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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스 Feb 13. 2025

오늘벳(YONO)족이 되어 버렸다.

어쩔 수 없이 내몰리게 된

장보기가 두렵다. 계산대에서 카드 결제하기가 무섭다. 5만 원 넘게 결제했는데 장바구니에 물건은 몇 개 없다. '채소가 제일 싸다'라는 말은 거짓말이 되었고 과일을 좋아해서 여러 종류로 과일을 먹는 것은 이제사치가 되어버렸다.

올해 가족수가 줄었는데 생활비는 작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

계절이 바뀌며 아웃터를 새로 장만하려고 했지만 당장 못 없는 것도 아닌데 내년에 다시 생각하자로 바꿨다.

내가 느끼는 체감 물가가 내 인생최고인 같다. 이렇게 망설이며 물건을 담았던 적이 있었던가.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고 들었던 것을 마지막에 계산대에서 뺐던 적이 있었던가.


"욜로 아닌 요노 들어보셨나요?".... 사는 게 팍팍한 MZ, 소비패턴 달라졌다는데

직장인 A 씨(29) "백화점에서 구입하던 옷을 요즘은 온라인 쇼핑몰이나 SPA 브랜드를 더 많이 찾는다"
"명품 신상품을 알아보긴 해도 구입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대학생 B 씨는 "자취를 하다 보니 집에서 요리하는 것보다 외식하는 것을 선호했지만 물가가 오르며 식비가 너무 많이 들어 최근에는 집에서 밥을 해 먹으려고 노력한다."

MZ세대는 장기화된 경기 불화과 취업난으로 인해 소비습관이 '짠돌이'로 바뀌고 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남에게 잘 보이겠다며과도하게 소비하던 문화는 사라지고 극도로 절약오늘벳 검소한 삶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매일경제 신문


욜로족(YOLO족)"You Only Live Once"의 약자인 YOLO에서 유래된 말로,"인생은 한 번뿐이니 현재를 즐기며 살자"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미래의 걱정이나 불확실성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현재의 행복과 만족을 중시합니다. 소득 수준을 넘어선 과감한 지출을 서슴지 않았다.
플렉스족(Flex족)은 자신의부와 성공, 또는 오히려 과시하며 즐겁게 지내는 스타일을 사는 사람들.

오늘벳족(YONO족)"You Only Need One"의 약자인 오늘벳에서 유래된 말로,"네가 필요한 건 이거 하나뿐이야"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꼭 필요한 것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을 뜻한다.최소한의 소비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며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는 실용성을 중시한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해 온 무지출 챌린지, 거지방(무지출을 인증하는 온라인 채팅방)을 온라인상에서 종종 보이기 시작하더니 유튜브에도 생활비 절약 또는 1년에 3천 모으기 또는 1억 모으기 영상들은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구독자들이 늘고 있다. 냉장고 털어서 점심 도시락 만들기 또는 저녁 준비하기, 창고형 마트에서 대량 구매해 온 식재료를 소분하여 저장하는 법 등 절약의 콘텐츠들을 예전보다 많이 볼 수가 있다.


신차를 구입하지 않고 중고차를 구매하거나 쏘카 등 차량 대여 서비스를 이용오늘벳 젊은 층도 늘고 있다.

20대의 신차 구입 대수는 10년 새 22% 감소했고 중고차 구매는 전년 대비 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오늘벳요노를 추구하는 젊은 층은 도시락을 싸서 다니고 중고차를 구입하는 등 실용적인 소비를 한다. - 매일경제


한때 나도 완전 욜로족의 마인드는 아닐지라도욜로족과 요노족의 중간쯤에자리 잡고 있었다.

지금의 기쁨과 행복을 누리지 않는다면 다시는 잡을 수 없을 것 같았고 같은 소비를 하더라고 나중보다는 필요한 지금 해야만 현명한 소비라고 생각도 했다. 그때는 앞날에 아이들에게 이렇게 많은 돈이 들어갈 거라 생각을 하지 못한 거다. 유아나 초등 자녀의소비와 고등과 대학생의 소비는 단위 자체가 다르다는 걸

나는 미처 깨닫지 못했다.

전자의 오늘벳는 나의 결정에 좌우가 되지만 후자의 오늘벳는 나의 결정보다 그들(자녀들)의 결정이 더 크게 좌우하며 무작정 오늘벳를 안 할 수도 없는 것들이 많다.

나에게 아직도 욜로족의 마인드가 남아있는가?


아니다. 절대 아니다.나는 이제 필요한 것만 사는 오늘벳족이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좋은 것은 물욕이 없어지는 것이다.

모든 이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나는 '다 부질없더라'를 알게 되었다. 갖고 싶은 것을 하나 산다고 더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었다. 무언가 구매한다고 더 이상의 구매욕구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이건 대상이 바뀌는 무한 반복적인 것이었다.

만족할 수 없는 무의식의반복적인 행동. 내 마음의 어디 한 곳이 허전하면 허전함을 채우기 위한 행동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지인 중에 A가 있다. 남편 혼자서 외벌이를 하고 있어서넉넉한 수입이아니라며 종종 하소연을 하곤 했다. 그러나자신이 사용하는 샤워 용품부터 가방까지 다 명품이었다.

분기마다 해외여행을 다니고 출국을 하면서 면세점에서 사는 게 훨씬 싸게 살 수 있다며명품을 꼭 구매하는 사람이었다. 하루는 B라는 지인이A에게 물었다.

"그렇게해외여행을 자주 다닐 수 있는 비결이 뭐야? "

"우리는 대출 내서 여행을 다녀. 지금 아니면 못 갈 것 같아서. 이렇게 살지 않으면 사는 게 재미가 없어."

그녀는 지금도 분기별로 해외여행을 가고명품을 구매하고 있을까?

그녀는 여전히 행복하다고 느낄까?


어른들이 늘 하시던 말씀이다."하고 싶은 거 다하고 먹고 싶은 거 다 먹으면 빌어먹는데이"

우리가 너무 하고 싶은 거 다하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살았나?아니라도 고 못하겠다.

지금 생각하면 더 아끼며 살 수는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아끼는 게 질려서 넌덜머리가 나서? 그럴지도 모른다.

늘 아끼고 안 쓰는 부모님 아래서 자란 우리 부부는 아끼고 참는 것에 넌덜머리가 났던 것이다.

그때는 흥청망청은 아닐지라도 하고 싶은 것반이라도 하면서 살고 싶었다. 참고 사는 게 무조건 옳은 거라고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지금 부모님들은 여유 있는 노후를 보내시고 계신다. 젊을 때는 누릴 수 없었던 마음의 여유와 경제적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러면서 꼭 하시는 말씀이 있다.

"늙어서 고생 안 하려믄 지금 아끼야 오늘벳기다. 다 하고 살믄 그지(거지) 시끼(새끼) 된다.

주위에 그지들 새삤다(많다)."


친한 언니가 오늘 밤에 해외여행을 간다고 한다. 예전엔 누가 여행을 간다고 하면 나도 당장 짐을 챙겨서 공항으로 달려가고싶었다. 그러나 작년부터 나는 더 이상짐을 싸고 싶지가 않다. 그렇다 여행 간다고 허리를 졸라맬 생각이 여행의 즐거움보다 먼저 앞서는 거다. 그리고 곧대학생이 딸을 서울로 올려 보낼걱정이 크다. 여태 누렸던 것들을 아껴서 딸내미 서울 생활에 보태야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젊었을 때 사고 싶은 거사지 말고 참았어야 오늘벳데 사교육 좀 줄였어야 오늘벳데먹고 싶던 것들 좀 참고 집밥을 더 많이 해 먹었어야 오늘벳데 말이지.


내가 진작이 오늘벳족이 되었어야 하는데 너무 늦은 것일까?

항상 한 템포 늦는 날 꾸짖는다.

그래, 맞다. 나는 스스로 깨닫고 요노족을 택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 쫓기며 요노족을 택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에라도 내가 제대로 된 노선을 택한 거였으면 좋겠다. 여태껏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꼈다고 그 비용으로 쓰였다고 내 마음대로 생각하련다. 그리고 앞으로는 아낄 수 있는 건 최대한 아끼며 정말 쓸모없는 것들은 돌아보지 않으리라 다짐을 한다. 난 현명한 소비를 할 것이다.


당신은 지금 욜로족인가요? 오늘벳족인가요? 어디에 더 가깝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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