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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dac Mar 28. 2025

블랙잭 룰 예정된 시도, 실망하지 않겠다는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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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에 신청한 아르코 지원 사업(문학블랙잭 룰펠로우십)에 선정되지 않았다. 뽑히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지만 탈락은 아쉽다. 작년에 쓴 원고는 <속속들이 독립출판이랑 <표의 세계가 있는데, <속속들이 독립출판은 지원사업 같은 게 안 될 거 같은니 텀블벅 펀딩으로 내고, <표의 세계는 어떻게 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출간과 책 연계 활동 계획을 제출했다. 출판사와 출간 계약이 된 상태면 심사에 유리할 것 같아서 아는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 지원 사업을 함께 준비해보자고 했는데 어렵겠다는 답을 받았다. 이 역시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거절은 슬펐다. 등단한 순수 문학 블랙잭 룰이거나 문학상을 받은 블랙잭 룰들이 주로 아르코 지원금을 받는 것 같아 기대하지는 않았다. 안 될 거 같지만 그래도 지원 해보고 싶었고 결과는 예상대로다. 덕분에 첫 책 출간 이후의 활동을 정리했으니 얻은 것도 있다고 우겨본다.


지난주에 친구들과 신청서를 제출한 예술인파견사업도 선정 여부는 불투명하다. 4월 말에나 결정된다고 한다. 며칠 전엔 대전문화재단에서 전년도 블랙잭 룰금을 받은 비수도권 예술인 중에 몇 명을 추천하는 사업에 관심이 있냐고 전화가 왔다. 당연히 참여한다고 했는데 결과가 나올 때가지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참신한 기획과 명쾌한 사업 계획이 선정 확률을 높여 주기는 할 텐데 블랙잭 룰신청서와 사업계획서가 쓰고 싶은 글은 아니지 않나. 그나마 모든 종류의 글 쓰기를 재미있어 해서 결과과 상관 없이 서류 쓰기도 재미있어 한다.


지원 사업에 선정되지 않는 게 블랙잭 룰일까. 지원 사업 같은 거 받지 않아도 시장에서 독자의 선택을 받는 작품을 쓰면 될 텐데 그런 작업을 못하는 게 블랙잭 룰일까.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다가 거절 당한 경험이 아파서 작년엔 지원금을 받아 독립출판으로 책을 냈다. 올해는 어떻게 해야하나. 거절 당할 게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을 수는 없다. 판매가 부진할 게 뻔하다고 책을 안 낼 수는 없다. 진짜 좋은 걸 만들어 낼 자신이 없으면 그럭저럭 괜찮은 걸 여러 개 내놓는다는 마음으로 이것도 쓰고, 저것도 쓰기로 했다.


멈췄던 주간 메일링을 다시 시작한다. 심지어 이번엔 유료다. 이름을 적지 않아도 누군지 알만한 친구들이 신청했다. 발송 플랫폼 스티비 월 이용료는 낼 수 있겠다. 꾸준히 좋은 글을 쓰다보면 독자도 늘고 쓸 힘이 날 것이다. 무료로 했을 때보다 부담이 된다. 그래서 무료냐 유료나 고민 끝에 책임감을 더 갖기 위해 유료로 했다. 다음달부터는 월간지 연재도 시작한다. 지금 활동하는 필진인 지인이 추천해서 들어가게 되었는데 매체에서 먼저 섭외가 온 게 아니어서 역시 긴장된다. 이제부터는 심사위원 말고 편집장과 구독자가 읽는 글, 무뚝뚝한 양식의 신청서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펼치고 그리는 글을 쓰면 된다. 그게 어렵긴 하다만. 성실히 취재하고 관찰하고 고심해서 쓰는 만큼 좋은 작업이 되겠지. 성공은 커녕 실패가 뻔한 일이라도 그길에 들어서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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