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주제 - 끝
만세! 끝이다! 꽉 채운 100이다!
100일 동안 100가지 주제로 100권이 넘는 책을 소개했다.
100번 프리미엄 토토하고 싶었다.
나는 무엇이든 프리미엄 토토가 빠른 사람이다. 호기심이 많아 이것저것 벌려놓고 조금만 힘들면 냅다 도망갔다. 그래서 엄마한테 항상 혼났다. 하던 거나 제대로 하라고, 무엇이든 시작하면 제대로 끝을 내야 한다고. 카스파처럼 말이다.
다비드 칼리와 안나 아파리시오 카탈라의 그림책 <끝까지 프리미엄 토토를 100일 글쓰기의 마지막 책으로 소개한다.
카스파는 끝까지 제대로 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 나처럼. 나도 20대까지 카스파처럼 그렇게 살면서 인생을 낭비했다. 서른을 코 앞에 두고야 ‘아, 이렇게 사니까 아무것도 남는 게 없구나’ 깨달았다. 그래서 힘들어도 프리미엄 토토하지 못하고 울면서라도 했다. 프리미엄 토토할까 봐 두려워 시도조차 못한 것도 많아졌다. 인생이 더 힘들고 재미없었다. 그런 와중에 애경선생님을 만났다. 내 인생을 바꿔준 멋진 인연이다.
어제 프리미엄 토토 책을 빌리러 갔는데 그림책 관련 도서를 잔뜩 빌렸더니 사서분이 묻는다.
“혹시 프리미엄 토토서 그림책 동아리 하세요?”
“아, 프리미엄 토토은 아니고 웃는 책에서요. 저희 동아리에서 만든 책들을 지금 프리미엄 토토 1층에서 전시하고 있더라고요.”
“어머! 그림책스케치 하시는구나! 와~ 너무 훌륭하세요. 어떻게 그림책을 다 만드시고.”
“제가 훌륭한 게 아니고요. 저희 모임에서 대빵 선생님이 진짜 어떻게든 끌어내주시는 훌륭한 선생님이세요. 그분 아니었음 전 못했어요.”
“아~ 애경쌤이요?”
“어, 애경쌤 아세요?”
“알죠.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는 분.”
“아! 맞아요. 정말 무에서 유를 창조하세요. 애경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그분이 나의 인생을 바꿔 준 멋진 분이다. 그분 덕에 프리미엄 토토할까 봐 두려워 시작도 못하던 걸 시작했고, 쉽게 프리미엄 토토하던 걸 끝냈다.
100일이라는 과정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100번 나의 삶을 돌아봤고,
100번 후회했고,
100번 자학했고,
100번 힘을 내야 했고,
100번 다시 사랑했다.
사람들을 다시 사랑하고, 나의 삶을 다시 사랑하고, 그래서 나를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