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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문기 May 15. 2025

59. ‘016·018·019’ 탄생,
이통브랜드 전쟁

16부. 제3이통사 PCS 사업자 선정

1997년 1월 30일. 이동통신 업계에 ‘번호’로 기억될 날이다.이날 정보통신부는 신규 PCS(개인휴대통신) 사업자에게 각각 ‘016’, ‘018’, ‘019’의 식별번호를 부여했다. 이로써 011(한국이동통신), 017(신세기통신)에 이어 5개 이통사업자가 각자의 번호를 갖게 됐고, 식별번호는 브랜드 그 자체로 부상했다.


이 번호들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다. ‘스피드 011’, ‘파워디지털 017’ 등 1990년대 말 이동통신 시장에서 사업자의 이름보다 더 강력했던 상징이자 경쟁의 무기였다.


당초 정보통신부는 PCS 3개 사업자에게 ‘018’ 식별번호를 공통으로 부여한 뒤 네 자릿수 번호(0182, 0183, 0184 등)로 식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업자들은 이를 강하게 반대했다. 기존 CDMA 사업자들이 011, 017 같은 세 자릿수 번호를 쓰는 상황에서 네 자릿수는 명백한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1996년 9월 2일 개최된 ‘신규통신사업자 서비스 식별번호 공청회’는 그 갈등의 서막이었다. 정보통신부는 예비번호 자원 부족을 이유로 물러서지 않았고, PCS 사업자들은 ‘공정 경쟁’을 외치며 맞섰다. 특히 018X는 번호가 너무 길어 소비자의 혼란을 야기한다는 점도 부각됐다.1)


흥미로운 반전은 이후 양평 플라자콘도에서 열린 협의회에서 벌어졌다. 경쟁사인 한국이동통신(011)과 신세기통신(017)이 PCS 사업자들의 입장을 지지한 것이다. CDMA 사업자들 역시 언젠가는 자신들에게도 네 자릿수 번호가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2)


업계 내부에서는 PCS 사업자들이 ‘공정경쟁’을 명분으로 경쟁사를 설득한 전략적 승부수라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정보통신부는 연말까지도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무선호출 서비스(016)와 예비쿨카지노(019)는 전략적 자원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논리였다. PCS 3사는 여론과 경쟁사, 국회까지 동원하며 총력전을 벌였지만, 결론은 쉽게 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1997년 1월 초, 정보통신부는 내부 입장을 전격 수정한다. ‘신규사업자의 조기 경쟁력 확보’와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을 명분으로 018X가 아닌 세 자릿수 번호 부여 방침을 확정한 것이다.3) 이에 따라 1월 30일, 정보통신부는 통신위원회를 열고 식별번호 배정을 최종 확정했다.4)


한국통신프리텔 016,한솔PCS 018,LG텔레콤 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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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S 사업자들은 번호 선택에도 신중을 기했다. 018은 당초 PCS 고유번호였지만, 발음상의 이질감과 특정 비속어와의 유사성을 이유로 기피되기도 했다. 016은 ‘017보다 앞선 번호’라는 상징성은 있었지만, ‘공공 서비스 느낌이 강하다’는 지적도 따랐다. 반면, 019는 발음상 부드럽고 광고 마케팅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최종 확정된 번호 체계는 각 사업자의 마케팅 전략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스피드 011’, ‘파워디지털 017’, ‘프리텔 016’, ‘한솔 018’, ‘019 LG텔레콤’이라는 문구는 이후 전국 대중교통, 버스, TV, 라디오를 수놓게 된다.


식별쿨카지노는 곧 브랜드였다.소비자는 번호를 보고 통신사를 기억했고, 번호가 곧 품질과 신뢰의 상징이 되는 시대가 열렸다. 이후 2000년대 초반 통신망 번호 이동성(MNP)이 도입되기 전까지 식별번호는 이동통신사의 절대적인 아이덴티티였다.


이처럼 세 자리 숫자에 담긴 경쟁과 상징성은 PCS 사업자 선정 이후의 서막이자, 향후 본격적인 이통 3사 체제로 이어지는 서사구조의 첫 단추이기도 했다.


1) 석종훈 기자, <통신업계 [번호] 전쟁, 조선일보, 1996. 9. 3.

2) 조민호 기자, <정보통신부 통신사업자 PCS 식별번호 공방, 매일경제, 1996. 9.13.

3) 황순현 기자, <PCS 식별쿨카지노 3자리수 될듯, 조선일보, 1997. 1. 8.

4) <[공정경쟁] 원칙 세자리로 한통프리텔016 한솔018 LG019...온세는 008, 매일경제, 1997.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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