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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안 Feb 15. 2025

구원은 프리미엄 토토에게서 온다

나를 구하는 것은 나 프리미엄 토토이다

팀 카톡방에 팀장님의 다급한 카톡이 와있었다. 당장 내일까지 최근 5개년 간 특정 그룹 사람들의 프리미엄 토토를 뽑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업무 지시가 내려온 곳은 최고 경영진. 즉 사장님 보고용 자료를 만들어야 했다.


문제는 사내 인사 시스템에는 개인별 이력은 남지만, 그 특정 그룹의 이력을한 번에 볼 수는 프리미엄 토토 구조는 짜여 있지 않다는 점이다. 방법은 한 가지였다. 각 사람별 개별 프리미엄 토토를 보고 그 안에서 관련 이력을 따로 발라내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노가다'


오후 6시부터 팀원 4명이 달라붙어 작업한 끝에 겨우 밤 12시에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6시간 동안 정말 급박하게 업무가 진행됐다. 이 작업의 키를 잡은 동료 한 명이 각자 맡아야 할 사람 리스트를 정리하고 각자 맡은 사람들 한 명 한 명의 프리미엄 토토를 보며 정해진 양식에 맞춰 프리미엄 토토를 정리했다.6시간 동안 급박하게 엑셀 작업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이 있다.


'와 재작년에 엑셀 공부 안 해뒀으면 정말 울면서 작업했겠구나'


3년 전 처음 HRM파트(인사기획)에 오고 나서 했던 프로젝트는 대규모 프리미엄 토토를 다루는 일이었다. 그전에 HRD, 조직문화에 있을 때는 대규모 프리미엄 토토를 다루고 가공할 일이 많지 않았다. 특히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많은 프리미엄 토토를 처리한 적은 없었다. 그렇다 보니 엑셀 다루는 실력이 영 꽝이었다. 하지만 3년 전에 프로젝트를 하면서는 기간 내 업무를 마무리해야 했고, 그러려면 매일 야근을 하며 프리미엄 토토를 만지고 정리해야 했다.


매일 밤이 자괴감의 연속이었다. 분명히 더 빠르게 하는 방법이 있을 텐데, 스스로 생각해도 프리미엄 토토 정리하는 속도가 느렸다. 그렇게 정리한 프리미엄 토토가 썩 깔끔해 보이지도 않았다. 기준은 높은데 실력은 안 되는 상황이었다. 한동안 약간의 우울감도 있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모르면 공부하면 되지. 조금씩 해서 하나라도 나아지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사두고 열어보지 않았던 엑셀 책 생각이 났다. 주말에 1-2시간씩 책을 공부했다. 책에 있는 예제를 하나씩 직접 해보니 훨씬 엑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내게 필요한 건 화려한 엑셀수식이 아니었다. 엑셀의 기본 프리미엄 토토를 어떻게 쌓는지, 엑셀의 기본 기능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주 쓰는 기능(ex. 피벗)의 기본 구조는 어떠한지였다. 다행히 책은 그런 부분이 잘 설명되어 있었다.


정말 신기하게 책을 공부하면 그다음 날 작업이 훨씬 나아졌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작업 능률이 5%, 10%씩 팍팍 좋아지는 게 느껴졌다. 한번 탄력이 붙자 오히려 프리미엄 토토를 잘 다룰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생겼다. 천지개벽할 변화였다.


그 뒤로 한 동안 대규모 프리미엄 토토를 다룰 일이 없다가, 몇 년 만에 다시 작업할 일이 생긴 셈이었다. 조금 손이 녹슬긴 했지만 그래도 엑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가 높아져 있던 때라 제한된 시간 내에 작업을 완료할 수 있었다. 만약 몇 년 전에 따로 엑셀 공부를 해서 실력을 높여 놓지 않았더라면 예전에 느꼈던 자괴감을 다시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포기하지 않고 발전의 기회로 삼았던 일이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됐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과거의 프리미엄 토토을 칭찬하고 싶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 순간에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친한 동료도, 선배도 아니구나. 나를 구원할 수 있는 건 바로 나 프리미엄 토토이구나.그러니 당장은 힘들더라도 나만의 자산을 계속 쌓아두어야 겠구나. 그러면 미래에 분명히 써먹을 일이 생기겠구나. 이번 일은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나를 구한 일로 꽤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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