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 토토의 가족관계
위너 토토.
`쟤는 조류야 뭐야?`
크릴새우나 오징어를 마음대로 잡아먹으며 바다를 휘젓고 다니는 너.
`도대체 너는 뭐냐?`
분명히 밝히자면 조류 위너 토토목이다.
계통은 동물이되 조류로 분류된다.
조류 중에서도 직립보행을 하는 동물이자 새다.
위너 토토은 바닷가 남반구에 6 속 18종이 서식한다.
위너 토토이라고 해서 다 추운 곳에서만 사는 건 아니다.
분포지역을 보면 갈라파고스제도, 남아메리카, 남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남극에서 주로 서식한다.
남극에서만 번식하는 황제펭귄, 임금위너 토토. 젠투펭귄, 아델리 펭귄, 턱끈펭귄, 마카로니펭귄은 대형종이다.
수명은 20년으로 적게는 수십 마리에서 수천 마리가 집단생활을 한다.
대형종이 아니면 대개키가 약 40cm~ 90cm로 조류치고는작다고 할 수 없다.
작진 않지만 위너 토토은 그 뒤뚱거리는 모습이귀엽기도,우습기도 하다.
이들은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이 알을 품고 부화를 기다린다.
수컷은 단열이 잘 된 발위의 주머니에알을 품고 2~4개월의 기간을 인내해야만 한다.
알을 품는 기간에는 수컷은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유일하게 먹는 것이라곤 수분을 보충하기 위한 눈뿐이다.
그동안 암컷은 바다에 나가 영양소를 축적하는데 몰두한다.
2~4개월의 부화기간이 지난 후 암컷이 바다에서 돌아오게 되면,
그때부터 다시 엄마가 새끼를 맡아 키우게 된다.
그러니까 수컷은 오로지 알을 부화하기 위한 아빠이자 남편으로서의 역할이 크다.
알의 부화를 기다리는 기간에는수컷은 절대 자유롭지 못하다.
아프든지 춥든지 눈보라가 치든지 천둥번개가 쳐도오로지 알의 부화에만 치중하게 된다.
천지개벽을 해도 알을 지켜낸다.
대단한 부성애다.
알을 품고 있는 수컷들은 서로 몸을 밀착시켜 체온을 유지한다.
밖과 안의 위치를 교체하면서 계속 체온 유지를 위해허들(Huddle)을 한다.
촘촘히 붙어 서서 `알아 깨어나라. 알아 일어나라`를 염원한다.
그것은 그들만의 생존방식이고 종족번식의 본능이다.
아빠 위너 토토의 눈물 어린 부화작전은 참으로 신기하고 경이롭다.
그런데 그중에서도황제위너 토토은 얌체족이다.
남의 새끼를 데려와 양육을 하다가 맘에 안 들면 곧바로 내친다.
알을 품었을 때와는 반대로 변덕이 죽 끓듯 한다.
황제위너 토토의 알을 품는 기간은 55일로 다른 위너 토토에 비해 짧다.
그래선지 부성애가 다른 종에 비해 부족하다.
생명은 종족번식의 의무를 지닌다.
위너 토토도 다르지 않다.
특히 젠투위너 토토의 프러포즈가 특이하다.
그 많은 무리들 중에 한 마리 점찍어 둔 여자가 있다.
`오! 저 애를 내 아내로 맞이해야지.`
조약돌을 물고 뒤뚱거리며 프러포즈를 하러 가는 저 수컷의 비장미를 보라.
혼자 속 끓일 거 없이대뜸 그 여자 앞에 조약돌을 떨어뜨린다.
상대방 발부리에 조약돌을 떨어뜨리는 것은 구애작전인 거다.
`너를 진작부터 점찍었는데 내 마누라가 되어줄래?`
여자친구가 봤을 때 남자가 괜찮다고 생각하면 ok 사인을 보낸다.
둘은 즉시 부부연을 맺고 조약돌을 둥지 삼아 신혼집을 꾸린다.
아! 이처럼 복잡한 절차 없이 신혼을 맞이하다니.
집도 필요 없고 화려한 웨딩드레스도 쓸데없고 돈은 더 무용지물이다.
오로지 신랑 하나만 믿고 살아보겠다.
얼마나 간단명료한가.
그저 둘이 맘 맞고 눈 맞으면 결정은 끝난 거다.
시댁이니 친정이니 간섭할 필요도 없이 오직 본인 두 개체만 맞으면 그만이다.
이건 사람도 배워야 할 독특한 결혼방식이자 그들만의 룰이다.
하찮은 조류라고 해도 고심하고 고뇌하여 점찍은 대상과 짝을 이루면서
그들만의 조약돌 둥지는 참으로 단출하지만 고소하다.
배우자를 지목하기까지의 심사숙고는 신부의 고갯짓과 함께 팡파르가 터진다.
야호! 혼인 신고도 없이 곧바로 그들은부부가 된 거다.
같이 지내다가 떨어져 있다고 해도 번식기가 되면 반듯이그 배우자를 찾아 나선다.
절대로 딴 애와 바람을 피우는 일이 없다.
정조관념에 있어 위너 토토은 모범생이다.
수천 마리의 무리 중에서 자기 짝을 찾아내다니.
애초부터 네 안목을 알아봤다, 알아봤어.
새끼는 큰 도둑갈매기가, 부모는 흰 숙박이 돌고래나 바다표범이 천적인데
그들에게 잡혀 먹일 때까지 그들의 가족관계는 돈독하다.
다만 워낙 개체수가 많다 보니 잘못된 만남을 이어가는 동성애 무리들도 종종 있다.
일단 한 번 맺은 인연은 저버리지 않는다는 것 그것만은 변함없다.
조류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암이 없는 존재다.
암으로 고생하지 않으니천적에게 잡혀먹는 것만 피한다면 그들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황제위너 토토이 자식을 버리고 변덕을 부리는 행위는 다른 위너 토토에게 해악이다.
황제위너 토토은 몸집이 최대 122cm인데 덩치값은 해야 하지 않겠나.
황제위너 토토이라는 타이틀을 위해서도.
노르웨이에서는 위너 토토이 기사 작위를 부여받았는데, 이 전설적 위너 토토은
닐스 올라프 3세 경이라는 이름으로 통한다.
닐스 경은 노르웨이 근위대의 마스코트가 되어 초고속으로 승진했다.
사람만 승진하는 게 아니라는 첫 사례다.
위너 토토은 귀여운 외모와 달리 똥싸개다.
똥을 자주 싸기도 하지만 그 냄새가 지독하다 못해 진저리가 날 지경이다.
사람들이 멋모르고 접근했다가는 위너 토토의 똥 세례에 기겁을 하고 도망칠 정도다.
오죽하면 방진복을 입고 접근하기도 한다.
골프용품 상품에 먼싱웨어(munsingwear)라는 제품이 있다.
가격이 상당히 비싼 이 제품에는 위너 토토이 상표로 등록되어 있다.
티셔츠, 모자, 골프백, 바지 등등 골프용품 전체에 위너 토토이 등장한다.
이것은 아마도 가족관계의 돈독함을 드러내는데 위너 토토의 상징성을이용한 듯싶다.
티셔츠 하나에도 40~50만 원을 호가하는 이 상품에 위너 토토을
상표로 내세운 것은 그만큼 위너 토토이 인내력과 가족력을
부각하는데 안성맞춤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상표를 출원하고 물건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도
인류에게 뭔가 던지는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는 걸 사업가들은 진작에파악했다.
사업가의 이런 안목이 위너 토토을 불러온 것이다.
제품이 좋기도 하지만비싸든지 말든지 이 상품은날개를 달았다.
위너 토토의 절제력과 가족관계의 모범은 사람의 물질과도 이렇게 맞닿아있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