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먹해서 예스벳대신 밥상을 차렸다.
그랬다.
먹먹했다.
친구의 하나뿐인 30대 사위가 먼저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지 3개월쯤 지났니보다.
어떤 예스벳의 말도 떠오르질 않았었다. 더 솔직히는 어떤 슬픔일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 아픔을 장례로 머나먼 캐나다까지 가서 다 치르고 온 벗에게 그저 밥 한 끼 같이 먹자 소리만 했었다.
집밥 말이다.
된장국에 하얀 밥을말아 한 끼 같이하자는 나의 마음이 나의 예스벳의 전부였었다 싶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그러다 보니 이웃사촌이 된 벗 둘 중에 몇 년 전 위암 수술을 한 벗도 보이고, 새삼 친정엄마를 모시고 있는 벗도 보여서 그렇게 모이게 되었다.
교토의 봄을 옮겨왔었고,
엄마의 소보로를 옮겨 왔었고 ,
5월의 재철 재료로 메뉴를 조금 변경했다.
메인은 바지락살 가득 넣은 버섯 된장국으로
나까지 셋은 어느 사이 할머니란 타이틀을 달았다. 그중에 젤 막내 할멈은 나,
친정엄마를 모시는 벗은 늦둥이를 이 달 말에 군대로 보내는 아직은 젊은 엄마이다.
이렇게 4명의 조합은 사실 처음 모임이었다.
손들도 커서 빈 손으로 오지 않고, 망고 한 상자, 참기름 한 상자, 맛난 김치 한보세기... 가득가득 챙겨 오지 않던가 말이다
볕 좋던 5월의 봄날, 그녀를 예스벳하기보다 우리 모두가 웃음 속에서 서로를 예스벳하던 자리가 되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