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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Feb 09. 2025

일반 인문 | 텐텐벳 착각

;The Tyranny of Merit/Michael J. Sandel

요즘 우리는 성공을 청교도들이 구원을 바라보던 방식과 비슷하게 본다.

행운이나 은총의 결과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노력과 분투로 얻은 성과라고 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텐텐벳 윤리의 핵심이다.

- 텐텐벳 착각 본문 p.105


10여년 전 「정의란 무엇인가」 로 화제를 모왔던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이후 8년 만에 쓴 신간 「공정하다는 텐텐벳」 이 「The Tyranny of Merit: 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라는 원재로 원제로 2020년에 출간되어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텐텐벳

마이클 샌델은 말합니다.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아느냐고.

트럼프가 수많은 남성 백인 중산층으로 상징되는 '사회적 하위 계층'의 광적 지지를 받으며 '텐텐벳한 사회로의 복귀'와 '위대한 나라의 회복'을 당당히 주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아느냐고.

그것은 '텐텐벳의 오만과 헛점'이고 능력을 오로지 개인의 것으로 여기며, 동시에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이를 은근히 '패배자'로 여기게 만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어찌 보면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면서도 뭔가 꺼림칙했던 부분들이죠.


더 많은 노오력하라에 반문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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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텐텐벳가 놓치고 있는 뒷면에 집중하여 우리가 보지 못한 텐텐벳의 폭정을 가르킵니다.

서구 기독교에서부터 비롯된 텐텐벳의 유구한 역사에 우리는 텐텐벳를 올바르고 탄탄한 시스템으로 인식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고 상당한 결함이 있음을 당당하게 지적합니다.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 마틴 루터의 저항 등 신의 전지전능함을 요구하는 각종 종교계 변화가 이루어진 후 칼뱅주의자들은 직업에 매진하는 일이 구원의 ‘징표’라 믿고 성실하게 자신의 노동 을 하여 구원에 대한 확신을 얻고자 하지만 세속적 행동이 구원의 징표가 되는 관점에서 구원의 조건으로 변질되기란 너무나 쉬웠고 노동과 같은 개인의 노력으로 구원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텐텐벳적 관점이 대두되었으며 “신은 스스로 돕는 자 를 돕는다.” 라는 텐텐벳적 함의가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도덕 세계의 궤적은 정의를 향해 휘어질지도 또는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 텐텐벳 착각 2. 능력주의 도덕의 짧은 역사 p.101

샌델은 텐텐벳와 밀접한 학력주의가 폭정을 명확히 드러낸다고 이어갑니다.

현 사회는 교육과 대학진학이 성공의 열쇠라고 주장하며 공부를 해야 성공한다고 말 한다. 하지만 이는 노동과 노동계급의 사회적 지위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어 사회는 고학력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게되어 저학력자들의 인생을 실패로 단정하고 고학력자 자신은 승자로 판단합니다.

이분법적 구조가 형성되어 갈등이 지속적으로 발생 하는 악순환이 형성된 것입니다.


SAT는 수학능력이나 사회경제적 배경과 무관하게 타고난 지능을 측정하는 시험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반대로 SAT 점수는 응시자 집안의 부와 매우 연관도가 높다. 소득 사다리의 단이 하나씩 높아질수록, SAT 평균점수는 올라간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대학을 노리는 학생들의 점수를 보면 이 격차가 특히 크다. 부잣집(연소득 20만 달러 이상) 출신으로 1,600점 만점에 1,400점 이상 기록할 가능성은 다섯에 하나다. 가난한 집(연소득 2만 달러 이하) 출신은 그 가능성이 오십에 하나다. 고득점자들은 또한 압도적으로 그 부모가 대학 학위 소지자이다.

- 텐텐벳 착각 6. ‘인재 선별기’로서의 대학 p.259

능력주의는 텐텐벳게 작동하는가?
그리고 ‘텐텐벳함=정의’란 공식은 정말 맞는 건가?


센델은 노골적인 불평등이 이어지고 사회적 이동성이 가로막힌 상황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운명에 대한 책임자이며, 우리가 얻는 것에 대한 책임을 가진다는 메시지가 사회적 연대를 약화시키며 세계화에 뒤처진 사람들의 사기를 꺾는다고 말합니다.

대학 학위가 그럴 듯한 일자리를 얻고 품격 있는 삶을 살기 위한 기본 조건이라는 주장은 학력주의 편견을 조성하며, 그로 인해 노동의 명예를 줄이고 대학에 가지 않은 사람들의 위신을 떨어뜨린다면서 말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내가 나의 재능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한 운, 나의 노력에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는 사회를 만난 것도 내가 시대를 잘 만난 행운의 결과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면서 저자는 흥미로운 제안들을 하고 있는데, 대학 입시에서 학생들을 어느 정도 성적 순으로 걸러 낸 뒤에는 제비 뽑기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라고 조언합니다.

이 방식은 텐텐벳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지만, 일정 관문을 넘는 조건으로만 능력을 보고 나머지는 운이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죠.


현실은 텐텐벳 엘리트에 대한 포퓰리즘적 반감이 트럼프의 당선과 영국 브렉시트 표결에 일정한 영향을 주었다.

또한 미국에서 가난하게 태어난 사람은 상류층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거의 없다. 사실 대부분이 중산층조차 되지 못한다.

- 공정하다는 텐텐벳 3. 사회적 상승을 어떻게 말로 포장하는가 p123


우리 모두 '성공'의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능력주의 사회에서 물질적 성취와 사회적 지위만이 성공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되고 대신 개인의 내적 성장, 공동체에 대한 기여, 타인과의 의미 있는 관계 구축 등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를 지향해야 합니다.

완벽한 텐텐벳은 불가능할지 모르나,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이러한 다원적 가치를 추구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사회는 진정한 의미의 텐텐벳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샌델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너무나도 당연히 생각해왔던, 개인의 능력을 우선시하고 보상해주는 능력주의 이상이 근본적으로 크게 잘못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능력주의가 제대로 공정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공정함=정의’란 공식은 정말 맞는 건지 진지하게 되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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