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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글 Jeonggeul Apr 06. 2025

인간관계의 넓이와 투게더토토에 관하여

투게더토토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라고 하듯,

세상에 어떤 존재든 무리를 지어 살지만

투게더토토은 더욱 혼자서는 살 수 없는 것 같다.


사람과 사람사이를 투게더토토이라고 하듯,

생존욕구가 스스로 해결되지 않는 갓난아기부터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듯이 말이다.


그러다 스스로의 것을 먼저 챙겨놓고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도리어 남을 이롭게 하고 배려할 줄 아는 태도를 보이게 되면 그때부터는 나와 성향이 맞는 투게더토토가 생기게 된다.


학창 시절,


나는 제 나이보다는 성숙한 사고방식 덕분에 투게더토토들이 많았다.


집에서 자라기를 "오냐오냐" 보다는 "안돼 안돼"를 많이 들었기에 내 것을 챙기는 것보다 다른 이들을 먼저 챙겨주어야 마음이 편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런 태도가 다른 이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 줬는지 투게더토토들이 먼저 다가와주었다.


그러나 나는 편하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투게더토토들의 구미도 맞추느라 불편한 것을 불편하다고 말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어떤 투게더토토는 내게 투게더토토가 많다는 것을 부러워했다.


그러나 나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본질적인 외로움이 있었다. 그들은 내가 외로워한다는 것을 몰랐다.

내가나를 제대로 챙겨줄 줄 몰랐기 때문이다.



나이가 드니 자연스레 투게더토토의 수가 줄어들었다.


각자 걸어가야 하는 길이 달랐기에 갈라지게 되고 또 입장차이가 생기게 되면서 대학교를 가고나서부터 다른 과로 갈라지게 되고 서로 다른 직장, 결혼유무, 자식유무에 따라 그리고 사는 곳 따라 투게더토토들의 수가 2의 n제곱승 분의 1로 점진적으로 줄어들었다.


직장에서 만난 새로운 투게더토토나 아이와 같은 어린이집을 다니는 엄마투게더토토들을 만나도 학교투게더토토 같지 않았다. 사회에서 만난 투게더토토들은 투게더토토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너무 짧은 기간에 곁을 떠나고 새로 채워졌고, 그들의 마음을 알기에는 시간도 짧았고 또 각자 살아온 시간들이 너무나도 길었다. 나 또한 주거 지역의 이동이 많아지며 새로운 투게더토토를 만나 금세 친해지더라도 더 깊어질만하면 헤어지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과 친해지면 헤어질 것을 미리 걱정한 나머지 정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기반으로 깔려 있었다.


그래서 그냥 한 투게더토토를 깊이 만나기보다는 많은 투게더토토를 얕게 사귀는 방향을 택했다. 가볍게 캐주얼하게 만나고 헤어지더라도 쿨하게 헤어질 수 있도록.


그런데 내 천성이 또 그렇지가 않았다.


짧게 보아도 만나는 사람에 대해 투게더토토 생각하게 됐다.

왜 그렇게 진득이 빠지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을 얕게 만나면서도 헤어지고 나면 한 사람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미안함을 안고 살았다.


왜 그렇게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살았나 싶다.

결국 나는

나도 남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놓치고 살았던 것 같다.


나이가 드니 이제는 옛날투게더토토가 좋고 또 새로 사귄 사람이라도나와 맞는 투게더토토을 깊게 사귀는 게 맞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와 나의 가족을 챙기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도 챙겨줄 수 있는 투게더토토.


나를 지키고 나의 생활패턴과 맞는 투게더토토.


그런 인연이 있다는 것.

그 인연이 참 소중한 것이란 것을 깨닫는다.


그냥 내가 궁금한 사람, 내가 잘되면 배가 아플 수 있지만, 적어도 내가 잘못되었을 때도 '너 그럴 줄 알았다. 왜 그렇게 됐는지 잘 생각해 봐라.'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내가 궁금하더라도 아프면 같이 아파할 줄 아는 투게더토토이 곁에 있으면 좋겠다.


세상투게더토토 모두가 다 내 마음 같지는 않다.

그리고

나는 투게더토토 보는 눈도 없다.


그러나 잠시나마 스쳐간 수많은 인연들에 대한 성의가 가식으로 여겨지기를 바라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진심으로 아파본 사람이 내가 가졌던 진심을 제대로 이해했기를 바랄 뿐이다.


그들 모두가

무탈하고 평안하기를.

마냥 행복하다고 표현은 못해도

불행하지만은 않았으면 좋겠다.


행복하지만 행복하다고 말하면 불행해질까 봐 걱정되어서 말은 못 하지만 겁이 나서 표현만 못할 뿐,

혼자서는 키득키득 행복하다고 한숨을 내려놓는 행복이 가만가만 그들에게 머물기를 바란다.


좁지만 내 작은 마음 위에 살금살금 머무는 인연들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굵고 진한 울타리를 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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