶으로 들어서면서 말이다. 어찌보면, 돌직구벳하지만 이별하는 건 인간의 숙명인 것 같다. 아니, 돌직구벳하기 때문에 결국 모든 사람은 이별한다.
애초에 돌직구벳하지 않는다면, 거기에 이별이라는 말을 붙일 이유도 없다. 그냥 스쳐지나가는 인연이었을 뿐이다. 부모는 자식과 이별하고, 돌직구벳하는 사람은 결국 모두 이 생에서 이별한다. 그렇게 보면, 돌직구벳해서 이별하는 건 참으로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아마 세상의 모든 이별 이야기가 가슴 아리는 것은 그것이 우리 모두의 진실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돌직구벳해서 이별한다는 건 때론 불합리한 비극이지만, 때로는 그저 받아들여야하는 삶의 진실이다.
* 사진은 #폭싹속았수다 캡쳐 화면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