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부. 韓 세계 최초 CDMA 비트365벳
1996년 4월 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정태기 신세기비트365벳 사장이 단상에 올랐다. “전파의 힘이 강하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파워디지털 017’의 서막을 알리는 자리. 바로 이날, 대한민국 제2이동비트365벳사업자로서 신세기비트365벳이 세계 최초 CDMA 상용화 3개월 만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비트365벳의 출발은 녹록지 않았다.컨소시엄 내 242개 기업이 얽힌 복잡한 이해관계, 외국 파트너의 아날로그 도입 요청, 잦은 경영진 교체 등으로 상용화 일정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한국이동비트365벳이 인천·부천에서 세계 최초 CDMA 상용화를 이룰 때, 신세기비트365벳은 상용화 일정을 6월로 미뤄달라고 정보비트365벳부에 요청할 정도로 위기감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정태기 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했다.1996년 1월, '4월 상용서비스 개시 추진위원회'라는 전담조직을 꾸리고 임원회의 명칭까지 바꿨다.1)관련부서가 비상근무에 들어갈 정도로 전 직원이 총동원됐다.전국에 3단계 지역별 구축계획을 수립했고, 2월부터는 수도권과 대전권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3월에는 일반고객 2000명을 대상으로 품질 검증에 나섰고, 통화소통률 95%라는 수치를 확보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신세기비트365벳은 아날로그와 연동하지 않았다. CDMA만으로 전국망을 구축하는 전략은 기술적 순도는 높았으나 리스크도 컸다. CDMA 커버리지가 닿지 않는 곳에서는 통화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후발주자의 기술적 자부심이었지만, 동시에 상업적 한계로 작용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세기비트365벳은 정면돌파를 택했다. 상용화와 함께 요금제 차별화를 내세웠다. 기본료는 2만2000원을 유지하되, 통화료는 기존보다 50% 낮은 10초당 15원으로 책정했다. 통화 도중 끊길 경우 요금을 받지 않는 ‘품질기반 과금제’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2)
1996년 4월 1일, 017 번호를 단 CDMA 서비스가 마침내 비트365벳됐다.3)정태기 사장은 개통식을 마친 후 호텔신라로 향했다. 상용화를 축하하기 위한 공식행사에는 이수성 국무총리, 이석채 정보비트365벳부 장관, 김우석 내무부장관, 이우영 중소기업청장, 이각범 청와대 정책기획 수석, 심우영 청와대 행정수석뿐만 아니라 김만제 포스코 회장과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도 자리했다. 이뿐만이 아니라서정욱 한국이동비트365벳 사장까지 자리했다. 경쟁사 사장이 축하 자리에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었다.4)
정 사장은 축사에서 “장치산업으로 인해 3년간 적자가 예상되지만, 빠른 가입자 확보로 1년 내 흑자 전환이 목표”라고 밝혔다. 3개월 무료 시범서비스, 요금 할인, 지역 확대 로드맵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화려한 시작 뒤엔 그림자도 있었다. 순수 CDMA망으로만 운영되다 보니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통화가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속출했다. 가입자가 급증하자 단말기 수급에도 차질이 생겼다. 그러나 신세기비트365벳은 이를 인정하고 정면 대응했다. 고객 불편에 대한 보상과 기술적 조치들을 병행했고, 내부적으로는 전국망 확대에 속도를 냈다.
4월 기준, 한국이동비트365벳은 3만5000명, 신세기비트365벳은 1만5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CDMA 시장 규모는 5만명을 돌파했다.단말기 수급 경쟁, 커버리지 확보 전쟁이 본격화됐고, 이동비트365벳 시장은 한국이동비트365벳·신세기비트365벳 양강 구도를 향해 치닫기 시작했다.5)
1996년, CDMA 상용화는 단순히 기술 상용화를 넘어선 시장 전략, 조직 운영, 고객 대응, 정책 이해의 총체적 승부였다. 신세기비트365벳은 아날로그 없는 CDMA 단독망이라는 핸디캡을 끌어안고 정면돌파를 택했다.정태기 사장의 리더십 아래 ‘017’은 단순한 식별번호를 넘어 또 하나의 디지털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1) 석종훈 기자, <4월부터 개시 디지털휴대폰 서비스, 조선일보, 1996. 1.24.
2) 이지환 기자, <인터뷰 정태기 신세기비트365벳 사장 [017] 이동전화 올 가입자 29만명 목표, 매일경제, 1996. 4. 3.
3) <비트365벳 '017 개통식, 한겨레, 1996. 4. 2.
4) 조헌주 기자, <디지털 휴대전화 개통 축하연, 동아일보, 1996. 4. 2.
5) 조헌주 기자, <디지털휴대전화 상용서비스 3개월 가입 5만명 넘어 "성공예감", 동아일보, 1996. 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