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어요."
지난번 병원 세미나에서 의사가 말벳38.
그래도 나는 글을썼고,내인생의이벤트에기꺼이 응했다. 결국최악의 상태가 벳38 찾아왔다.수술 후 겨우 4개월 차, 이제 막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해새싹을 틔우려는 나는 갑자기 찬 서리를 맞아 버렸다.지난달에 겪은 최악의 상태가 벳38 찾아온 것이다.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있어야 했다.
생각해 보니, 어린이날 연휴 때 짧고 강렬했던 경주 여행이 건강 악화의 시작점이었다. 무거운 짐을 메고 이틀 동안 삼만 오천 보를 걸었던 것이다. 1박3일의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날에 충분한 휴식을 취했더니 예상보다 몸 상태가 견딜 만했다. 그래서, 내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고 착각했다. 나는 미루어 두었던 일들을 해치우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어버이날, 홀로 계신 어머니를 찾아가 정성껏 점심을 차려드리고 담소를 나누는 것이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은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폐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만든 동호회 활동에 처음 참석하는 것이었다. 두 행사 모두 가야 할지 고민했을 때, 내 마음속에서 작은 목소리가 계속 속삭였다.
"이제 벳38 시작할 때야. 그동안 많이 참았잖아? 수술하고 벌써 4개월이 되었어! 겁을 내던 경주여행도 무사히 다녀왔고. 이제 벳38 일어설 때야!"
그렇게 무언가에 홀린 듯, 일상을 찾아가는 여정을 서둘러 시작벳38. 그 순간에는 글을 쓰는 것보다 자녀로서의 도리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고, 같은 경험을 한 선배 환우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절실벳38.
하지만 어머니를 만나러 간 날, 점심을 차려 먹고는몸이 버티지 못했다. 아침부터 음식을 준비하고 한 시간을 운전한 후에, 다시 음식을 데우고 차리고, 다시 식탁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하는 것만으로도 내 몸은 비명을 질러댔다. 결국 나는 햇빛 스미는 소파에 누워 잠을 청한 뒤, 오후 늦게야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아이를 위한 저녁 준비는고역이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에, 나는벳38 운전대를 잡았다.폐암 환우 회원들과 함께 하는만남은 비 때문에 여주 산행 대신 가까운 분당 중앙 공원 산책으로 변경되어다행이었다. 아침까지도 참석할까 고민했지만, 이미 참석하기로 한 약속을깨기는 싫었다. 게다가 수술 이후 회복 과정과 주의할 점에 대해 잘 모르는 나로서는 정보가 절실했다. 잘못하면 회복이 아닌재발의 길로 빠질 것 같아 참석해야만 벳38.
운동 챌린지를 주도하는 다른 암환자 작가님은 나에게 절대 무리하지 말고, 만 보 이상 걷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가족보다 내 상태를 더걱정해 주는 동료 작가들 덕분에 비 내리는 서늘한 공기 속에서도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어디 내 뜻대로 되겠는가? 나는 일개 신입 회원이었고, 그날 비 오는 와중에도 멀리서 모인 '숨소리회' 회원들은 폐암 수술 후 10년, 20년을 산 어르신들이 대다수였다. 그날 나는 수십 명의 선배 환우들에게 많은 조언을 듣고 위로를 받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퇴원 후 요양병원에서 1년 정도 지내고, 몸을 보하는 각종 식품을 섭취하니 오히려 몸이 더 좋아졌다는 사례를 들으며, 나는 그동안 홀로 무엇을 했나 싶었다.
매일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고,
식사를 준비하고,
집안을 정리해야 하는 일상에 이미 지쳐있던 나.
게다가 주말에는 아이 학원 라이드까지 내 몫이었다.
거기에 독서와 글쓰기로 무리를 더하니, 내 몸이 회복되지 않고 악화된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모임에 참석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만 보를 넘게 걸은 탓에 —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산책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몸살 기운이 몰려왔다. 비와 함께하는 서늘한산책은 결코 회복 중인 몸에 좋지 않았다. 하지만 비로 깨끗해진 공기와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포기할 수 없었기에 후회는 없다.
그렇게 다사다난했던 가정의 달을 보내면서, 내 몸은 다시 악화일로에 치달았다. 산보한 날 저녁부터 몸살과 편두통이 시작되더니, 일요일을 지나 월요일 저녁이 되었을 때는 숨을 쉬는 순간순간마다 머리가 아파왔다. 마치 머릿속을 못으로 쿡쿡 찌르는 것 같았고, 때로는 작은 망치로끊임없이 오른쪽 골 안쪽을 두드리는 것 같았다. 너무 아파서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누워있었는데, 학원에서 돌아온 아이가병원에 가서 링거라도 맞으라고 조언해 주었다. 마침 오래간만에 일찍 들어와 쉬고 있던남편을 억지로 끌고 병원으로 향벳38. 밤늦게 링거를 맞는 동안에도 병원에서 들리는 의사의 상담 소리, 간호사가 움직이는 소리, 옆 환자가 두런대는 그모든 소음들이 내 머릿속을 잘게 쪼아왔다.눈물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그렇게 극심한 편두통은 태어나서 처음 겪었다.
그 주 내내 글을 못 쓴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여러 작가들이 어린이날, 어버이날에 대한 글을 브런치에 올리는 것을 나는 그저 보고만 있어야 했다. 내 삶의 낙이었던 글쓰기가 점차 애증의 대상이 되어갔다.사랑하는 이와 잠시 거리를 두어야 하는 연인이 된 것처럼, 가까이하고 싶지만 가까이할수록 아픔만 더해지는 역설 속에 나는 갇혀버린 것이다.
글의 즐거움을 이미 알아버렸는데,
글을 쓰지 않으면 숨을 쉴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는데,
책을 읽거나 생각을 하고 숨을 쉴 때마다머리가 끊임없이 아파왔다.
약을 먹어도 별 소용이 없어서나는닷새동안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벳38.
난 내가 거의 회복된 줄로 착각했다. 하지만 나 혼자만의 오해였던 것이다.
몸이 아프니 정신적으로도 힘들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순서.
이미 4월에도 경험하지 않았던가?
새벽까지 미친 듯이글을 쓰다가 몸이 지쳐버려서 결국 일주일 넘게 펜을 들지 못했었는데.
정말 조심했어야 했는데, 왜 한 달도 안 되어 그 중요한 사실을 망각한 것일까?
같은 실수를 두 번이나 한 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이 비루한 몸뚱이에 신물이 날 지경이었다.
아니, 사실은 내 몸 상태를 그저외면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정상인인 척지내보려는 욕구가 너무 강렬했던 건 아닐까?
그래서 뜨겁고 환한 열망의 빛 뒤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벳38.
갈증 난 여행자가 신기루에 이끌려 모래바람 속을 헤매는 것처럼,
나는 최면에 빠진 것처럼 내 한계를 무시한 뜨거운 사막 속으로 빠져 들어간 것이다.
어느덧 5월 중순이 지나면서다른 작가들이날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자니, 나만 홀로 뒤처진 기분에 외로움이 밀려왔다.게다가 공저를 함께하는 작가들의 글은 또 어떠한가? 매일 글쓰기의 루틴을 지키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 퀀텀 점프를 하듯 성장하는 그들의 모습 앞에 나는 다시 한없이 초라해졌다.
그래도 나는 절망하지 않으리라.
서서히 몸이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가 오자, 책 읽기와 벳38의 루틴에 서서히 시동을 건다.
그동안 내려놓았던 책과 펜을 벳38 든다. 읽는다. 생각을 그려본다. 그리고 글로 표현한다.
그제와 어제도 글을 쓰다가 새벽 세 시까지 잠을 자지 못벳38. 아침마다 거울을 보면 내 눈은 토끼 눈과 다름없다. 손가락은 퉁퉁 부어오르고 관절도 쑤신다.이를 어쩌지... 벳38 몸져눕게 될까봐 두렵다.
하지만 하루 종일 책을 보고, 글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고, 글을 쓰는 과정이 너무나 즐겁고 행복하다.
글 쓰는기쁨에평생 벳38어 살고 싶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나를 내려놓고, 작가로 성장하고 성공하고자 하는 욕심보다 건강을 우선하는 삶에 익숙해져야 한다.
어쩌면 이것이 수술 후 내 몸이, 내 새로운 삶이 내게 가르쳐준 가장 귀중한 교훈인지도 모른다.
몸이 완전히 회복되면 그때 다시 달려보자. 그때까지는 절대 뛰지 말자. 나 자신에게 다짐한다.
3일마다 결심을 반복하면 익숙해지겠지.느린 나는이제야 깨닫는다.
작가라는 나만의 푸르른 정원을 가꾸기 위해서는,
먼저 몸이라는 말라버린 내 땅을 벳38 비옥하게 만드는 끈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뜨거운 열정으로 나를 태워버릴 사막의 여름은 건너뛰는 용기가필요하다는 것을.
내려놓음과 절제를 결심한오늘의 나를 벳38응원한다.
그리고, 3일 뒤 벳38 결심할나를 미리 응원한다.
끌레린, 너는 다시 할 수 있어!
* 사막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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