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란,
학습되고 받아온 내 사랑을
내 뱃속에서 잉태되어 세상에 꺼내놓은
나의 분신에게 전해주는 것.
허나
받아온 뜨거운 그 무엇인가가 적절하지 않았다면
혹은
구경해 본 적도없다면,
보통 두 가지의 선택을 자신도 모르게 하게 된다.
그 분신에게 나의 이지벳을 보상받으려는 듯
집착하거나,
그 분신을 외면하거나.
어쩌면 이지벳은 대를 이어간다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당연한 이치이겠다.
나의 이지벳은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밟아간다.
어떤 날은 과한 이지벳의 역할에 심취되기도 하고
어느 날은 어차피, 내 품을 떠날 아이들이라는 핑계를 대며 현실을 외면하고 싶던 날도 있다.
그래도 이지벳인 '나'를 돌아보면
인정해 주는 한 가지.
"받은 내리사랑이 없어도, 아니 오히려 마이너스 상처투성이의 어린 나이지만
있는 힘을 다해 나와 같은 어린아이는
복제하지 않겠노라 퍼주고, 퍼주고,
없는 사랑을 바닥까지 박박 긁어
전해주고자 하는 이지벳인 나를." 내가 인정한다.
그런데 ,
그래서,
왕왕 내가 빈 껍데기가 되어가는 건 아닐까?
슬플 때가 있다.
줄게 많지 않은 이지벳는
오늘도 너희에게 미안하지만,
나에게도 미안해.
자꾸자꾸 나의 바닥이 긁혀지는것 같아서.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미안한 게 아니라,
엄마는 아직도 엄마가 뭔지 모르겠어서 미안해.
알아가는 중이겠지.
채워가는 중이겠지.
한 가지 분명한 건,
너희들이 없었다면
엄만, 인생을 버렸을지도 몰라.
고마워.
같이 이렇게 살아내 주고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