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서 /@@fZdf 지극히 평범한 순간들 속에서 피어나는 다정함과 단단함을 기록하며, 오늘도 위로와 회복의 이야기를 조용히 꺼내 놓습니다. ko Thu, 12 Jun 2025 18:15:50 GMT Kakao Brunch 지극히 평범한 순간들 속에서 피어나는 다정함과 단단함을 기록하며, 오늘도 위로와 회복의 이야기를 조용히 꺼내 놓습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x7AvPJj96xzTGS6fAw2bmboskaQ /@@fZdf 100 100 치앙다오에서 만난, 다리 절단된 고양이 - 흉터를 껴안는 용기 /@@fZdf/125 빨간 썽태우가 달려가면, 뚫린 창을 통해 바람이 스며들어 왔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맞는 그 한 줄기 바람이 이토록 고마울 줄이야. 썽태우는 마침내 치앙다오의 작은 숙소 앞에서 멈춰 섰다. 주섬주섬 짐을 챙겨 숙소로 들어서는 길, 사방이 푸른빛으로 감싸인 집이 우리를 먼저 맞아 주었다. 초록은 언제나 마음을 씻어주듯, 묵은 근심까지도 말끔히 쓸어내린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cJDwKNxxI_PIszwgqQv-Txv_Kmk" width="500" /> Sun, 08 Jun 2025 23:48:16 GMT 희서 /@@fZdf/125 다시 나를 만나는 시간 - 흐르는 길 위에서 /@@fZdf/124 매일 걷다 보니 허리에 조금씩 힘이 붙었다. 처음엔 몇 발짝 내디디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는데, 어느새 짧게라도 달릴 수 있을 만큼 몸이 한결 나아졌다. 조급함을 내려놓으니, 마음도 부드럽게 풀어졌다. 몸과 마음이 함께 조금씩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한동안 나는 수영에 깊이 빠져 있었다. 하루라도 물에 몸을 담그지 못하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물속에<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mLsyrR7R2I1PtKczXkoijvK5BQA" width="500" /> Fri, 06 Jun 2025 01:21:01 GMT 희서 /@@fZdf/124 치앙마이 미술 교습소에서 만난 고양이 - 도플갱어가 나타났다! /@@fZdf/123 치앙마이에 머무는 동안 자주 찾았던 곳은 올드시티의 작은 미술 교습소였다. 태국의 소박한 가정집들 사이에 정감 있게 자리 잡은 이곳은, 언제나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공간이었다. 차양 그늘에 놓인 오래된 나무 벤치, 그 옆에 놓인 주인장의 오토바이, 작은 종소리처럼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이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님만해민에서 택시를 타고<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Q_f-GuPQQfom6Zqt1OXvSLtRkzA" width="500" /> Sun, 01 Jun 2025 22:37:40 GMT 희서 /@@fZdf/123 수영 때문에 걷는다 - 허리디스크에는 걷기라고? /@@fZdf/122 이사 온 지도 몇 달, 그제야 눈에 들어온 집 근처 둘레길은 제법 잘 조성되어 있었다. 길 주변으론 나무들이 빼곡히 서 있고, 그 사이로는 작은 개울이 졸졸 흐른다. 개울을 따라 걷다 보면,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작은 호수가 드넓게 펼쳐진다. 운이 좋은 날엔 청둥오리의 날갯짓을 눈앞에서 마주치기도 한다. 호수를 크게 감싸안은 길을 따라 걸을 때면, 산에<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pr37Kcj3jJdwlR_J_jdGr_Kevi4" width="500" /> Thu, 29 May 2025 22:25:07 GMT 희서 /@@fZdf/122 불국사에서 만난 고양이 - 탑 아래 작은 생명 하나 /@@fZdf/121 기단 위에 얹힌 탑들과 단청이 바랜 기둥들 사이, 겹겹의 시간이 깃든 불국사. 그곳을 다시 찾은 건 스무 해 만이었다. 기억 속 불국사는 햇살에 반짝이는 청명한 색이었다. 그 시절 나의 날이 푸르렀던 건지, 그저 날씨가 화창했던 건지는 잘 모르겠다. 다시 마주한 풍경은 한층 더 깊어지고 고요해져 있었다. 탑의 이음새엔 비바람의 흔적이, 기둥의 무늬<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7npTGnEbatvGPDXSb60f59ZEwiU" width="500" /> Sun, 25 May 2025 22:44:16 GMT 희서 /@@fZdf/121 한 명의 친구, 열 친구 안 부럽다 - 단 한 사람이 건네는 위로 /@@fZdf/120 &quot;허리는 좀 어때? 다음 주에 너네 집 근처에서 차 한 잔 마시고 산책할까?&quot; 주말 오후의 끝자락. 생각지 못한 친구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마음속엔 조용한 파문이 일었다. 그렇게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답장을 써 내려갔다. 이사를 하며, 우리 사이엔 시간도 거리도 길어졌다. 차로 한 시간이 넘는 길, 아이 하교 전에 돌아가야 하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n7-wlK4ZJWc-Jc-qw4sMy80YlPw" width="500" /> Thu, 22 May 2025 22:33:04 GMT 희서 /@@fZdf/120 붕어빵 고양이 가족 -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fZdf/119 계절은 어느새 겨울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었다. 찬 바람의 기세는 햇살의 숨결마저 맥없이 주저앉혔다. 바람이 뺨을 스칠 때면, 얼음 조각 하나가 살며시 붙었다가 떨어져 나가는 듯한 감각에,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quot;으윽, 너무 춥다. 어디 좀 들어갈까?&quot; 친구와의 1박 2일 여행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들른 관광지에서 나는 뜻밖의 가족을 만났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BOxYz8J1blHkkx-kEXoKajMXivA" width="500" /> Sun, 18 May 2025 22:29:30 GMT 희서 /@@fZdf/119 남편은 가계부를 쓰고 있었다. - 완벽한 T, 그리고 확실한 J /@@fZdf/118 연애 시절, 남편은 내가 다니던 회사로 오렌지 맛 환타 세 박스를 보내왔다. 톡 쏘는 청량감은, 업무로 뒤엉킨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주는 마법과도 같았고, 나는 한창 그것만 줄줄이 들이키던&nbsp;중이었다.&nbsp;내 책상 아래, 박스째 놓인 환타를 본 동료들은&nbsp;&quot;자상한 남친 뒀다&quot;며 부러움을 감추지 않았다.&nbsp;그 말에 나는 괜스레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nbsp;마치, 내가 세<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YziwQPCGXU0TuiAK5-ISGSbNzoA" width="400" /> Thu, 15 May 2025 22:26:12 GMT 희서 /@@fZdf/118 고양이 엄마가 납치됐다. -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사람에게 치유받는 고양이 /@@fZdf/115 딸아이의 휴대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렸다.&nbsp;친구와 약속을 잡기 위한&nbsp;작지만 절실한&nbsp;몸짓.&nbsp;주말이면 언제나 가족 곁을 맴돌던 아이였는데,&nbsp;이젠 혼자 나가 친구들과 어울릴 만큼 자란 걸까.&nbsp;아니면&nbsp;이곳에서 새로 사귄 친구들이 그만큼 좋은 걸까.&nbsp;조금은 서운했지만,&nbsp;스스로 세상과 연결되어 가는 모습이 어쩐지 기특하기도 했다.&nbsp;딸 없이 맞는 주말 오후,&nbsp;주중 회사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AWkkdaH3raCX1UWmvvWZFRsqcyc" width="500" /> Sun, 11 May 2025 22:22:28 GMT 희서 /@@fZdf/115 병원 투어, 남은 건 상처뿐 - 상처뿐인 병원 순례기 /@@fZdf/110 병원 투어라는 말이 무색했다. 아침 시간을 쪼개&nbsp;여러&nbsp;병원을 전전했지만,&nbsp;차도는커녕&nbsp;깊은 수렁에 빠지는 느낌이었다. 가는&nbsp;병원마다&nbsp;하나같이 같은 색을 입힌 듯, 치료의 방향도, 결과도 똑같았다. 병원 투어에 써버린 돈과 시간, 마음은 물을 한 움큼 머금은 흐릿한 수채화가 되어갔다. 그와는 상관없이 증상은 점점 더 거세졌다. 다리는 불타오르다 차갑게 식었고<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EQK_ZfvmaaFHduuXeDVBJu-IXv8" width="500" /> Thu, 08 May 2025 22:21:34 GMT 희서 /@@fZdf/110 편의점 고양이, 주먹이 - 편의점 직원인가, 주인인가. /@@fZdf/108 그 녀석은 좀 독특하다. 슬쩍 곁을 내주는가 싶다가도, 어느새 홱 돌아서 버리는 앙칼짐. 그 모습이 꼭 여느 도도한 아가씨를 닮아있다. 아니, 풍채를 생각하면, 위풍당당&nbsp;장군이 더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길묘생에서 살아남은 자만이 터득한 비법일지도. 아파트 상가 1층,&nbsp;남녀노소 방앗간 드나들 듯 오가는 작은 편의점.&nbsp;그곳에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nbsp;때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U-FaQ5J6KOB55TfFaFxz00vQgAM" width="500" /> Sun, 04 May 2025 22:46:25 GMT 희서 /@@fZdf/108 접영하다 허리 디스크 터지다! - 수영하다 허리 디스크 생기다. /@@fZdf/109 우지직. 마음의 소리라 믿고 싶었던 진동은 점점 커져 몸의 비명으로 변해갔다. &quot;먼저 안 가? 희서 씨가 느슨하게 수영할 때도 있어?&quot; 늘 앞에서 심장이 터질 듯 물살을 가르던 사람이었는데,&nbsp;마지막 순번까지 모두 보낸 뒤에도&nbsp;머뭇거리는 모습이&nbsp;낯설었던&nbsp;모양이다. 몸의 비명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강습을 멈출 수는 없었다.&nbsp;그토록 바라고 기다렸던 접영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6FHUJGYZuJUgwltfincqehVxEc0" width="500" /> Thu, 01 May 2025 23:24:40 GMT 희서 /@@fZdf/109 아파트 인싸, 길고양이 - 이 동네 인싸, 길고양이 /@@fZdf/98 가을비는 몇 장 남지 않은 나뭇잎마저&nbsp;다 떨어뜨릴&nbsp;기세로 퍼부었다.&nbsp;공기는 하루가 다르게&nbsp;서늘해졌고,&nbsp;그럴수록 내 마음의 근심도 깊어졌다.&nbsp;'낙엽이는&nbsp;어디로 갔을까?'&nbsp;걱정에 잠겨 있던 그때, 수업이 시작되었다.&nbsp;툭.&nbsp;한 아이의 가방에서 츄르 하나가 떨어졌다.&nbsp;&quot;너네 고양이 키워?&nbsp;웬 츄르야?&quot;&nbsp;&quot;아뇨, 여기 동산에 사는 고양이, 밀크 주려고요.&quot; &quot;밀크<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uOgRGM5Se3YQjeCcuZjbPjJV_I" width="500" /> Sun, 27 Apr 2025 22:31:14 GMT 희서 /@@fZdf/98 통나무 허리, 접영 배우다 - 접영 배우다가 접히다 /@@fZdf/96 아들이 군에 간 뒤로 마음이 영 잡히지 않는다고 했던&nbsp;그녀였다. 하루하루가 허전해서 물에라도 몸을 담그면 좀 나아질까 싶어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했었다. 그랬던 그녀가&nbsp;어느&nbsp;날부터인가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생각하던 차에, 오랜만에&nbsp;그녀가 수영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quot;오랜만에 오셨네요. 그러잖아도 안 보이셔서 궁금했는데.&quot; 누구보다 성<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jeI9SYtEwNKe1YmXj-80BeDRN7w" width="500" /> Thu, 24 Apr 2025 22:30:07 GMT 희서 /@@fZdf/96 작은 동산에 사는 길고양이, 낙엽이 - 길고양이가 사라졌다. /@@fZdf/95 딸아이에게서 갑작스레 연락이 왔다. 지금껏 하교했다고 먼저 전화해 온 적 없는&nbsp;아이였다.&nbsp;&quot;엄마, 나 학교 수업 끝나고 친구랑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동산에 잠깐 들렀다 갈게. 조금 늦을 수 있어.&quot;&nbsp;말끝은&nbsp;다급했고,&nbsp;수화기 너머로 아이는&nbsp;분명 들떠있었다. &quot;거긴 왜 가려고?&quot; &quot;동산에&nbsp;길고양이가 산대. 낙엽이. 친구가 낙엽이 보여주고 싶대. 들렀다 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woI4L9S6RMsVVIH8PPF_URAtRaw" width="500" /> Sun, 20 Apr 2025 22:34:28 GMT 희서 /@@fZdf/95 수영장에서 만난 다정한 사람 - 봄바람처럼 가볍고 따뜻하게. /@@fZdf/94 수영장 유리창 너머 봄 햇살이 쏟아지던 아침,&nbsp;상냥한 목소리가 수면을 타고 가볍게 날아들었다. &quot;좋은 데 다녀왔나 봐요?&quot; 보홀에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그을린 내 살결을 보고 그녀가 건넨 첫인사였다. &quot;아, 많이 탔죠?&quot; 낯설고 서먹한 동네, 빌런과의 어색한 거리감 속에서 그녀는 마치 봄바람처럼, 가볍고 따뜻하게 다가왔다.&nbsp;화사한 웃음과, 세상<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Q0XrREbb-W4lQEa79swPkXTnpJE" width="500" /> Thu, 17 Apr 2025 22:29:05 GMT 희서 /@@fZdf/94 쓰레기 더미 옆, 삼색 고양이 - 도둑고양이가 떠나간 자리 /@@fZdf/91 아홉 살 무렵,&nbsp;왜&nbsp;그&nbsp;저녁에&nbsp;집을&nbsp;나섰는지는 지금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nbsp;찌개에 넣을 두부를 사러 갔던 건지,&nbsp;그냥 과자가 먹고 싶었던 건지.&nbsp;그 시절 우리 동네는&nbsp;언덕을 따라 작은 골목들이 촘촘히 얽혀 있었고,&nbsp;집들은 서로 기대듯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nbsp;아이들이&nbsp;혼자 심부름을 다니는 일은&nbsp;흔한 일이었고,&nbsp;그날의 나도 그중 하나였을 것이다. 해는 서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6c0DixvyWpcF5FocFfun29OKOno" width="500" /> Sun, 13 Apr 2025 22:20:09 GMT 희서 /@@fZdf/91 수영 강사의 정체 - 빌런이 히어로가 될 수 있을까? /@@fZdf/92 집에 오자마자 노트북을 열었다.&nbsp;앞으로 수영은&nbsp;혼자 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손은 미친 듯이 검색창을 두드렸다. '수영장 추천, 공립 수영장, 강사 후기'&nbsp;같은 검색어를 연신 바꿔가며 인터넷 바다를 헤엄친 지&nbsp;몇 시간째. 돌아오는 건 거리의 장벽과 비싼 수강료. 현실은 냉정했다. 세상은 가끔 돈과 거리로 내 마음을 저울질하려 든다. 비중이 더 큰 게 무엇<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Rx4bPPSx80Sdvykl88auypiSn5Y" width="500" /> Thu, 10 Apr 2025 23:36:29 GMT 희서 /@@fZdf/92 수영장에 빌런이 산다 - 운명은 타이밍? 타이밍은 운빨? /@@fZdf/88 수영 강습에 등록하라는 연락이 왔다. 무려 1년을 기다린 끝이었다. 자유 수영만 하며 이날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하필 그 시점에 이사를 앞두고 있다니. 참, 그런 걸 보면 운명은 결국 타이밍이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다. 합격 통지서도, 남녀 간 고백도, 불의의 사고도, 취업의 기회도 딱 그 순간에 맞게 도착하느냐, 아니면 엇갈리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리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f%2Fimage%2F0oZDOBJ4u4UZLRv2TfUwoRi1c0s" width="500" /> Thu, 03 Apr 2025 22:30:47 GMT 희서 /@@fZdf/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