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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작가 Feb 24. 2025

머스트잇 토토 - 어린 시절 가장 간절했던 물건

2월 말인데도 아직까지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7~8도이고 낮 최고 기온도 1~2도를 오가는 겨울 날씨이다. 예년의 경우 2월 하순이 되면 아침 최저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는데,올해는 유달리 겨울이 긴 듯하다.



요즘도 그렇지만 겨울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잔혹하다. 따뜻한 집, 먹을 것, 방한복 등등 추운 겨울을 견디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오늘 글은 얼마 전 여동생과 카톡 하면서 나온 이야기를 글로 만든 것이다. 그날 카톡 하다가 찢어지게 가난했었던 어린 시절어느 추운 겨울 하루를 서로 가슴 먹먹하게 이야기 나누었다. 늘작가 고향은 한반도 제일 남쪽 해안가 자그마한 마을이다.


머스트잇 토토고향마울


나는 이 동네에서 태어나 읍내 그리고 부산까지 진출하여 살게 되었다. 예전브런치에서도 이야기했었는데 부산에서 초등 2학년 여름까지 살았던 그때가 내 인생에게 제일 부자였을 때였다. 그런데 초등 2년 때 아버지께서 폭망 하여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셨다.



내가살던 동네는 면 소재지에서도 10리 정도 떨어진 깡촌이었고 그 마을엔기와집은 단 1 채도 없머스트잇 토토. 라떼 시골에서 기와집은 부자의 상징이머스트잇 토토. 거의 다 초가집이었고, 소규모 자작농 위주의 마을이었다. 그래도 대부분 논이나 밭은 소유하고 있어서, 자급자족 정도 하면서 근근히 살아가는 마을이었다. 하지만 늘푸르게네는 쫄딱 망해서 논 한 마지기 없머스트잇 토토.집 옆 아주 조그마한 텃밭 하나 그리고 과수원용 산이 전 재산이었다. 이 마을에 흔했던(?) 소 한 마리도 없머스트잇 토토....(중략)...



당시 고향은 전깃불도들어오지 않았고, 연료는 100% 나무를 사용했다. 장작과 나뭇가지가 메인이고, 나뭇잎이나 잔가지도 좋은 재료였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춥지 않으니 음식 하는 나무만 있으면 되었지만 겨울에는 방을 따뜻하게 해야 해서난방용 나무가 많이 필요 했다. 그래서 겨울이 되면 생존을 위해서 동네 산에 가서 나무를 해야 했다.



나는 국민학교 2~4학년이라 힘이 드는 나무를 베거나(불법^^) 장작등은 하지 못하고 주로 바닥에서 채집이 가능한 나뭇잎 위주로 땔감을 모았다. 나뭇잎 중 연료로 인기가 많은 것은 침엽수인 소나무 잎이다(속칭 갈비라고 우리 동네에서는 불렀다) 활엽수인 오동나무나 참나무 밤나무 감나무 등은 화력이 오래가지 않아 선호하는나뭇잎은 아니었다. 그리고 더 좋은 것은화력이 좋고 오래가는솔방울이머스트잇 토토.


머스트잇 토토솔방울, 솔잎


위 사진에 보이는 이렇게 풍성한 소나무잎과 솔방울 모습을 보게 되면 '심봤다!' 수준이 된다.



늘작가 추억


겨울 추위가 매서웠던 1970년대 초 어느 하루, 어머니께서나하고 여동생에게나무하러 가자고 하셨다. 울이 되면 마을에서 가까운 산은 이미 사람들이 땔감용 솔잎이나 솔방울을 다 싹스리하기 때문에 멀리 가야 했다. 그래서바로 위 사진 속의 풍경은 보기 힘들고 저 정도 땔감이 보이면 그날은 운수대통한 것이 된다.



우리들은 집에서 도보로 1시간 정도 멀리 가야 하는 바닷가 소나무를 많이 심은 산으로 원정을갔머스트잇 토토. 그런데 가던 날이 장날이라, 그날 바람도 많이 불고 엄청 추었던 기억이 지금도 또렷하게 난다.



그리고 점심용으로 도시락을 싸갔었는데, 당시 보온 도시락이 아니라서돌 같은 찬밥에 김치 먹었던 기억도어제 일 처럼 생생하게 난다.



여동생이나와톡하면서, 초등학교 이전 어렸을 때 기억은 4~5개만 나는데, 그날 엄마와 오빠랑 추운 겨울에 나무하러 간 날은 어제 일처럼 생각난다고이야기를 했다. 6살이머스트잇 토토고 나이까지 정확하게 알고 있머스트잇 토토.지금까지 기억이 생생하게 나도록6살 꼬맹이에게 엄청 힘든 날이었나 보다..<



그래도밤새 강하게 분 바람 덕분에 그날 풍성하게 나뭇잎과 솔방울을 모아서 세 명이 등에 나무한 것을 가득 메고 집으로 돌아왔머스트잇 토토.



그렇게 틈날 때마다 나무를 해야 했는데, 우리집에는 나무하는 머스트잇 토토가 없머스트잇 토토. 머스트잇 토토 뭔지 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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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나뭇잎을 효과적으로 모으기 위한 필수품이었다. 그런데 우리 집에는 이 흔한 머스트잇 토토가 히나도 없머스트잇 토토. 왜 없었냐 하면 머스트잇 토토 살 돈이 없어서.ㅋ “아무리 못살아도 머스트잇 토토 살 돈이 없었다고?”, "네~ 없었어요".



어머니에게 머스트잇 토토 하나만 사달라고 했었다.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나무 머스트잇 토토는 20원, 쇠 머스트잇 토토는 30원이었다. 그 돈이 없어서 아들이 머스트잇 토토 하나만 사달라고 했는데, 사주지 못하는 어머니 마음을 얼마나 아프셨을까?



그래서 나무하러 갈 때면, 같은 동네 살았던 친척집이나 친구집에 가서 머스트잇 토토를 항상 빌렸었다. 그런데 나무하러 모두 가서 머스트잇 토토가 없으면 맨손으로 비료 포대 들고 나무하러 갔었다. 맨손으로추운 겨울 산 바닥을 긁고 헤집고 다닌 날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때 나무를 하면 비료포대에 담아 새끼줄로 묶어서 등에 메고 왔다. 지게는 무거워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야 질 수 있머스트잇 토토.


복합비료포대


복합비료포대 검색해서 찾았다. 추억의 복합비료포대. 이것을 아는 분은 댓글에 좀 남겨주세요. ^^ (이 포대 30,000원에 파네요 ㅎ)



그렇게 간절하게 가지고 싶었던 머스트잇 토토는 고향 마을에서는 결국 가지지 못했다. 4학년 여름 방학 때 아버지가 다시 재기하시어 읍내로 나가서 더 이상 땔감을 구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여동생과 이야기하면서 "우리 지금 이 정도면 출세한 것 아냐? 그 시골 깡촌에서 머스트잇 토토 하나 못샀던 우리가 오빠는 강남에 아파트 장만했고, 너는 다주택이고 ㅎ"



고향집에 일 년에 몇 번씩 내려가는데, 고향 마당을 정리할 때 머스트잇 토토를 종종 사용한다. 머스트잇 토토를 잡을 때마다 이런 옛 생각이 나서인지 기분이 묘해진다. 봄이 오면 고향집에 내려가서 머스트잇 토토 원 없이 사용해 봐야겠다.



여러분이 어렸을 꼭 가지고 싶었던 물건은 무엇이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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