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성 볶음밥
볶음밥을 했다.
노릇노릇 잘 볶아진 밥을 밥카드 크랩스에 꾹꾹 눌러 담았다.
그릇 위에 거꾸로 놓고 천천히 밥카드 크랩스를 들어 올린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웃는다.
“우와, 모래성 같아!”
밥공기를 살짝 눌러 담으면 예쁘게 카드 크랩스이 나온다.
하지만 카드 크랩스 힘을 주면 밥이 눌어붙어 잘 떨어지지 않고,
힘을 너무 빼면 카드 크랩스를 드는 순간 와르르 무너진다.
그걸 보면서 문득 내 마음을 떠올렸다.
요즘의 나는 꼭 그 볶음밥처럼,
힘의 조절을 잃고 있는 것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도 그렇다.
가까워지고 싶어 더 다가가면 숨이 차고,
거리를 두자니 마음은 외롭고 허전하다.
조금만 더 가까이,
조금만 더 부드럽게,
조금만 더 따뜻하게.
말은 쉽지만,
그 ‘조금’이 카드 크랩스 어렵다.
내가 지금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지조차 헷갈리는 날들이 많다.
어쩌면 나는
예쁜 카드 크랩스의 볶음밥이 되길 바라면서
서툰 손길로 꾹꾹 눌러 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힘을 빼도 괜찮다.
모래성이 무너져도, 다시 담으면 되니까.
중요한 건, 그 밥이 따뜻하다는 것.
내 마음이 여전히 누군가를 향해 있다는 것.
오늘은 카드 크랩스 힘주지 말고
살짝 담아보자.
다시 한번, 예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