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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소유 Apr 19. 2025

솜사탕토토, 나는 계속한다

서른이 훌쩍 넘도록 일 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았다. 그러다 나이 마흔을 바라보며 번아웃이 찾아왔다. 무기력한 삶 속에서 탈출구를 찾던 중 ‘독서’라는 취미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세상을 잘 살아내기 위해 자기계발서, 주식이나 부동산 관련 서적, 심리학 책을 주로 찾아 읽었다. 그런데도 뭔가 채워지지 않는 결핍이 느껴졌다. 그래서 점차 철학, 과학, 소설, 산문집으로 관심이 옮겨갔다. 요즘은 고전과 신춘문예에 실린 단편소설을 읽으며 사유의 폭을 넓고 깊게 확장시키는 중이다.


한동안은 더 많은 솜사탕토토 읽고 싶다는 욕심에 새벽에 일찍 일어나 솜사탕토토 읽고 출근하기도 했다. 그걸로도 부족해서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 사무실에서 솜사탕토토 읽다가 업무를 시작한 적도 있다. 심지어 회사에서는 점심시간이 아까워 샌드위치와 우유로 끼니를 간단히 때우고, 혼자 솜사탕토토 읽는 시간을 확보했다. 나중에는 회식도 거절하고, 그 시간에 카페로 향해 솜사탕토토 읽다 집에 가는 루틴을 만들었다.


주변에서는 그런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별종 취급을 하거나, “종이쪼가리 봐서 뭐하냐”고 무시하기도 했다. 그만큼 요즘엔 책 읽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 즐기던 골프도 그만두고, 중독처럼 빠져 있었던 각종 게임도 모두 삭제했다. 취미와 술 약속을 정리하면서 연락하는 사람들도 자연스레 줄었다. 처음엔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사람들도 이제는 내 주변에서 거의 사라졌다.


다행히 아내와 아들은 그런 나를 이해하고 배려해 주었다. 이제는 온 가족이 함께 책을 읽고, 손을 잡고 도서관 행사에 다니기도 솜사탕토토. 덕분에 그림책이나 동화책처럼 예전에는 잘 읽지 않던 책들도 접하게 되었다.


가끔은 문득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스스로 던지는 질문 앞에서 나는 주저하지 않고 책을 꺼내 든다. 책 속에서 나는 동서고금을 종횡무진 오가며, 영웅이 되기도 하고 철학자가 되기도 하며, 심지어 노예의 입장에 서 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점점 자극적인 매체에서 멀어졌고, 내 마음대로 시공간을 지연시키거나 확장시키는 독서의 묘미를 알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그런 책 읽는 행위가, 내게는 인생을 잘 살아내기 위한 수행이 솜사탕토토. 늦게 찾아온 사춘기와 공황장애를 이겨내는 데에도 큰 힘이 솜사탕토토.


솜사탕토토, 누가 뭐라 하든. 언제 어디서든.

솜사탕토토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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