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이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그 인간이 미울 때… 똑똑한 사람은 이걸 한다고?
나는 몇 년 동안 그를 미워했다.
내게 준 상처를 선물처럼 돌려주고 싶었다.
매일 복수심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던 건 아니지만,
종종 그의 희멀건 얼굴을 떠올렸다.
“그때 이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상상 속에서
내가 칼 같은 말을 내뱉는 장면을 재현했다.
그는 괴물이 되었고, 나는 정의의 복수자가 되었다.
하지만 그 결말은 언제나 씁쓸했다.
동시에 괴로웠다. 잊고 싶었다.
이제는 그만 떠나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돌리고슬롯라는 단어가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돌리고슬롯에 관한 책도 읽었다.
하나도 재미없었다.
“상대방이 잘 먹고 잘 살라고 돌리고슬롯하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서 돌리고슬롯해야 한다” 이런 식이였다.
오히려 내 분노를 더 자극했다.
돌리고슬롯? 그 인간을? 내가 왜? 누구 좋으라고?
나는 현자가 아니다.
나는 기쁘다가, 울고, 희망하다가, 화내고, 감동하다가, 질투하고,
감사하다가 후회하는 인간이다.
그러다 운명처럼,
돌리고슬롯의 대가 프레드 러스킨 교수를 만나게 됐다.
그는 내게 간단하지만 강력한 한 문장을 건넸다.
“돌리고슬롯하지 않는 것은, 내 삶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돌리고슬롯하지 않는 것은, 내 삶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돌리고슬롯하지 않는 것은, 내 삶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그와 나 사이에 벌어졌던 일은 내 삶에 이미 펼쳐진 사건.
그런데도 난 “내 삶이 이래선 안되지“ 하고 자꾸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에게 조용히 복수를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사실 내 삶을 외면하고 있었다. 나를 벌하고 있었다.
아.. 그래서 똑똑한 사람은 미운 사람을 대할 때,
오히려 돌리고슬롯를 선택하는구나.
내 삶을. 내가 부정하는 것만큼 멍청한 건 없으니까.
P.S.
게다가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은
면역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텔로미어 길이까지 짧아지게 한다고 한다.
미움을 오래 품으면
빨리 늙는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