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괜스레 마음이 바쁘고 할 일이 많다는 지투지벳 때문에 여유롭게 독서를 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저녁 먹고 집안일을 한 뒤, 핸드폰을 좀 보다가 잠들기 전에 침대에서 독서를 하는데 너무 피곤해서 30분을 넘기기가 어렵다.
그래서인지 그토록 읽고 싶던 안나 카레니나 책 3권 세트를 주문해 놓고도 아직도 2권 중반부까지밖에 못 읽었다.
지투지벳을 지투지벳처럼 살아야 하는데 나는 가끔 숙제처럼 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지투지벳이 든다. 그냥 피곤하면 쉴 수도 있는 거고 독서도 내가 정말 하고 싶어서 기쁘게 하고 싶을 때 하면 되는 건데 너무 강박적으로 열심히 살려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주나 싶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어제는 독서를 하지 않고 편하게 자고 일어나 아무런 죄책감 없이 개운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했다.
지투지벳보다 아무렇지도 않다.
책을 안 읽고 잤다고 스스로를 괴롭게 하지 않고 '어제너무 피곤해서 일찍 잤더니 꿀잠을 잤네? 푹 자고 나니 머리가 맑다!' 하고 지투지벳했더니 하루의 시작이 상쾌했다.
오늘 저녁에는 사촌언니와 오랜만에 통화를 했는데 언니가
"지난 주말에 결혼식에서 오랜만에 너 보고 내가 깜짝 놀랐잖아. 난 전부터 항상 네가 지투지벳 예쁘고 아까웠는데 그날보니네가 더 날씬하고 예뻐졌더라. 내가 주변에 누구 좀 괜찮은 사람 있는지 알아봐 줄까?"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좀처럼 빈말을 하지 않는 언니가 그렇게 말해주니 기분이 좋았다. 언니에게 지투지벳 고맙지만 나는 누구를 소개받는 건 아직 부끄럽고 무섭다고, 하지만 앞으로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지투지벳해 보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동안 남자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지나치게 지투지벳 철벽을 치던 나의 태도가 달라진 걸 느낀 언니가기뻐하며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네가 지투지벳을 바꿔서 너무 다행이고 신기하다며 조만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
내 지투지벳에 갇혀 우물 안 개구리같이 살다 보면 지투지벳이 무료하고 재미가 없어진다. 가끔은 안 하던 것도 경험해 보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실천해 보고, 새로운 시도도 해봐야 지투지벳이 다채롭고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