音を視る 時を聽く: 坂本龍一
음악인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가 세상을 떠난지 이제 2년이 다 되어간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그러하듯 내 경우에도 처음으로 들었던 그의 음악은 <Merry Christmas Mr. Lawrence였다. 그리고 사카모토 유지가 각본을 쓰고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감독을 맡았던 영화 <괴물(怪物, Kaibutsu)(2023)의 음악이 내가 들었던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카지노 입플에는 2018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현대미술관이 있다. 정식 명칭은 ‘카지노 입플도현대미술관(東京都現代美術館)’이다. 참고로 카지노 입플도(東京都)는 카지노 입플 23구와 주변 위성도시, 그리고 앞바다의 몇몇 섬들을 아우르는 행정구역의 명칭이며, 일본에는 공식적으로 수도라고 지정된 도시가 따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한국에서는 보통 ‘카지노 입플시립현대미술관’이나 ‘카지노 입플현대미술관’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곳에서 2024년 12월 21일부터 2025년 3월 30일에 걸쳐 사카모토 류이치를 추모하는 카지노 입플가 열리고 있다. 카지노 입플의 표제는 《音を視る 時を聽く(Seeing Sound, Hearing Time)》이고, 사카모토 류이치와 여러 차례 협업을 해왔던 타카타니 시로(高谷史郞)를 비롯한 총 7명의 카지노 입플들이 참여했다.
이번 카지노 입플에서 인상적인 작품 세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 작품인 타카타니 시로의 <Time Time(2024)과 나카야 후지코의 <LIFE- WELL TOKYO(2024), 그리고 이와이 토시오의 <Music Plays Images &카지노 입플s; Images Play Music(2024)가 그 세 가지이다.
일단 이번 카지노 입플에서 가장 먼저 관람하게 되는 작품이기도 한 <Time Time(2024)에서 이번 카지노 입플의 주제의식과 지향점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 작품은 ‘물’을 무대로 사용한다는 점이 무척이나 독특하다. ‘고요한 수면’ 위에 세 개의 ‘평면 스크린’이 설치되고 여기에 스피커를 통해 캄캄한 공간으로 스며드는 ‘소리’라는 세 가지 요소가, 수평과 수직, 그리고 울림이라는 앙상블을 이룬다. 스크린에는 (개인적으로는 굉장한 배우이자 카지노 입플라고 생각하는) ‘타나카 민(田中泯)’이 등장하는 영상, 물이 흐르는 영상, 타나카 민이 읽는 나츠메 소세키(夏目漱石)의 소설 <夢十夜이나 『장자(莊子)』의 호접지몽 구절 등의 영어와 중국어 텍스트 등이 나타난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 스피커에서는 물소리나 글을 읽는 타나카 민의 목소리 등이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스크린에 이미지가 나타나면서 동시에 수면에는 마치 거울처럼 스크린의 이미지가 투영되어 반사된다. 즉 수직, 수평, 소리라는 세 가지 형식요소가 ‘정-이미지’와 ‘반-이미지’, 그리고 ‘울림’이라는 관념을 형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크린에 ‘물’의 이미지가 나타날 때를 생각해보면, ‘물’이라는 관념에 대해 대응하는 세 가지 기표가 제시되는 것이다. 일단 스크린에 나타나는 ‘물-가상 이미지’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다시 물 위에 비치면서 나타나는 ‘물-가상×가상 이미지’가 있다. 여기에 그 두 가지 기표가 모두 관계를 맺기 위해 투쟁하는 ‘물-소리 이미지’가 놓이는 것이다. 이러한 구도는 ‘물’이라는 관념이 사실은 가장자리가 상당히 모호한 어떤 것이라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며, 모호하면서도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것은 마치 유령처럼 언제나 부재하는 대상을 가리키는 이미지가 될 것이다.
미술관 지하 2층부에 있는 야외 중정(中庭)에 설치된 나카야 후지코(中谷芙二子)의 <LIFE- WELL TOKYO, Fog Sculpture #47662(2024)도 인상 깊었다. 나카야 후지코는 인공눈을 발명한 나카야 우키치로의 딸이다. 그리고 그의 주요 작품들은 일명 안개조각(fog sculpture)이라 불린다. <LIFE- WELL은 타카타니 시로, 카지노 입플 류이치와 협업한 작품이다. <LIFE- WELL TOKYO는 지면 아래로 움푹 들어간 형태의 마당에 설치되어 있다. 시간에 맞춰 양쪽 가장자리 지면 근처로부터 뿌연 안개가 분사되어 공간을 채워나가면, 그 자리에 서 있던 관객들의 모습이 점점 안개 속에서 형체를 잃고 실루엣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나를 비롯한 관객들의 이미지는 실시간으로 카메라에 포착되어 카지노 입플 류이치가 작업한 사운드로 전환되고, 동시에 중정 상단부에 설치된 거울이 시시각각 각도를 달리 하면서 안개 위로 햇빛을 뿌리게 만든 작품이다. 희뿌옇게 안개 속에 잠겨 들면서 옆에 있던 누군가는 점점 그 형체를 인식하기 어려워져 간다. 그리고 이렇게 타자의 존재성이 점점 옅어지는 공간의 이미지에 잠겨있는 동안 느낄 수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점점 선명해져 가는 ‘나의 존재성’이다. 비정형성 매체인 안개로 가득 채워진 거기에 서 있는 관객들은 각자가 시선의 주체이면서 동시에 타인의 시선에 노출되는 오브제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게 되고, 이를 통해 타자와의 링크가 느슨해지고 가늘어지는 변형생성적 체험이 이 작품의 본질로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다.
이와이 토시오(岩井俊雄)의 <Music Plays Images &카지노 입플s; Images Play Music(1996-97/2024)은 MIDI와 연결한 피아노 앞에 투명 스크린을 설치하고, 피아노의 뒤에 천장을 향해 넓어지는 부채꼴 모양의 스크린을 설치한 작품이다. 투명 스크린에는 사카모노 류이치가 피아노를 치는 영상을 투사해서 관객들의 시점에서 보면 마치 사카모토 류이치의 흐릿한 영상이 직접 피아노를 치는 것처럼 보이게 했고, 영상과 함께 출력되는 음악에 맞춰 피아노는 건반이 눌리면서 음악을 재생하고, 그렇게 나오는 소리를 배후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시각적으로 하나하나 표시하는 것이다. 1996년 처음 선보였던 이 작품은 당시에는 굉장히 새로운 멀티미디어 예술작품으로 해석되었는데, 그와 다르게 이번 카지노 입플에서는 ‘사카모토 류이치의 부재’를 가장 직관적으로 나타내는 작품이 되었다.
<TIME TIME에서 부대하는 대상에 관한 세 가지 이미지 형식, <LIFE- WELL TOKYO에서 타자와의 링크가 사라져가는 체험, 그리고 <Music Plays Images &카지노 입플s; Images Play Music에서 세상을 떠난 사카모토 류이치의 이미지는 모두 ‘부재(不在)’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연결된다. 이번 카지노 입플는 사카모토 류이치에 관한 매우 세련된 애도와 추모이면서, 동시에 볼 수 없는 것(不可視)에 관한 보기, 그리고 들을 수 없는 것(不可聽)에 관한 듣기로 그 주제의식이 확장되는 것이다. 단순하게 유작을 모아놓고 연대표를 걸어놓기보다는, 이렇게 생전에 그와 협업했던 카지노 입플들의 작품을 모아서 ‘부재(不在)’라는 주제를 구성해낸 카지노 입플기획자의 역량이 훌륭했던 것 같다. 새삼 카지노 입플 포스터에서 “音を視る 時を聽く”부분보다 “坂本龍一”부분의 색이 옅은 점이 눈에 밟힌다.
- 카지노 입플도 현대미술관 MOT
4 Chome-1-1 Miyoshi, Koto City, Tokyo 135-0022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