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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렌디퍼 Apr 19. 2025

결핍의 이지벳

부모란,

학습되고 받아온 내 사랑을

내 뱃속에서 잉태되어 세상에 꺼내놓은

나의 분신에게 전해주는 것.


허나

받아온 뜨거운 그 무엇인가가 적절하지 않았다면

혹은

구경해 본 적도없다면,

보통 두 가지의 선택을 자신도 모르게 하게 된다.


그 분신에게 나의 이지벳을 보상받으려는 듯

집착하거나,

그 분신을 외면하거나.


어쩌면 이지벳은 대를 이어간다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당연한 이치이겠다.


나의 이지벳은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밟아간다.

어떤 날은 과한 이지벳의 역할에 심취되기도 하고

어느 날은 어차피, 내 품을 떠날 아이들이라는 핑계를 대며 현실을 외면하고 싶던 날도 있다.


그래도 이지벳인 '나'를 돌아보면

인정해 주는 한 가지.


"받은 내리사랑이 없어도, 아니 오히려 마이너스 상처투성이의 어린 나이지만

있는 힘을 다해 나와 같은 어린아이는

복제하지 않겠노라 퍼주고, 퍼주고,

없는 사랑을 바닥까지 박박 긁어

전해주고자 하는 이지벳인 나를." 내가 인정한다.


그런데 ,

그래서,

왕왕 내가 껍데기가 되어가는 건 아닐까?

슬플 때가 있다.


줄게 많지 않은 이지벳는

오늘도 너희에게 미안하지만,

나에게도 미안해.

자꾸자꾸 나의 바닥이 긁혀지는것 같아서.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미안한 게 아니라,

엄마는 아직도 엄마가 뭔지 모르겠어서 미안해.



알아가는 중이겠지.

채워가는 중이겠지.



한 가지 분명한 건,

너희들이 없었다면

엄만, 인생을 버렸을지도 몰라.


고마워.

같이 이렇게 살아내 주고 있어서.


이지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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