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텐카지노교 입학 후 첫 일주일을 보내며
큰 아이가 텐카지노교 입학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아이가 텐카지노교를 간 건데 내가 왜 이렇게 정신이 없을까?
가장 큰 변화는 일단 텐카지노가 멀어졌다는 거다.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안에 텐카지노교가 있다. 이른바 중품아. 그 맞은편에는 두 아이가 다닌 초등학교가 있다. 매일 같이 이곳을 지나갈 때마다 당연히 우리 아이들도 이 학교를 갈 거라고 생각했다. 대단히 괜찮은 학교라서가 아니라(우리 동네는 학군지 와는 거리가 멀다) 초등학교와 텐카지노교는 가까운 게 최고라고 생각해서다. 이 학교 체육복을 입은 아이들의 무리를 볼 때마다(요새 텐카지노은 교복을 거의 안 입고 체육복을 입고 다니더라) 우리 선율이도 곧 저 옷을 입고 다니겠지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렸더랬다. 그런데 텐카지노교 배정이 있던 날, 아이는 집 앞에 텐카지노교가 아닌 걸어서 15분 거리의 학교로 배정되었다는 사실을 알렸다. 같은 반 스물 세명 중에 단 4명만 다른 학교로 가게 되었는데 거기에 우리 아이가 포함되다니 속이 상했다. 힝… 왜 하필 우리 애가 ㅠㅠ
혹자는 걸어서 15분이면 뭐 그리 멀지도 않네, 다들 그렇게 다니는 것 아니야? 싶을 것이다. 맞다, 버스 타야 하는 거리도 아니고 걸어서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다. 문제는 엎어지면 코 닿을 데 바로 집에서 2분 거리에 학교를 두고 멀리 가야 한다는 ‘상대적 박탈감‘에 있다. 게다가 나는 밤에 늦게 자고 아침에 잘 못 일어나는 올빼미형이다. 큰 아이도 나를 닮아 아침잠이 많다. 아침 10분, 20분이 얼마나 소중한데, 그걸 포기해야 한다는 게 속상했다. (아니, 옛날 텐카지노들은 어떻게 새벽에 일어나서 도시락까지 여러 개 싼 거지? 존경합니다…) 심란한 나와 남편과 달리 아이는 괜찮아 보였다. 친한 친구와 같은 학교가 되어서 그나마 다행이고, 당장은 겨울 방학이 되었다는 기쁨이 더 크단다. 단순한 녀석 ㅋㅋ
교복 맞추러 갔다가 같은 텐카지노교로 배정받은 아이 친구 엄마들을 몇 명 만났다. 배정받은 날,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오열했다는 아이, 속상한 마음에 교육청까지 쫓아갔다는 엄마… 다들 씁쓸한 마음을 토로했다. 그런데 학교 폭력같이 중대한 사유가 없이는 이미 배정된 학교를 옮길 수는 없다고 한다. “어쩔 수 없죠 뭐. 근데 엄마들 얘기 들어보면 이 학교도 괜찮대요…”라는 말로 서로를 위로할 뿐.
3월 4일, 텐카지노교 입학을 했다. 초등학교는 길어야 6교시인데, 텐카지노교는 7교시도 있고 수업 시수가 많아졌다. 수학 학원 시간도 길어졌다. 월수금 하교 후 2시간 반씩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처럼 일주일에 두 번만 가면 안 되겠느냐 했더니 그럼 한번 올 때 3시간 반 수업해야 한단다. 어휴, 말이 3시간 반이지. 학교에서 하루 종일 수업 듣고, 학원 가서 또 3시간 반을 앉아 있는 게 얼마나 고역일까… 하는 수없이 월수금 2시간 반을 다니기로 했다. 수업 시간도 길어지지 학원 시간도 길어지지 학교가 멀어지니 학교 - 집 - 학원을 오가는데 왕복 1시간이다. 여기다 춥고 덥고 비 오고 날씨가 궂으면…? 라이딩을 안/못 하는 나라는 엄마는 텐카지노교라도 집 가까이 되길 바랐는데, 마음대로 안 되는 이 상황이 또 원망스럽다.
방학 내내 콧노래를 부르던 아이도 새로운 변화에 예민해진 탓인지 짜증이 늘었다. 하루는 기분이 안 좋아 보이길래 아빠가 슬며시 제 방으로 들어가 “아들~ 요새 많이 힘들지?” 하는 순간 선율이도 복받쳤는지 갑자기 눈물을 보였다 한다. 집 앞에 학교에 갔으면 가깝고, 이미 아는 친구들도 많았을 것을, 이 학교 가니 새로 친구 사귀기도 어렵고, 왔다 갔다 하는 것도 힘들다고… 배정받았을 때 의연하길래 우리 선율이 대단하다 했구먼, 뒤늦은 눈물을 흘렸다는 얘기를 보니 마음이 또 짠하더라. 그래도 남자의 자존심인지 텐카지노에게는 울었다는 내색도 않고, 힘든 티도 내지 않는다. 에고… 그만큼 컸구나 싶어서 눈 딱 감고 모른척해주기로 했다(고 블로그에 동네방네 쓰는 나란 텐카지노 ㅎㅎㅎ)
새로 바뀐 아이 스케줄 정리하랴, 밀려드는 서류 써서 보내랴, 힘든 기색의 아이를 티 나지 않게 챙기랴 전전긍긍하면서 한 주를 보냈다. 아직은 솔직히 집 코앞에 텐카지노교를 지나갈 때마다 ‘에이, 우리 애도 여기 갔으면 좋았을 걸…’ 싶어서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사서 고생하는 것 같은 아이도 안쓰럽고.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이도 나도 슬슬 적응해 갈 테지. 그럼 그 학교만의 좋은 점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만 꾸려지지 않는 게 인생이지만, 그 인생을 아름답고 의미 있게 만들어갈 책임은 여전히 우리에게 있다. 적어도 이리저리 걷고 뛰어다니니 하루 운동량은 너끈히 채우고 적어도 심폐기능은 더 튼튼해지지 않을까? 최선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시작이지만, 3년 뒤에 혹 다른 고백을 할 수 있게 될까? 문득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