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자유분방하게 아무렇게나 써도 되는 글은 결코 아니다.기본적인 처음, 가운데,끝부분으로 이어지는 구조와 그에 걸맞은 특성을드러낸다.자유로운 글이나 방만이 아닌 읽을 가치 있는 내용을 표현한다.
'고매함'을 담기 위해선사물과 현상을 보는 심사숙고의 치밀한 통찰력이 필요하고,'칼리토토'을 담기위해서는인간의불완전한 진면모를 가감 없이드러낼용기가 필요하다.
김재식의 ''나로서 충분히 괜찮은 사람''처럼.
칼리토토는 글의 기운이 맑다. 삶과사물,현상에 대해고매한 사상과 통찰, 그에따른 감정과느낌이표현되기때문이다.
또한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 그대로를 솔직히 진솔하게 드러내공감을이끈다.
''마음을 다독이는 한국의 명수필''을 감상해 보자.
남성의 오만한 명예욕도, 권력의 야망도 없는 조용한 세계, 골무가 지배하는 것은 넓은 영토의 왕국이 아니라 반짇고리와 같은 작은 상자 안의 평화이다.~모든 것을 해지게 하고 넝마처럼 못 쓰게 만들어 버리는 시간과 싸우기 위해서, 그리움의 시간, 슬픔의 시간, 그리고 기다림의 온갖 시간을 이기기 위해서 손가락에 쓴 여인의 투구 위에서는 작은 꽃들이 피어나기도 하고 색실의 무늬들이 아롱지기도 한다.
-이어령, '골무'-
바느질할때바늘귀를밀기 위하여 손가락에 끼는골무라는 작은 사물을 가지고도 얼마나 깊은 통찰과 섬세한 감성을 표현하였는가!
뒷문을 열고 차고를 지나 묵직한 도어를 열면 거기 아늑하게 고여칼리토토 적막이 좋았다.
~스탠포드 캠퍼스에선 후버타워의 종이 시간마다 쟁기질했다. 처음 울릴 때부터 조신스러웠지만 그 여운도 길고 아련했다. 마치 보리밭 긴긴 이랑 끝으로 사라지는 뻐꾸기의 나른한 울음 같았다. 그 종소리가 여섯 번 울리면 배가 고팠다. 그리고 주섬주섬 책상을 정리하곤 연구실 문을 나섰다. 찰그락 잠기는 소리가 기다란 복도를 흔들었다.
-허세욱, '커피포트 하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고 푸른 보리밭이 펼쳐지는 평화로운 풍경이 그려지기도 한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까지 손수 처리하기에는 인생은 너무 짧다. 그러나 나는 꽃을 가꾸는 일과 장작을 패는 일만은 돈으로 해결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런 것까지 양보하기에는 인생에 주어진 기쁨이란 그리 많지 못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