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버스카프, 2025.3.28~4.9, 품다.
소카지노 드라마는 독야청청, 늠름함과 푸르름을 상기시킨다. 그늘에 들어서기만 해도 시원한 솔향이 뿜어져 나옴을 느끼는 그 기분은 함께 있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기운이다. 가장 가까이 있고 가장 눈에 띄는 나무 그래서 우리의 삶과 소카지노 드라마는 처음과 끝을 같이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금줄이라 하여 생솔가지를 새끼줄에 끼어 걸어놓아액을 방지하고 죽으면 소카지노 드라마관에 들어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소카지노 드라마는 크던 작든 마음을 울렁이게 한다. 더군다나 세월의 무개를 이겨내고 우뚝 서 있는 나무를 보면 그 경외감이 절로 인다. 그런 소카지노 드라마를 그려온 작가가 송승호다. 세월의 깊이를 담아 그 무게를 저울질하며 인간사의 그 지나온 억 겹과 연결하여 그 깊이를 나타낸다. 그의 소카지노 드라마는 먹빛에 빛나는 또 다른 자연이다. 오늘 송승호 작가는 작품 속에서 나무의 웅장함과 그 웅장함의 무개를 형이상학적인 모습으로 보여주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그려왔던 소카지노 드라마가 아니라 잘 정리된 정원수처럼 정리된 나무의 확대다.
팸플릿 속 나무를 보면서 사람의 뒷모습을 상상했다. 금방 미용실을 나온 사람 같다. 귀밑도 단장하고 목선도 가지런하게 드러내었다. 잘 빗겨진 단정한 머릿결처럼 나무는 아름답게 정리되어 있다. 은유적인 나무의 표현은 자연과 세상을 바라보는 길을 보여주는 듯하다. 작품에 이야기를 담았다. 관객의 시선이 나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나무가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인간의 시선처럼 저 멀리 어딘가를 향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가 하면 꿈속에서 본 풍경 같기도 하고 오색 하늘의 구름을 뚫고 바라보는 세상 같기도 하다. 그 시선을 따라가면 드넓은 들판이 나오고 들판은 찬란한 오색의 향연으로 수놓아있다. 낙원이다. 눈앞에 펼쳐진 그 황홀한 풍경에 나무는 땅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세상을 관조한다. 저 낙원의 평원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오색빛을 입은 새가 날고 향기 있는 바람이 일고 아지랑이 가물가물 솟아오르는 들판엔 누가 있을까. 한걸음 더 다가가고 싶지만 저 평온이 깨어질까 두려워 걸음을 떼지 못한다. 그냥 바라보는 그것만으로 나는 행복하니까. 나무는 자연 속의 일부가 되어 인간의 뒷모습만 남긴 체 긴 세월 동안 평야를 지키고 있다. 스스로가 낙원의 일부로 남아 그 풍경을 지킨다.
우리는 사람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의 삶을 회상하고 얼굴을 상상하지만 앞을 보고 뒷모습을 상상하지 않는다. 언제나 눈에 보이는 것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 가장 소중한 순간을 보지 못하고 스쳐 지나간다. 앞만 보고 가는 인간은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작품 속의 나무가 사람의 뒷모습 같이 보인다는 것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참된 모습을 알고 싶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뒷모습은 시간의 흐름이다.그의 그림엔 긴 시간의 흐름 속에 간직되어 온 영혼의 이야기가 있다. 천년 고목과 나누던 대화의 말끝이 꼬리를 물고 화두처럼 떠오른다. 그렇기에 나무라는 상징성을 통해 자신의 깨달음을 드러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백 년 면벽의 수행자처럼 입 밖으로 비칠 수 없는 화두를 그림 속에 숨겨 뜻을 전한다.
송승호 작가의 작품 속에는 나무의 모습뿐 아니라 그 나무를 그리며 드러난 마음속에 인간의 모습이 함께 중첩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무의 형상을 그리기 위해 수만 번의 선을 그어야 하는 인내의 시간은 나무의 형상을 만드는 과정이지만 나무와 작가가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붓끝에 이어지는 선은 삶의 과정을 표현하고 그 형상은 마음으로 드러난다. 자연은 나무를 품었고 작가는 사람의 마음을 품었다. 나무가 세상을 이롭게 하듯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낙원이기를 기대하는 작가의 마음이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의 복잡한 인과관계에 대한 이야기 속의 이야기다. 그렇지만 그는 작품을 통해 낙원을 보여주었고 우리는 그 낙원을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음에 함께 감사해야 한다. 저 잘생긴 나무는 누구의 뒷모습일까.
그런데 마지막에 드는 의문 하나가 있다.
왜 카지노 드라마를 선택했을까. 저것은 카지노 드라마일까.다른 세계, 다른 이상의 형태는 아닐까.
* 2025.3월, 전시 홍보물을 우편으로 받고 작품에 끌리어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