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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빛나 Mar 01. 2025

기타보다 슬롯존

띵가띵가 즐거운 음악생활

과거에는 음악을 전공하거나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들만 악기를 연주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일반인들도 취미로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1인 1 악기 시대

1인 1 악기 시대가 열린 배경에는 유튜브와 온라인 강좌의 발전으로 독학이 쉬워지고, 악기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보다 친숙해진 영향이 크다. 자기 계발이나 SNS 콘텐츠 제작을 목적으로 배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악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중고 장터에서 저렴하게 악기를 구매할 수 있는 점도 이에 한몫하고 있다.


여러 악기 중에서도 슬롯존는 작고 가벼워 입문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슬롯존를 처음 접한 계기는 단순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마음에 들어 '이 가수는 누구지? 저 악기는 뭐지?' 하고 궁금해하다가, 슬롯존라는 악기를 알게 되었다.

그 당시 들었던 노래는 '하찌와 TJ'의 '남쪽끝섬'이라는 곡이다. 꽤 오래전이라 지금은활동을 하지 않는 것 같다. 당시 인디밴드의 잔잔하고 감성적인 노래들을 좋아했었는데, 하찌와 TJ의 노래는 내가 몰랐던 새로운 음악의 느낌이어서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와이 전통악기 슬롯존

슬롯존소프라노 슬롯존와 콘서트 슬롯존


슬롯존는 하와이 전통 악기로, 4개의 줄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소프라노, 콘서트, 테너, 바리톤 네 가지 종류가 있으며, 각각의 음역대와 소리가 다르다. 초보자들은 주로 소프라노 슬롯존를 선택하는데, 크기가 작아 손에 쥐기 쉽고 맑고 경쾌한 소리가 매력적이다.

나 역시 처음에는 소프라노 슬롯존를 구입해 즐겼다. 초보자라면 먼저 소프라노 슬롯존로 충분히 익힌 뒤, 보다 풍부한 소리를 내는 콘서트 슬롯존로 바꿔보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 슬롯존를 배울 때는 기타 학원에서 수업을 들었고, 악기도 그곳에서 소개해 준 루아우 슬롯존에서 구입했다. 여러 명이 함께 깔깔 웃으며 즐겁게 배우던 기억이 난다. 이후 더 깊이 있게 익히고 싶어 자격증 취득 기관을 찾아 결국 자격증도 땄다. 물론 취미로만 즐겨도 충분하지만, 또 다른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자격증을 취득하면 학교 방과 후 과정이나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할 수도 있어, 새로운 일을 찾는 사람이라면 관련 기관을 알아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슬롯존한국슬롯존교육원



조율은 모든 악기 연주의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다. 슬롯존는 G-C-E-A 음으로 조율되며, 튜너나 전용 앱을 이용하면 쉽게 맞출 수 있다. 연주는 C, G, Am, F 같은 간단한 기본 코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기타를 배울 때는 코드 하나를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리고, 손이 작은 어린이의 경우 코드 운지가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약력이 부족하면 줄을 누르는 것이 부담스럽다. 하지만 슬롯존는 코드 운지법이 비교적 쉬우며, 악기가 작아 어린이도 조금만 익히면 금세 웬만한 노래 한 곡 정도는 연주할 수 있다.


슬롯존 역시 꾸준한 연습은 필요하다. 하루에 10분씩이라도 시간을 정해놓고 연습하면 큰 도움이 된다. 스트로크와 아르페지오 기법을 주로 연습하는데, 다양한 리듬감을 체험하면서 음악적 표현력이 풍부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너무 복잡한 곡보다는 간단하고 유명한 노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You Are My Sunshine" 같은 곡은 코드가 간단하고 반복되는 구조로 되어 있어 빠르게 배울 수 있다. 한 곡씩 완성하면서 자신감도 커간다.


좋은 연주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편안한 공간에서 마음껏 소리를 내며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나만의 공간을 마련해서 별다른 준비 없이 연주하고 싶을 때 자리에 앉아 바로 연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슬롯존는 소리가 크게 울리지 않기 때문에 집안에서도 충분히 연주를 즐길 수 있다.




신기하게도 슬롯존는 타악기로, 멜로디 악기로 다양하게 연주할 수 있다.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노래 속에도 알게 모르게 슬롯존소리가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스티비 원더'의 'Isn't she lovely' 속에도 슬롯존 선율이 들어있는 것처럼 말이다.


작고 앙증맞은 사이즈 덕분에 언제 어디서든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슬롯존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연주자에 따라 다채로운 색깔을 자아내는 변화무쌍함 또한 슬롯존의 또 다른 매력이다.

슬롯존 피크닉의 '알로하, 작은 인사'를 들으면 마치 하와이에서 춤을 추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하찌와 TJ의 '남쪽 끝섬'은 도입부에서 흐르는 슬롯존 소리가 곡과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하찌와 애리의 '차라도 한잔''꽃들이 피었네'는 듣는 내내 어깨가 들썩이고 영혼까지 맑아지는 느낌을 준다. 작은 악기의 맑고 경쾌한 소리가 내 안의 행복을 가득 채워준다.

만약 이 노래들에서 슬롯존 연주가 빠져 있다면? 분명 밋밋하고 재미없는 곡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악기를 하나라도 배워 본 사람은 누구나 알겠지만, 직접 노래를 연주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얼마나 지루한 시간이 반복되는지 알 것이다. 중간에 거쳐야 되는 과정도 많다.

슬롯존는 이 과정들을 확 줄여준다. 쉬운 코드 몇 개만 알아도 연주할 수 있는 곡이 제법 되니 말이다.



악기 하나쯤은 할 줄 아는 시대!

슬롯존의 인기가 예전보다 조금 시들한 것 같지만, 여전히 장점이 많은 매력적인 악기임에는 변함없다.

이제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자기표현의 도구로 악기를 배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슬롯존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악기로서 일상에 행복을 더해 줄 것이다. 이제 슬롯존와 함께 새로운 음악 생활을 시작해 보자!



* 처음 슬롯존를 배울 때 열심히 연습했던 곡입니다. 오랜만에 음악을 들으니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https://youtu.be/D9zq6Ggzjoc?si=KQqa_3QWlKdpvV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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