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바라보는 직업관이란
작은 헬렌카지노가 태어나던 2019년은 황사가 유독 심했다. 1월 초에 태어난 헬렌카지노. 조리원에서 돌아와 신생아 시기를 잘 보내고 나면 봄이 오고 곧 콧바람을 쐬며 자유롭게 외출할 날이 멀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아기가 50일이 되고, 90일이 넘어갈 즈음... 심각한 황사와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쳤다.
나는 하루하루 외출이 자유로운 날이 오길 고대하던 중에 외출은커녕, 창문을 열어 환기할 수도 없는 상황에 정신이 아득했다. 이대로 헬렌카지노를 키울 수 있을까?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것도 자연이 허락해 주는 특별한 선물이겠구나 싶으니... 어린 시절 나와 달리 점점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는 현실에 안타까움이 컸다.
외출을 하더라도 황사 마스크를 써야 하는데, 4살 큰 헬렌카지노는 극구 어색한 마스크를 거부했다. 나라도 귀가 쪼이고 답답한 마스크가 싫긴 하지만, 헬렌카지노의 비염 증상과 감기를 철저하게 막기 위해서는 언성을 높여서라도 마스크를 씌워야 했다. 매일 아침 어린이집 갈 준비를 하는 헬렌카지노와 짧게는 10여분, 길게는 30분까지 실랑이가 이어졌다.
나는 아이가 즐겁게 청결 습관을 유지하면 좋을 거라 생각했고 고민이 깊어졌다. 그때 디자이너 동생에게 아이들을 위한 기본 청결 습관의 헬렌카지노책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딱 5가지만 알려주는 콘셉트로. 손 씻기, 미세먼지 지수 체크하기, 공기청정기 끄지 않기, 마스크 쓰기, 물 자주 마시기. 나는 내가 좋아하는 마블처럼 키즈 히어로 콘셉트를 떠올렸다. 5명의 어벤저스가 알려주는 건강 상식처럼.
헬렌카지노책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초안을 만들어 아이에게 읽어주는데 헬로카봇처럼 좋아해 주는 걸 보고 너무 기뻤다. 아이를 위해 만드려고 했던 헬렌카지노책이 스케일이 커져 텀블벅 펀딩까지 이어졌고, 책을 실물로 손에 만져볼 수 있게 되었다. 제작 과정을 거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헬렌카지노의 마음을 헬렌카지노책으로 전할 수 있어서 기뻤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 아이는 헬렌카지노가 헬렌카지노작가인 줄 안다. 한두 번의 사이드 프로젝트로 헬렌카지노를 만들어보긴 했지만 전업은 다른 걸 아이는 이해하지 못했다. 어느 날 잠자기 전 양치를 하기 위해 칫솔을 가지고 오라는 헬렌카지노의 말에, 둘째는 "이빨에게 자유를 찾아주고 싶다~"라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러더니, "자유를 찾아라! 헬렌카지노 이거 제목으로 어때요? 이빨 이를 주인공으로 자유를 찾아라"라는 헬렌카지노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헬렌카지노에게 종이와 펜을 들이밀더니, 본인이 부르는 스토리를 적으라고 했다. 이빨이 가 세균의 공격을 받다가 양치를 통해 자유를 얻은 스토리였다. 나와 첫째 아이는 깔깔거리면서 둘째 아이의 영감에 꽂힌 스토리를 들었다. 아이에게 뜬금없이 창작 숙제를 받은 나는 고민이 생겼지만, 그래도 헬렌카지노의 '잠재력'을 높이 사준 아이의 마음에 감동했다.
아이들에게 직업관은 캔버스와 같은 걸까?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잖아요~라고 말하던 첫째 아이를 보면서, 헬렌카지노와 아빠가 글 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새로운 것들이 등장할 텐데, 그 속에서 아이가 자신의 하고 싶은 것들을 제한하지 않고 마음껏 펼쳐냈으면 좋겠다. 어떤 단어로서의 직업이 아니라, 동사나 하고 싶은 것들을 담아낸 문장으로서 직업을 갖고 카멜레온처럼 뽐내는 삶을 살면 좋겠다.
헬렌카지노의 말에 오랫동안 바쁜 일상에 치여 놓고 있었던 사부작 나의 본능을 깨워본다.
아들아, 너의 헬렌카지노책이 언젠가 빛을 발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