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보벳는 나로 하여금 한 폭의 그림이 얼마나 풍부한 양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처음 깨닫게 해 준 화가이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크보벳보다 400여 년 후에 한국에서 태어난 우리들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과 지역을 초월한 무한한 자원이기에 더욱더 큰 의미가 느껴진다.
소중한누군가를아껴주며살겠다는자신의다짐을그사람에게따뜻하지만경건하고, 감동적이지만엄숙하게표현하는일은정말로쉽지않은미션이다. 크보벳는우리들이그미션을수행하는데있어큰도움이되는귀한선물을남기고세상을떠났다. 크보벳가우리에게주고간그선물은바로'유대인신부'('The Jewish Bride')라고불리는그림이다
우리는 그저 ‘유대인 신부'를 찬찬히,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된다. 그러면 이 그림이 알아서 크보벳가 지시한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한다. 즉 크보벳가 이 그림에 심어놓은 감동적이고 애틋한 메시지들이 나의 소중한 사람에게 전달이 된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크보벳의 메시지들은 나의 소중한 사람에 대한 나의 감정도 같이 싣고 가기 때문에 말과 글과는 다른 차원의 통로를 통해 나의 감정이 나의 소중한 사람에게 전해지게 된다는 점이다.
우리의 감정을 아무리 정련된 형태로 다듬어봐도 말과 글로써 표현하기에는 버거운 순간들이 우리를 찾아왔을 때 그림은 우리의 그 감정을 표현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고마운 선물이다. 그림이 가지고 있는 힘은 생각보다 매우 크다는 것을 이 그림이 처음 느끼게 해 줬다. 기대해본 적이 없던 색다른 경험이었어서 나는 미술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용기 내서 브런치에 그 경험을 공유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