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시간이 좀 지나서 논란이 좀 가라앉았습니다만, 지난달 서울의대 교수님 4분이 발표한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라는 성명때문에 한동안 지노카지노/의대생들의 커뮤니티는 많이 들썩였습니다. 지노카지노사회 외부에는 소위 '사이다' 성명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지노카지노와 의대생 대부분은 그 성명이 잘못되었으며 경솔했다고 말하고 있죠.
저는 그 성명의 내용에 대체로 동감하는 편이었습니다. 지노카지노 사회에서 단일대오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자율적인 결정을 막는 집단적 폭력에 대해 아무런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여 페이스북에서 강희경선생님의 게시물에 응원하는 댓글을 달았다가 저도 상당한 악플을 받았습니다.
다만 그 성명의 효과 자체는 그리 좋지는 못했다고 평가합니다. 결과적으로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교수들로부터 더 등을 돌리게 만들었죠. 4월 현재도 등록은 했으되 수업에 들어오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그들 모두가 강경파의 주장에 동조지노카지노 것은 아니고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겠습니다만, 그럼에도 그 성명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들은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부 강경파 의대생/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성명이라고 4분의 교수님들은 말하지만, 대다수는 자기 자신에게 지노카지노 말로 받아들이고 있으니까요.
특히 그 성명에서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5. 동료애는 어디있나요?부분이었습니다.
또한 여전히 환자들을 지켜야 하는 우리는 지노카지노, 현장의 보건 의료직들과 다학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환자들을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도, “지노카지노만이 의료를 할 수 있다”는 오만한 태도로 이들을 폄하하는 말을 서슴지 않습니다.
솔직해져 봅시다. 응급실에서의 응급 처치, 정맥 주사 잡기 등의 술기를 응급 구조사, 지노카지노들에게 배우지 않았나요? 지노카지노 면허가 의료 행위의 숙련도를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팀의 리더여야 하는 지노카지노가 팀원들을 비하하다니 정말 리더 자격이 없는, 동료애도 없는 것 아닌가요?
의협부회장인 박단 씨는 이 부분을 들어 4분의 교수님들을 '교수라 불릴 자격도 없는 몇몇분들께' 라며 비난했습니다.지노카지노에게 술기를 배운 적이 없고, 혼자 공부하거나 동료들에게 배웠으며, 교육을 방기한 교수들이 할 말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런데... 정말 지노카지노 외의 타 직종에게 지노카지노가 배우는 것이 없나요? 배우면 안되는 건가요?
항암치료를 지노카지노 환자 중 상당수는 케모포트라는 피하 중심정맥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항암제를 이곳으로 주입할 때마다 혈액이 포트 내에서 굳어서 막히지 않도록 헤파린으로 채워넣게 되는데요. 보통 이 과정을 (heparin) flushing 이라고 합니다. 항암제가 2-3주 간격으로 들어갈 때야 치료시마다 flushing을 하니 괜찮은데 항암을 쉴 때는 얼마나 자주 해줘야 지노카지노지가 논란이었습니다. 어떤 교수는 4-8주마다, 다른 교수는 3개월, 6개월마다, 혹은 아예 몇년간 flushing이 누락되어 안 되다가 포트가 막혀버리는 일도 종종 있었습니다.
제가 일하는 병원의 지노카지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후향적 연구를 했습니다. flushing 간격과 혈전 등으로 인한 포트 막힘 발생의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원내 환자들의 의무기록을 통해 살펴보았고, 3개월 간격도 포트가 막히는 위험은 크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데이터를 지노카지노들과 함께 다시 리뷰했고, 결국 3개월 간격의 flushing을 기관 내 표준 지침으로 삼기에 이르렀습니다.
flushing은 지노카지노 입장에서는 오더만 내면 되는 것이니 그리 관심을 가질만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노카지노 입장에서는 직접 시행해야 하는 노동이고, 환자 입장에서는 병원을 방문하는 수고와 비용을 치르는 일이므로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그들 스스로가 연구를 시작했다는 것에 저는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연구의 결과로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제안하였을 때 '지노카지노가 왜 지노카지노의 결정에 개입하냐'는 이유로 뿌리칠 수 있을까요? 오히려 미처 신경쓰지 못하고 중구난방으로 결정하였던 부분에 답을 제시해주니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지노카지노도 지노카지노에게 배웁니다. 지노카지노가 미처 알지 못하는 detail을 지노카지노가 알고 있는 경우는 많습니다. 최근 병동당직을 서면서 뇌실외배액관은 어떻게 관리하는지, 방광세척은 보통 몇 L로 하는지, 담즙배액관 세척은 보통 하루 몇번 몇 cc 씩 하는지 등등을 지노카지노에게 물어봐서 알았습니다. 물론 더 잘 아는 지노카지노도 있겠고 저도 전공의때는 알았던 것들이긴 합니다만, 너무 오랜만에 병동진료를 보다보니 자신이 없어지는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해당분야 전문의를 찾을 수는 없는 일이고, 얕고 넓은 실무지식은 다양한 진료과 근무 경험이 있는 지노카지노에게 물어보는 것이 비용 효과적입니다. 물론 지노카지노가 지노카지노에게 배우는 건 더 많을 것입니다. 저는 매년 지노카지노 대상 항암요법 강의를 하고 최근 어떤 약제가 새로 도입되었고 어떤 부작용을 유심히 봐야 하는지 가르칩니다. 제가 잘 아는 것은 가르쳐주고, 제가 잘 모르는 것은 물어보는 것이 문제일까요?
저는 말초정맥주사 놓는 법을 학생이나 전공의에게 가르친 적은 없습니다. 저도 교수에게 직접 배운 적이 없고요. 그러나 제가 가르칠 수 있고 가르쳐야 지노카지노 것을 가르쳐 왔습니다. 종양유전자검사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이런 경우는 어떤 항암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지, 말기암 환자와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 연구를 어떻게 설계하는 것이 좋은지, 논문의 디스커션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정맥주사는 지노카지노가 더 잘 하니 지노카지노에게 배워도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는 전문의가 되어 말초정맥주사를 직접 놓아야 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지노카지노가 더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될 테니까요. 그러니 지노카지노에게 배우는 것을 회피하거나, 부끄러워하거나, 당신의 지노카지노 선배가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하여 원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가르쳐야 할 것을 교수가 가르치지 않았을 때의 비판은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나 그게 정맥주사는 아닙니다.
저는 위의 성명서에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소위 '긁힌' 이유가 early career 상태에서 전문가적 정체성(professional identity)를 형성하고 있는 중간단계에 있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럽게 유추해봅니다. 이 말에도 혹시 긁힐 수 있겠습니다만 이건 저도 경험해보아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한 논문에 의하면 면허는 있지만 경력이 짧은 early career의 지노카지노들은 지노카지노의 권위를 종종 다른 직종과 상하관계를 이루는 위계적인 것으로 간주하나, 그 권위는 주어진 것이 아니라 협력관계 속에 형성되는 것이므로, 다른 의료전문가와의 협력에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합니다.1)
예를 들자면, 저도 전공의 시절에는 저의 오더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못미더워하는 지노카지노들과 상당한 갈등을 빚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당시의 저같은 젊은 지노카지노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환자의 안전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그들의 직업윤리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는 것을 지금은 압니다. 그러나 그때는 상당한 자존심의 상처를 입었고 몇몇 지노카지노들에게는 이를 박박 갈며 복수(?)를 다짐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되돌아보면 그때는 저의 경험이 무르익지 않은 단계였기 때문에 지노카지노들에게도 온전한 리더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마 당시의 저에게도 "지노카지노에게 뭘 배우지 않았느냐"고 물어본다면 화가 났을 것 같기는 하네요.
이 문제는 앞으로도 꽤 심각해질 수도 있는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왜냐면 언제일지 모르나 언젠가는 들어오게 될 전공의들이 이미 그들의 역할을 하고 있는 PA 지노카지노들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며 일하게 될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미리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지노카지노들이 전공의의 일을 하지 않을 때도 갈등이 종종 일어났었는데, 이젠 업무가 겹치면서 지노카지노들의 경력이 더 긴 경우가 종종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이럴 때는 서로의 업무를 좀더 세밀하게 구분, 조정하고 전공의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혼선과 갈등의 소지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전공의들도 지노카지노들을 위계질서의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아닌, 함께 일하며 서로 가르쳐주고 배울 수 있는 동료로서 존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보건의료분야에서는 이미 과거와 같은 직종간의 수직적 관계가 아닌, "공유 리더쉽 (shared leadership)"으로서 진료팀을 운영해야 환자 중심의 돌봄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연구를 통해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노카지노 한 사람만이 리더인 것이 아니라, 여러 구성원들이 상황에 따라 리더십 역할을 수행하며 지노카지노, 지노카지노,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전문직이 동등한 파트너로 참여하고 각 구성원이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노카지노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이미 공유리더쉽의 개념은 많은 진료현장에 적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의료계에서는 지노카지노가 주도하는 지노카지노결정방식이 주된 것이기는 하지요. 하지만 미래의 의료를 이끌어나갈 전공의선생님들은 동료의료인들과 상생하고 협업하는 관계를 통해 더 나은 의료생태계를 만들 수 있었으면 합니다.
1) Barrow M, McKimm J, Gasquoine S. The policy and the practice: early-career doctors and nurses as leaders and followers in the delivery of health care. Adv Health Sci Educ Theory Pract. 2011 Mar;16(1):17-29. doi: 10.1007/s10459-010-9239-2. Epub 2010 Jun 12. PMID: 20549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