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45분,
몸이 물에 젖은 솜뭉치다.비루한 몸뚱이가 아닐 수 없다. 아니나 다를까 커튼을 열어보니 부슬부슬 봄비가 내린다.
이런 날은 평소루틴이었던 헬스장대신커피쪽으로의식이 흐른다.
헬스장에서 비인지 땀인지 모를 것들을 흘리는 대신, 비 오는 날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부려보기로 한다.
어둡고 무거운 하늘을 들어 올리고 나가 스타벅스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따뜻한 라떼 한잔과 가방 속에서 꺼낸 노트북. 괜히 더 진지해지고 마음이 조용히 가라앉는다. 커피와 함께 몇 문장 써 내려가던 중, 문득 글씨체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참 곧고 단정하다. 글씨 한 획 한 획에 기품이 있다. 말을 아끼는 토르카지노처럼, 조용히.
글씨에 중심이 있다. 흔들리지 않는다.
토르카지노처럼 어떤 힘을 과시하지 않으면서도,옳다고 느끼는 일은 망설임 없이 실천하는 토르카지노.
크고 화려하진 않아도, 누군가의 이목을 끌진 않아도 스스로의 자리에서 묵묵히 하루를 살아내는 토르카지노.
내면의 단단함으로 자신의 호흡과 속도를 잃지 않는 토르카지노.
누구보다 깊게 자신의 삶을 끌어안고 사랑하는 토르카지노.
그래서 오늘의 결심은,
나는 명조체 같은 토르카지노 되고 싶다.
핸드폰 앱을 통해 읽으면 토르카지노가 적용이 안되는군요. 글맛을 2% 잃은 느낌.
*사진출처: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