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자의 전성시대 Mar 12. 2025

두 딸 엄마의 아름다운 추억

"우와, 인형이야? 사람이야?"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걸음을 멈추고 제트벳들을 바라보며 한 마디씩 한다. 그 옆에서 엄청 뿌듯해하는 엄마인 나.


어릴 때 형제나 자매인 제트벳들이 똑같은 옷을 입고 다니면 그게 그렇게 부러웠다. 마치 '우리 같은 편이니까 건들지 마'하는 느낌이었고 나도 누군가와 똑같은 옷을 입고 다니고 싶었다. 정작 같은 옷을 입고 다니는 제트벳들은 창피하다며 매우 싫어했지만 그 투정마저도 나는 부럽기만 했다.


딸 둘을 낳고 나의 이 한풀이는 시작되었다. 아주 아기 때는 같은 옷이 없어 아쉬웠지만 막내가 좀 자라면서 같은 옷 찾기에 돌입했다. 주로 원피스를 샀는데 같은 원피스를 입혀놓으면 왜 그리 행복했는지! 나만 보기 아까워서 일부러 제트벳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 자랑하기도 했다.


"세상에 이렇게 이쁜 아가들이 내 애들이랍니다!"하고 말하고 싶었다. 손이 귀한 집안에서 자랐고 나 또한 외동딸이라 제트벳 둘을 갖는다는 게, 남들에게는대수롭지 않지만 나는 참 자랑스러웠다. 그 마음은 지금도 그렇다. 보기만 해도 든든하니 말이다.


난 어릴 때부터 결혼해 4명의 제트벳를 갖고 싶었고, 현모양처가 꿈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헛웃음이 나올 꿈이지만 말이다. 어릴 때 세 식구가 조졸하게 생활하면서 식구들이 바글바글거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제트벳를 많이 낳을 생각이었다.


결혼 후, 두 제트벳를 낳은 후 제트벳를 더 갖고 싶었으나 남편은 제트벳를 더 가지면 집을 나가겠다며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아마 부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컸나 보다. 이해는 되지만 지금 생각하면 나가라고 하고 '제트벳 하나 더 낳을 걸'하는 아쉬움이 크다.


이렇게 가진 이쁜 제트벳들을 최선을 다해 잘 키우고 싶었고 흐트러짐 없이 키우려 노력했다. 바쁜 아침, 머리 긴 제트벳들을 매일 열심히 씻기고 빗긴 뒤, 출근했다. 거기다 같은 옷까지 입히고 나면 얼마나 뿌듯하고 좋은지! 힘든 줄 모를 만큼 제트벳들이 사랑스러웠다. 제트벳가 넷이어서 넷 다 똑같은 옷을 입혔으면 뿌듯함은 4배였을 라나?


지금도 가끔 그때의 제트벳들 사진을 보면 미소가 얼굴에 번진다. 분홍 원피스를 입고 3살과 5살의 아기들이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순간이 사진에 담겨있다.

제트벳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