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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Mar 10. 2025

케이팝의 뿌리였던 영미권 바카라 사이트산업의 역사 '레코드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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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흥미로운 대중바카라 사이트 책 한 권이 나왔다. 정확히는 음반(음악) 산업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제목은 ‘바카라 사이트 맨’. 음반보다 스트리밍이 더 익숙할 지금 세대에겐 살짝 낯선 제목일 터다. 한마디로 재능사냥꾼, 즉 지금의 A&R 및 프로듀서, 바카라 사이트 레이블 대표 정도를 뜻한다고 보면 되겠다. 저자 가레스 머피는 서문에서 이렇게 썼다.


바카라 사이트 비즈니스에 관한 바이블을 완성할 거라는 희망을 품고 이 책을 썼다


그리고 저자는 누구보다 음악의 흐름을 먼저 포착해 낸, ‘음악적으로 교양 있는 탐사자’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집필 방향을 덧붙였다. 한마디로 “날것에 가까운 가능성을 재빨리 발견해 그걸 더 큰 세계에 소개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합병과 매각, 설립과 파산을 둘러싼 협상, 계약, 금융. 그것들을 무심히 파고드는 가레스의 음악 산업 비평은 가차 없다. 그의 글은 군살을 용납 않으며 오직 핵심만을 향해 돌진한다. 개입한 사람들의 방대한 증언(책 표지를 카세트녹음기처럼 꾸민 이유로 보인다)에 기반 한 전략전술, 사람과 집단 간 정치 및 갈등이 그의 손끝에서 한 편의 대서사시처럼 쓰여나간다.


세계 바카라 사이트 산업의 계보를 형성한 50명 내외 선구자의 삶과 시간을 기록한 이 책엔 많은 인명과 상호가 등장한다. 그 안에선 3년 전 개봉한 영화 ‘엘비스’의 주인공과 최근 개봉한 ‘컴플리트 언노운’의 주인공도 꽤 비중 있게 나온다. 특히 엘비스 프레슬리는 “젊은 관객들의 히스테리적 반응”을 불러일으킨 최초의 스타였다는 점에서 현대적이다. 저자는 그런 엘비스가 “미국 젊은이들이 자신과 동일시할 수 있는 날것의 캐릭터를 갈망”한 끝에 탄생했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엘비스의 로큰롤은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대중화”했다고 가레스는 보았다. 이는 지금의 케이팝 스타와 팬덤에 대입해도 어색하지 않을 내용이다.

바카라 사이트밥 딜런과 존 해먼드


‘바카라 사이트 맨’은 이름만으로 전설이 된 뮤지션 아이콘들과 그들이 만든 음악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통사 책이 아니다. 대신 그 음악가들을 발견하고 키워낸 바카라 사이트 맨들의 협력과 암투, 성취와 좌절을 다룬다. 스물한 번째 챕터의 부제에도 나와 있듯 그래서 이 책에선 ‘Legend’라는 베스트 앨범을 2천5백만 장 이상 팔아낸 밥 말리라는 존재보단, 그 2천5백만 장 이상을 팔아내기 위해 ‘밥 말리의 배후에서 벌어진 일들’이 더 중요하다. 다만, 긴 역사를 압축 정리해나가는 긴박감이 생명인 탓에 그 안에서 종횡무진 얽히고설키는 음악가, 매니저, 저널리스트, 프로듀서, 레이블 대표, 디제이, 프로모터 등의 이름들에 독자는 자칫 길을 잃을 수 있다. 이 책은 그래서 정독을 요구한다.


책은 19세기 그레이엄 벨과 토머스 에디슨 같은 유명한 발명가들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바카라 사이트’와 ‘음반 산업’을 주제로 잡은 책이므로 사운드 기록 장치 역사를 짚고 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벨과 그의 팀이 완성한 그래포폰(Graphophone) 특허 판매와 함께 바카라 사이트 비즈니스가 상징적으로나마 탄생하는 걸 우린 목격한다. 아울러 유기적으로 성장한 최초의 음악 유행이 재즈였다는 것, 그 재즈는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지금의 케이팝 마냥 완전히 새로운 문화의 대명사였다는 사실까지 독자는 알게 된다. 또 ‘아미’의 먼 전신이 ‘시나트라마니아’였다는 것, 제대로 된 최초의 미디어 쇼케이스가 몬터레이 팝 페스티벌이었다는 고찰 등 책 속엔 음악(음반) 업계와 관련한 다양한 ‘최초’들도 풍성하게 진열돼 있다. 고음과 저음을 고해상도로 포착할 수 있게 해준 마이크와 앰프의 등장은 그 소소한 사례일 뿐이다.


423페이지에 이르는 ‘바카라 사이트 맨’은 300페이지가 넘어갈 때 비로소 70년대 펑크를 다룬다. 이어 마이클 잭슨과 MTV, CD로 대표되는 80년대 음악 업계가 나오고, 90년대는 영국의 브릿팝과 시애틀의 서브 팝을 향해 흘러간다. 냅스터와 아이튠스를 지나 스포티파이와 유튜브를 전제한 ‘스트리밍 시대의 바카라 사이트 비즈니스’는 마지막 두 챕터를 채운다. 이처럼 내용의 2/3 이상이 90년대 이전 이야기여서 지금 세대에겐 너무 아득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도 견주었듯 현재 한국 대중문화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케이팝 산업이 저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가령 지금 업계에도 통용되고 있는, 스타를 찾고자 애쓰는 바카라 사이트 맨들의 ‘게임의 법칙’은 이미 50년대부터 비롯됐다는 사실을 이 책은 가르쳐 준다. 즉 “3분에 불과한 노래 하나일지라도 문화적인 폭발을 일으키고, 이걸 수백만 달러로 전환해 줄 수 있는 금광”을 찾는 일이다. 독자 입장에선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블랙핑크의 ‘How You Like That’, BTS의 ‘Dynamite’를 퍼뜩 떠올려 볼 수 있겠다. 싸이와 블랙핑크, BTS는 한국 아티스트로선 전례가 없는 성적으로 빌보드 차트를 뒤흔들어 지금의 명성을 얻었다. 알다시피 빌보드 차트 상위권은 반세기 이상 전 영미권 음악계에서도 이미 고지 점령에 혈안이 돼있던 영역이다. 또 하나, 케이팝 팬들에게 뮤직비디오(또는 프리미어 영상) 없는 아이돌 그룹의 컴백은 상상할 수 없는데, 이 역시 조상이 따로 있다. MTV가 주도한 ‘텔레비전 팝 음악’은 80년대의 유산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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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한 세기를 훌쩍 넘긴 저들의 대중바카라 사이트 산업과 30년에 이른 케이팝 산업은 시대와 무관하게 같은 곳을 바라봐온 하나의 흐름이다. ‘바카라 사이트 맨’이 비록 영미권 음악 산업사를 다루고 있을지언정 케이팝 관계자들에게도 많은 걸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롤링 스톤스의 매니저였던 앤드류 루그 올덤이 이언 스튜어트의 방출을 권하며 믹 재거와 브라이언 존스에게 했던 말은 마치 지금의 아이돌 그룹 멤버 수와 관련한 이야기인 것 같다.

다섯 명도 무리인데 여섯 명은 불가능해요. 9시부터 5시까지 일하는 사람이 네 명 이상의 얼굴을 기억할 수는 없어요. 이건 오락(entertainment)이지 기억력 테스트가 아니라니까요


가레스에 따르면 스타들은 보통 큰 그림 대신 오직 자기에만 몰두하는 특성을 보인다. 그들은 늘 정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살아간다. 바로 여기에서 바카라 사이트 맨들의 존재 이유가 드러난다. 스타와 산업의 목격자이자 스타와 산업의 촉매 역할을 했던 그들. 바로 이수만, 양현석, 박진영, 방시혁 같은 메이저 제작자, 걸밴드 QWER을 론칭시킨 김계란 같은 존재들이다(김계란은 마마스 앤 파파스의 성공에 공헌한 인디 프로듀서 루 애들러를 연상시킨다). 저자가 서문의 끝에 썼듯, 음악 산업의 모든 것이 기술 혁명에서 비롯된 게 맞다면 현 시대에 그걸 증명한 가상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의 제작자 이성구를 저 명단에 포함시켜도 무방하리라. ‘바카라 사이트 맨’은 현재 음악에 대한 “판사이자 수호자”인 청소년들을 어떻게 설득해내느냐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을 이들에게도 흥미로울 내용을 담고 있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먼저 우리의 ‘대표님’들은 변호사를 활용해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컬럼비아 바카라 사이트의 창립자 에드워드 이스턴을 만난다. 더불어 지금의 연습생 시스템이 1960년대 모타운의 아티스트 개발 프로그램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알게 되며, 미국 시장의 위험성은 성공하면 엄청난 보상을 얻지만 거기에 도달하기까지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사실도 거듭 되새길 수 있다. 한편에선 밥 딜런과 레너드 코언을 발굴한 위대한 바카라 사이트 맨 존 해먼드 같은 “학식 있는 십자군이 노을 속으로” 사라진 뒤 “사업가로서 예술가를 팔아먹”는 데이비드 게펜 이후의 업계 관행이 자릴 잡는 불편한 모습까지 그들은 마주하게 될 것이다. 섹스 피스톨스의 매니저 말콤 맥라렌이 십분 활용했던 과장된 ‘미디어 서커스’의 내막, 박스 포장 직원의 생일도 샴페인 파티로 축하해준 카사블랑카 레이블의 닐 보가트식 사내 복지가 갖는 의미까지 곱씹어보게 하는 건 어쩌면 이 책이 CEO들에게 던지는 숙제일지 모른다. 케이팝의 바카라 사이트 맨들은 책 ‘바카라 사이트 맨’을 통해 인연과 우연의 좌충우돌 속에서 자신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해서 챕터 구조처럼, 단순히 음악 산업의 연대기만 따라간다면 이 책은 반만 섭취되는 것일 수 있다. 기획사(레이블) 대표와 아티스트들을 포함한 음악 업계 종사자들이 저마다 그 속에서 지혜를 얻고 살 길을 모색할 수 있을 때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비로소 고개를 들 것이다. 스트리밍 시대의 혼란과 라디오 시대의 혼란이 닮은꼴로 만나는 마지막 챕터 제목이 ‘계시’인 이유다. 저자는 대형 음반사들이 온갖 역경을 딛고 여태껏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가장 빠르게 적응하고, 다양화하고, 청소년 문화를 포용하고, 최대한 많은 수입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케이팝 기획사들의 성장 이유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영화 ‘비열한 거리’의 빌런 캐릭터 황 회장은 벤츠 뒷좌석에서 담배 한 대를 태우며 주인공 병두에게 이런 말을 한다.


병두야,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딱 두 가지만 알면 돼. 내게 필요한 사람이 누군지, 그 사람이 뭘 필요로 하는지


‘바카라 사이트 맨’은 저 두 가지 사실을 뼛속까지 새겼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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