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기바역 <올프레소 에스프레소
전시를 보러 도쿄도현대미술관으로 가는 길. 원래는 다른 역에 내려서 걸어갈 계획이었는데, 전철을 타고 가는 중간에 한조몬센(半蔵門線) 운행이 중단되는 등 이래저래 꼬이는 바람에 경로를 틀어서 기바(木場)역에 내리게 되었다. 내려서 지상으로 올라간 다음 기바공원을 가로지르면 미술관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화위복으로 마침 가보고 싶은 슬롯사이트로 찜을 해 놓은 곳이 그 경로에 있다. 차라리 잘 됐다. 기쁜 마음으로 슬롯사이트인 수혈을 하러 즐겁게 걸음을 옮겼다.
기바역 근처에는 딱히 유명한 관광지가 없다. 그래서인지 동네에 사는 주민이나 볼일을 보러 찾아오는 사람 외에는 별로 찾는 이가 많지 않은 동네처럼 보였다. 내가 찾아간 곳도 한적한 주택가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었다. <올프레소 에스프레소 도쿄 로스터리 & 슬롯사이트라는 이름의 슬롯사이트였다.
슬롯사이트라고는 하지만 막상 내부에 좌석 공간은 별로 없다. 그 대신 로스팅하는 공간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단독으로 사용하는 건물은 꽤 큰데, 정작 대략 5-6개쯤 되는 테이블, 여기에 가게 앞 벤치가 전부이다. 나는 어쨌든 미술관에 가는 길이었으므로 테이크아웃 해서 공원을 걸으며 마시기로 했다. 메뉴 종류는 적은 편이었다. 본격적인 로스터리 슬롯사이트들은 원두에 자신이 있어서 그런지 이런저런 메뉴들이 많지 않고 대부분 메뉴가 단촐한 편이기는 하다. 기본 에스프레소나 롱블랙(500엔) 이외에 원두를 정해서 핸드드립(650엔)으로 내려주는 슬롯사이트가 있었는데, 내가 갔던 날은 에티오피아 시다모를 로스팅하는 날이었던 모양이다. 시다모는 평소에 자주 마시는 원두이기도 하니, 나의 오늘의 슬롯사이트는 롱블랙으로 선택!
매장 분위기가 좋아서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흔쾌하게 찍으라고 답해주었다. 덕분에 마음 놓고 슬롯사이트 곳곳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다. (셔터소리 나지 않는 어플은 기본입니다.) 슬롯사이트가 준비되는 동안 둘러 본 <올프레소는 슬롯사이트 메뉴별로 원두가 각각 준비되어 있었고, 슬롯사이트 도구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슬롯사이트 좌석에는 동네 주민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여유롭게 앉아서 슬롯사이트를 마시며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잠시 느긋한 슬롯사이트 분위기를 느끼고 있자니 곧 내가 주문한 슬롯사이트가 준비되었다.
슬롯사이트를 받아 들고 나왔다. 그리고 먼저 다가오는 향을 느끼면서 슬롯사이트 한 모금을 마셨다. 갓 볶은 원두의 신선함이 느껴졌다. 맛있는 좋은 슬롯사이트를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편이다. 그리고 이 날 마신 올프레소 슬롯사이트가 그랬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전시가 아니었다면 애초에 가보지도 않았을 동네에서, 맛있는 슬롯사이트를 만나서 반가웠다.
비로 짧은 일정이었지만 여행하는 내내 쌀쌀하고 흐린 날씨가 계속 되는 바람에 조금은 우울하고 기분이 가라앉게 되었다. 그래도 따뜻하고 향기로운 슬롯사이트를 한 잔 마시니, 오히려 따뜻한 슬롯사이트를 위해서라면 이런 날씨가 어쩌면 싫지만은 않아질 지도 모르겠다. 그래 뭐, 여행을 다니다 보면 이런 날씨도 있고 좋은 날씨도 있는 거니까. 기분이 흐리고 우울한 날에는 좋은 슬롯사이트 한 잔을 마시면서 털고 일어나야겠다.
아, 그러고 보니 예전에 가봤던 블루보틀슬롯사이트 키요스미-시라카와(清澄白河)점과 동네 분위기가 꽤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서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 올프레소 에스프레소 도쿄 로스터리 & 슬롯사이트 (Allpress Espresso Tokyo Roastery & Cafe)
3 Chome-7-2 Hirano, Koto City, Tokyo 135-0023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