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파티)
* 과거에 썼던 대본 중에 실화를 바탕으로 썼던-실화가 바탕이지만 사실이 아닌 단막극을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 대본을 한 편 올려봅니다. 대본이 모바일에선 노트북 화면과 다르게 보여서 조금 불편하실 수도 있지만, 스토리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지 긴 글 주의)
◆기획의도
죽음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살고 싶었을까? 우린 얼마나 보내고 싶지 않았던가? 그러나, 이별의 시간은 준비도 없이 다가오고 말았다. 그 이별은 생각보다 더 힘들고 슬픈 일이었다. 끝까지 믿어지지 않는 당신의 부재. 아무리 착하게 남을 배려하며 산다고 한들 죽음이란 것은 누구에게도 비껴가지 않게 될 일이다. 오랜 투병 생활 끝에서도,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도, 우리는 다시 만날 기약도 없는 이별 앞에서 오열한다. 하지만, 내가 아빠를 보내드리며 믿고 싶은 것이 생겼다. 죽음이란 것은, 이승의 힘든 시간을 마무리하고 행복한 보상을 받으러 가는 축복의 순간이라는 것!
이 이야기는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했던 이들과의 이별이 영원함이 아닌,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는 행복한 약속이라는 것을 믿고 싶은 나를 위한 위로이다. 오래 아파하지 않고, 다시 만날 그날을 위해 열심히 살아갈 수 있기를. 나와 같은 모든 이들에게도 위로가 될 수 있기를.
◆ 등장인물
박 카지노 환수율(47세 여/ 그래픽 디자이너, 현 학습지 교사)
박 정규(74세 남/ 화가, 성당 장례봉사자)
박 종희(44세 남/회사원)
안 상철 (과거. 35세 남/카지노 환수율의 남편), 안 가람 (과거. 5세 여/카지노 환수율의 딸), 토마스 (67세 남/정규의 친구)
이 미현 (47세 여/욘세대학병원 간호사/카지노 환수율고교동창), 새엄마 (70세 여/정규의 현 아내/경계성지능장애)
그 외- 연령회 1, 2, 택시기사, 사고 차 운전자, 사고 주변 상가주민들, 신부님, 수녀님, 화랑 주인, 장애인 복지관 사무장, 그림 반 할머니들 등, 의사들-동네의사, 담당 부교수, 흉부외과 교수, 종양내과 교수, 응급실 의사
간호사들- 동네간호사, A병동간호사, 남자간호사, 중환자실간호사, 일반실간호사
#1. 프롤로그/동네병원 장례식장(낮)
정규는 고인(80대 정도의 할머니)의 영정사진을 가방에서 꺼내 제단의 꽃장식 중앙에 자리를 잡아 세운다. 다시 가방에서 초를 꺼내 고인의 사진 옆으로 놓인 촛대에 꽂고는 라이터로 불을 붙인다. 그리고, 제단 아래로 준비된 향을 세 개 꺼내서 촛불에 가져다 댄다. 향에 불이 붙자 손으로 바람을 일어 불꽃을 끄는 정규. 연기가 가느다랗게 하늘로 오르자 향로에 반듯하게 꽂아 놓는 정규. 향의 오른쪽으로는 성수를,왼쪽으로는 옆 항아리에서 국화를 몇 송이 꺼내 둔다. 고인의 영정사진을 향해 성수를 찍어뿌리는 정규. 곧 몇 걸음 뒤로 물러나 고개 숙여 기도한다.
뒤에 함께 고개 숙여 기도하는 토마스와 연령회 두 분.
정규(성호를 긋고 영정사진을 보며) 이제 좋은 곳에 가서 행복하세요. 여 기 있던 당신은 저희가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눈물을 닦는 정규) F.O
#2. 동네 큰 사거리 술집 앞(밤)
F.I
술 한 잔 거나하게 걸치고, 함께 한, 두 명의 연령회 분들과 인사를 나누는 정규. 연령회 1, 2는 주택 골목으로 손을 흔들며 떠나고, 정규는 자신에게 기대 있는 토마스를 부축하고는 택시를 잡는다. 택시가 와서 서자, 뒷문을 열어 토마스를 태우고는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지폐를 꺼내 펴서 택시기사에게 주며
정규기사님! 우왕빌라 203동 안까지 잘 좀 부탁드립니다.
토마스(몸도 못 가누며 내리려고) 아~ 형! 나도 딸내미 보러 갈래~
정규(정이 담긴 투로 장난스럽게) 됐어, 인마! 울 부녀 데이트에 네가 왜 껴? (택시 문 닫으며) 기사님! 출발
토마스(택시 창으로 고개 내밀고) 어디 딸 없는 놈 서러워 살겠냐?
택시 멀어지고
정규(그 모습을 보며) 딸 없는 놈 서럽지! (하고 웃으며)
핸드폰을 꺼내 1번을 꾹 누른다.
폰 화면에 ♡카지노 환수율-딸♡ 보이고, 통화 연결음(E) 들린다.
핸드폰 귀에 대고, 왼쪽 다리를 살짝 절며 걸어가는 정규.
#3. 학습지 회원의 집(동 시간)
학생과 나란히 책상 앞에 앉아 수업 중이던 카지노 환수율는 핸드폰 진동 소리에 통화를 누르곤 학생에게 ‘미안’이라 말하고 전화를 받는다.
카지노 환수율(소곤소곤) 어! 아빠! 나 수업 중.
#4. 주택가 골목길(동 시간)
어둡고 외진 살짝 언덕진 골목길. 카지노 환수율와 통화하며 걷고 있는 정규.
정규(덩달아 소곤소곤) 어! 그래? 많이 늦냐?
이때, 전화기에서 들리는 학생 목소리(E) 선생님! 다 풀었어요.
카지노 환수율(E) 아빠! 내가 끝나고 전화드릴게요.
정규(미안해서) 그래! 그래! 알았다.
#5. 산동네 언덕길/카지노 환수율의 빌라 앞(밤)
어두운 골목길 입구. 또각또각 구두 발소리(E) 나며, 조급하고 바쁘게 걷는 카지노 환수율 보이고. 그 뒤를 따르는 운동화 보이면, 카지노 환수율는 뒤에서 누군가 따라오고 있음을 느끼고 발걸음을 더 빠르게 언덕을 올라간다. 점점 가까워지는 뒷사람의 발소리, 눈앞에 자신의 빌라가 보이고, 뒤에서 곧 덮칠 듯 가까워진 인기척에 뛰는 카지노 환수율.
정규(앞에서 쓱 나타나며) 이제 오냐?
카지노 환수율(기겁) 으악! (한 발 뒤로 물러나는)
정규(같이 놀라) 아이고~ 왜 이렇게 놀래?
따라오던 남자는 두 사람을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며 유유히 지나던 길을 간다. 멋쩍어지는 카지노 환수율.
정규(걱정스러운 얼굴로 남자가 사라진 쪽을 보며) 너, 아빠 동네로 이사하지 그래? (주변 한 번 둘러보고) 동네가 너무 외졌어. (눈물이 그렁그렁 렁) 좀, 일찍 끝나는 일을 하던가?
카지노 환수율울 아부지, 취하셨어? 하하, 내가 그렇게 안쓰러워? (이그) 다들 이렇게 일하고 살아!
정규(할 말 없어지는, 곧 눈물 닦으며) 밥은?
카지노 환수율아니, 먹어야지! (정규의 팔짱을 끼며) 밑에 포차 아직 하던데, 가서 삼겹살 좀 궈 먹을까?
정규(금세 환하게 웃으며) 그래! 아빠가 사줄게!
#6. 실내포차(밤)
테이블 위 불판에 올려진 삼겹살 보이고, 카지노 환수율의 소주잔에 술을 따라주는 정규.
두 손으로 받고는 소주병을 받아, 정규의 잔을 채우는 카지노 환수율. 잔의 반쯤만 채우자 카지노 환수율를 보며 더 따르라는 듯 소주잔을 올려 들어 보이는 정규.
카지노 환수율(소주병을 내리고, 잔을 들어) 짠 하자고?
정규아빠가 맨날 얘기하지? 요즘 애들이나 칠부니, 뭐니, 하면서 술잔 안 채워 먹지! 우리는 꽉꽉 밟아야 정 넘친다고 (소주병을 잡아 잔을 마저 채우며) 알기나 몰라!
카지노 환수율는 으이그~ 얼굴 한 번 찡그리고는 집게로 삼겹살을 뒤집고 다른 손에 가위를 집어 든다.
정규(손을 내밀며) 이리 줘! 내가 하게. 넌 먹기나 해!
카지노 환수율(가위 안 주고) 아이, 내가 할게.
정규(기어이 집게와 가위를 뺏으며) 아이, 이리 줘! 나 삼겹살 자르는 자격증 있어! 내가 잘라야 맛나! (비스듬히 고기를 잘라서 카지노 환수율 앞으로 놓으며) 알기나 몰라!
카지노 환수율(어이없지만 그런 아빠의 사랑이 느껴져 미소) 못살아! 진짜!
고기를 상추에 싸는 카지노 환수율, 정규를 향해 팔을 펴며
카지노 환수율아빠! 아~ 해! 또 아저씨들한테 안주 다 양보하고 술만 드셨지? 집에 가서 새엄마 귀찮게 하지 말고, 먹고 들어가셔! 자! (상추쌈을 흔들며) 아~
정규(고기를 계속 자르며) 너 먹어! 아빠는 오늘 장례식에서도 많이 먹었어!
카지노 환수율(이그~ 손을 거둬 자기 입에 쌈 넣고) 누가 또 돌아가셨어?
정규(가위와 집게를 내려놓고, 소주 반 잔 마시고) 성당 할머니, 나이 들면, 밤새 안녕이라고 (맘이 안 좋아서) 에휴~ 그놈의 코레란지 코로난 지 때문에 장례식장이 너무 쓸쓸하다, 요즘.
오물오물 고기 먹고 뒤집으며 아버지 얘길 듣고 있는 카지노 환수율.
정규(속상) 아니, 장례식이란 게 사람들이 모여가지고, 돌아가신 분 추억해주고,좋은 곳, 가시라고 기도해 주고, 그래야 하는데 말야~ (소 주 잔을 마저 비우는
카지노 환수율는 정규가 잔을 테이블에 놓자 얼른 고기 한 점을 정규의 입에 넣으며
카지노 환수율안주 좀 드시라고요. 쪼옴! 맨날 안주도 안 먹고, 술만 먹어~ 속 다 버릴라고, 진짜!
읍! 하고 입안에 들어온 고기를 오물오물 씹으며 허허 웃는 정규.
카지노 환수율도 웃으며 고기 먹고, 정규의 잔에 술을 또 7부 정도 따른다.
정규(잔을 조금 올리며) 어허~
카지노 환수율아~ 참(하며 잔을 마저 채우는)
만족한 듯 웃으며 고기를 꿀꺽 삼키는 정규. 그러다 뭔가 답답한지 가슴을 툭툭 친다. 계속 침을 삼키며 가슴을 치는 정규. 불판의 고기를 뒤집던 카지노 환수율는 그런 아빠가 또 무슨 장난을 치시려고 그러나 하고 바라본다. 하지만, 정규는 얼굴이 점점 파랗게 질리고,
카지노 환수율(당황) 아빠! 왜? 걸렸어? (벌떡 일어나 정규 옆으로 가 등을 두드리며) 어떻게 뱉는 것도 안 돼
주변 사람들과 포차 주인도 무슨 일인가 부녀를 보고,
여전히 답답해하며 컥컥거리는 정규의 모습에 놀라서 계속 정규의 등을 팍팍 쳐대는 카지노 환수율. 그 기세에 고기가 내려갔는지 곧 혈색이 돌아오며 숨을 내쉬는 정규.
정규푸하~
카지노 환수율(여전히 등 두드리며) 괜찮아? 내려갔어?
정규(팔을 휘저으며) 아이고, 아퍼라~ 아주 아빠를 잡아라. 잡어!
카지노 환수율(민망해 멈추고) 놀랬잖아! (자리에 가 앉고)
정규이제 괜찮아! (식은땀을 닦으며) 아이고, 죽는 줄 알았네! (했다가 자신을 보는 카지노 환수율 안심하라고) 노인네들 다 이래! 사래도 잘 걸리고.
부녀를 보던 주변 사람들도 안심하며, 모두 각자 자기들 이야기로 돌아가고
카지노 환수율(놀라서 짜증 난) 아우~ 진짜 아빠 때문에 못 살아! (혹시) 틀니 안 맞는다더니, 잘 안 씹어지는 거 아냐? (것 봐) 싼 게 비지떡이라니까?
정규틀니 때문에 그런 거 아니거든~ 글구, 그 원장님이 나이는 좀 있으셔 도 얼마나 잘하시는데? 볼래? (입을 탁탁 부딪치자 ‘톡’ 앞접시로 떨 어지는 틀니/ 얼른 집어 입에 끼우고 민망함에 웃으며) 오늘 본드를안 붙여서 그래~
카지노 환수율(정규의 모습에 신나게 웃고서는) 으이구~ 망해가는 치과, 뭐라도 도 와주려고 그런 거 알거든?
정규아니거든~ 볼래? (하고 고기 한 점을 집어 씹으며) 돌을 씹어도 괜찮거든? 알기나 몰라! (하고는 고기를 씹는 척하다가 몰래 손에 뱉 어 내고 소주를 마신다.)
그런 아빠를 보며 웃고는 있지만, 왠지 불안한 카지노 환수율.
#7. 카지노 환수율의 사무실 외경(며칠 뒤/낮)
00 학습지 간판이 보이는 길가 5층 건물.
정규(F) 아빤데, 주차장으로 내려와 봐!
#8. 사무실 주차장 (낮)
지하 주차장에 도착한 카지노 환수율는 아무도 없자, 아빠에게 전화를 건다. 토마스가 운전하고 온 검은색 작은 경차 조수석에서 내리는 정규.
카지노 환수율(토마스에게 인사) 아저씨! 안녕하셨어요?
토마스 웃으며 고개 끄덕.
카지노 환수율(정규를 보고) 무슨 일 있어?
정규일은 무슨! (뿌듯한 얼굴로 카지노 환수율에게 차 키를 내밀며) 자! 받아!
카지노 환수율(어리둥절) 이게 뭔데?
정규(옆 친구를 가리키며) 토마스 아저씨가 아주 싸게 구해줬어! 너, 밤늦게 다니는데, 위험하잖아!
토마스(장난스럽게 삐죽거리며) 야~ 네 아빠가 아주 빨리 쓸만한 차 구해오라고 생떼를 쓰는 통에 피곤해서 혼났다~야!
카지노 환수율(차를 둘러보며) 와! 차 제법 쓸만해 보이는데요? (정규 보며) 돈도없으면서? 아빠 틀니나 새로 하시라니까..
정규새 차도 아닌데 뭘~ 싼 거야! 싼 거!
그래도 내심 좋은 카지노 환수율는 차 상태를 이리저리 살피고 그런, 카지노 환수율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정규.
#9. 동네 내과 환자 대기실(며칠 뒤/낮)
작은 동네의 한 내과, 벽에는 위내시경에 관한 검사 안내문과 발견할 수 있는 병의 종류 등을 써 놓은 안내문들이 보인다.
긴장한 듯 허리를 바짝 세우고 앉은 정규와 옆에 앉아 아빠의 어깨를 토닥이는 카지노 환수율.
동네간호사박정규 님!
진료실로 들어가는 정규와 카지노 환수율. 정규의 긴장한 얼굴.
#10. 내과 의사 진료실(낮)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착잡한 표정을 하는 동네 의사. 동네 의사 옆에 불안한 얼굴로 앉은 정규. 카지노 환수율는 그런 아빠의 어깨에 손을 얹고 서 있다.
동네 의사는 환자가 볼 수 있게 컴퓨터 화면을 살짝 돌리며, 화면에 정규의 내시경 영상을 보여준다. 식도를 막고 있는 분홍색 살덩어리 보이고, 동네 의사는 그 주변을 볼펜 끝으로 둥글게 돌려 보이며
동네의사이 부분이 식도를 꽉 막고 있어서 음식물 삼키시기 힘드셨던 거예요.
카지노 환수율(화면 가까이 몸을 기울여 보며) 저게 뭔가요? 살덩어린가요?
동네의사조직 검사를 보내 봤는데 (한숨을 한 번 쉬고는) 암입니다. 식도암!
순간 멈춤. 카지노 환수율는 눈을 깜빡거리고, 정규는 얕은 한숨을 쉬더니 눈을 발끝으로 내리깐다. 금세 깜빡거리던 눈에 눈물이 가득 찬 카지노 환수율가 눈물을 꾹꾹 누르며, 동네 의사에게 묻는다.
카지노 환수율선생님! 그럼, (화면 속 살덩어리 가리키며) 저것만 제거하면 괜찮은 거죠?
동네 의사 심각하고 무거운 표정으로 정규와 카지노 환수율를 한 번씩 보더니
동네의사빨리 큰 병원으로 가 보세요. 필요한 서류는 준비해 두었으니 함께 가져가시고요.
순간 축 처지는 정규의 어깨. 카지노 환수율의 벌게진 눈에선 눈물이 쏟아진다. 정규는 천천히 일어나 동네 의사를 향해 꾸벅 인사를 하며
정규선생님! 감사합니다.
카지노 환수율는 옷소매로 연신 눈물을 훔치며 소리 내어 울지 안으려 입을 틀어막는다. 진료실을 나서는 정규의 어깨가 한없이 땅으로 꺼진다.
#11. 진료실 문 앞(동 시간)
진료실 문을 닫은 카지노 환수율가 쏟아지는 눈물을 참으려 애써보지만 계속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어 옷소매로 연신 눈물 콧물을 훔쳐내고 있다.
문을 잡고 서서 차마 돌아서지 못하는 카지노 환수율의 어깨를 토닥토닥하는 정규.
정규(아무 일도 아니란 듯) 왔으면 가는 거지! 뭘 울어! 자연스러운 거야!(하고 돌아서며) 아빠 살 만큼 살았잖아!
카지노 환수율(눈물은 나지만 돌아서서) 의사가 죽는댔어? 병원 가랬지? 요즘 암은병도 아니야~ 수술하면 다 낫는다고, (아빠 흉내 내며) 알기나 몰라?
정규(눈물 꾹 참으며) 그래~ 그래! 점쟁이가 아빠는 아흔일곱 살까지 산다고 그랬다니까 (하고 웃어주는)
카지노 환수율(참았던 눈물 다시) 엄마가 너무 살고 싶어서 아빠한테 5년만 나눠달랬는데, 아빠가 1년도 안 나눠 줬잖아! 그니까 아빤 아흔일곱까지 다 살아야지! 왜 싸워보지도 않고 죽는단 말부터 해? (꺽꺽거리며 우는)
정규(카지노 환수율를 꼭 안으며) 그래~ 미안, 미안, 아빠가 잘 못 했다. 해 보지도 않고 포기하고? 그만 울어! 애같이 이게 뭐야? (카지노 환수율 얼굴의 눈물을 닦아주고는) 그런데? (정색하며) 너 아까 수술하면 다 낫는다고! 알기 나 몰라? 그랬지? (카지노 환수율 보면) 그거 내 거거든?
카지노 환수율는 눈물, 콧물 다 흘리다가 정규의 마지막 말에 어이없어 웃는다.
#12. 욘세대학병원 외경(며칠 뒤/낮)
센터별로 건물이 나뉜 대학병원 외경.
욘세대학병원 흉부외과 앞(동 시간)
담당 의사에게 진료를 보고 나오는 정규와 카지노 환수율.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병원 안에서 정신이 없는 정규는 지쳐 보인다. 진찰실 앞 간호사들 사이에서 미현이 두 부녀를 보고 다가온다.
미현아버지! 그래도 수술할 수 있다니까 너무 다행이에요! 힘내셔야 해요!
정규(미소 지으며) 그래요~ 고마워요~
미현(카지노 환수율의 손을 잡으며 나지막이) 너도 힘내고~
카지노 환수율(미현의 손을 마주 잡으며) 바쁠 텐데, 신경 써 줘서, 고마워!
둘의 자리를 비켜주듯 정규는 진료실 앞 대기실로 걸어 나가 빈 의자에 앉는다.
카지노 환수율는 멀찌감치 보이는 정규를 보며,
카지노 환수율긴 싸움이 되겠지? 아빠도 엄마 간병을 4년이나 하셨으니 각오는 하고 계실 거야! (미현 보고 웃으며) 그 덕에 넌 좀 자주 보겠다?
미현(카지노 환수율 팔 툭 치며) 이렇게 자주 보진 말자~아!
팔을 문지르며 씁쓸히 웃는 카지노 환수율.
#13. 욘세대학병원 지하 주차장/ 주차장 외부(낮)
정규가 사준 중고차에 오르는 두 사람.
카지노 환수율가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시키고, 정규는 뒷좌석에 앉아 창밖을 보고 있다.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오며,
카지노 환수율이 차 없었으면 어쩔 뻔!
정규(무덤덤하게) 너 타라고 산 건데...
카지노 환수율지금 타고 있잖아! (웃다가/사이/진심으로) 무튼, 너무 잘 샀잖아! 그치?
정규그러네.. (복잡한 심경으로 창 밖 보는)
#14. 정규의 집 외경 (밤)
우이천 옆 난간으로 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맞은편으로 새로 들어선 깔끔한 빌라들 한쪽으로 몇 채의 오래된 주택들 보인다. 그 주택 중 한 집 반지하 창문에서 빛이 길게 늘어져 어두운 길을 비추고 있다.
#15. 정규의 집 안/현관 앞(밤)
새시로 만들어 놓은 현관문을 들어가면, 성인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통로를 지나 거실문이 나오고, 정면으론 정규의 작업실이 오른쪽으로는 안방이 나온다. 초라하고 옹색한 살림이 정규의 욕심 없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안방에 모여 앉은 가족들. 카지노 환수율와 종희 정규가 둥글게 앉고 정규 뒤쪽 구석으로 새엄마가 과일을 깎고 있다.
종희(심각하게) 그러면 식도를 전부 제거한다고? 왜? 그냥 혹만 똑 떼어 내면 안 된대?
카지노 환수율그게 그냥 똑! 그렇겐 못 뗀대, 임파선 타고, 주변 장기에 퍼져 있어서
종희(마른세수하고는)아~ 참 내! 그럼, 수술하면 정상적으로 생활은 한 대? 먹는 거 말하는 거, 다?
카지노 환수율(심란) 잘라낸 식도 대신 위를 식도처럼 세워서 쓰면, 먹는 건 힘들지만 가능하고, 성대 근처에도 약간 전이가 있긴 한데 그건 수술해 봐야 안대.
종희(심란한, 괜히 정규를 보며) 아니, 아버지는 그동안 건강검진 한 번도 안 받으셨어요? 나라에서 해 주잖아?
정규(아들 눈치도 보이고 마음도 심란해뚱하게) 안 아픈데, 뭐 하러 검사를 해?
종희(답답한) 아파서 검사하면 늦지? 왜 건강검진이야? 아플까 봐 미리 보는거 아냐? (혼잣말처럼) 맨~ 다른 사람 죽은 데나 쫓아다니시고
카지노 환수율(동생을 보고) 그만해! 아빠 피곤해! 너도 그만 가! 부천까지 가려면한참이야! 니 집사람이랑 애들 기다리겠다!
종희(축~ 처진 아버지를 한 번 보고는 금세 안쓰러워) 아버지! 그래도 걱정 마요.요즘 옛날이랑 달라? 알지? 잘 챙겨 드시고, 체력이 있어야 이겨!
정규(씩 웃더니) 야 인마! 체력은 내가 너보다 나! 알기나 몰라!
종희(웃으며) 알았어! 알았어! (일어나며) 나 그만 가 볼게요. 너무 심란해 말고 잘 준비하고 계셔! 알았지?
정규(자기보다 커다란 아들 어깨를 토닥이며) 알았어! 걱정 말고, 넌 애들 이랑 장모님께나 잘해드려!
종희는 눈시울이 붉어지자 들키지 않으려 얼른 밖으로 나간다. 카지노 환수율는 종희를 따라 나가고, 정규도 나오려고 하자,
카지노 환수율아빠! 그냥 있어! 내가 배웅하고 올게.
정규(서운하지만) 그래!
#16-1. 우이천(정규의 집 앞 개천) 난간 앞(밤)
집 앞 개천 난간 앞에 세워 둔 종희의 차 앞에 나란히 서서 얘기하는 남매.
카지노 환수율(한숨) 다~ 나 때문이다. 항상 나 때문에.. (눈물을 참으려 고개를 들어 하늘 보며) 아휴~
종희쓸데없는 소리 할래?
카지노 환수율(하늘을 보며 무심한 듯) 아빠처럼 세상 긍정적이고 걱정 없던 사람이(사이) 왜 속이 저리, 다~ 썩었겠어?
종희(한숨 한 번 쉬고) 그런 소리 하지 마! 아버지 들으시면 더 속상해! (찔끔, 나온 눈물, 쓱 닦고) 그나저나, (살짝 뜸) 수술비는?
카지노 환수율(종희를 한 번 째려보고는 한숨) 마누라가 뭐 라디?
종희(쭈뼛) 아니, 장모님 관절 수술하고, 얼마 안 되다 보니까, 쫌, 힘들지~ 내 월급만으로, 애들 둘 캐어도 해야 하고.
카지노 환수율(끄덕끄덕) 허긴, 로봇수술비는 보험이 안 된다니 얼마가 나올지 모르지만, 일단 누나가 어떻게든 해 볼게. 안 되겠으면 도와달라고 할 테니까 너무 걱정은 말고, 정 안되면 대출이라도 해야지 뭐~ 필요한 건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종희미안해~ 누나! 누나도 건강 잘 챙기고, 이번엔 누나가 아버지 잘 잡아 드려야지!
카지노 환수율그래! 그래야지! (종희 어깨 툭 치며) 야! 처가살이하는 놈이 집사람 잔소리 듣지 말고 얼른 가라! 수술하는 날 일찍 오고.
종희(차 타고, 창문 열고) 그럼, 갈게!
차 떠나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 선 카지노 환수율.
이때, 뒤에서 조용히 다가오는 정규
정규종희는 갔냐?
카지노 환수율(놀라 보며) 어? 지금 막! 추운데, 왜 나왔어?
종희의 차가 빠져나간 자리에 서서 개천을 내려다보는 정규.
어두운 개천에 동동 떠 있는 오리 가족과 근처에 홀로 서서 물고기를 잡으려 물속을 노려보고 있는 쇠백로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함께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부녀.
정규아빠 수술받지 말까?
카지노 환수율뭔 소리야! 수술받고 얼른 나아야지!
정규수술비도 비싼데, 그거 받고도 안 나을 것 같으면 안 하는 게 낫지!
카지노 환수율(아빠 팔짱 끼며) 아빠! 나한테 아빠는 엄마고, 남편이고, 자식이고, 친구야! 알지?
정규가 카지노 환수율를 안타깝게 바라보면
카지노 환수율수술비 걱정 때문에 그래? 내 아버지 수술비지, 아빠 아버지 수술비야?
정규가 피식 웃으면 카지노 환수율도 웃으며
카지노 환수율아빠! 인생에 한 번은 이기적이라도 괜찮다는 얘기야! 아빠 살 생각만 해! 안 되면 나를 위해서 꼭 살아!
정규는 그런 카지노 환수율를 아련하게 바라보다가 조용히 쇠백로의 물고기 잡이를 바라본다. 카지노 환수율도 함께 바라보고 잠시 뒤 정규, 정면을 보며 나지막이
정규혹시 수술이 잘 못 돼도 너무 슬퍼하지 말아~
카지노 환수율(발끈) 아이참! 아빠! 그게 무슨 말이야? 재수 없게, 얼른 퉤 퉤 퉤 세 번 침 뱉어!
정규(옛 생각에 울컥) 이제라도 내가 걜 보러 가야 하는지도 몰라.
카지노 환수율(그렁그렁하던 눈물이 또르륵 떨어지며)
#17. 카지노 환수율의 사무실 안 회의실/사무실과 카지노 환수율의 집 거실 교차(회상시작/밤)
자막. 14년 전.
회의실에서 두 명 정도의 클라이언트가 앉아 있는 앞에서 유치원 아이들의 사진 앨범 디자인을 ppt로 띄워 놓고, 설명회 중인 카지노 환수율.
카지노 환수율(아기자기한 디자인 바뀌면) 이번에 귀사와 계약한 유치원, 어린이집 전용 앨범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갈 디자인입니다. 월별 아이들 행사에 맞춰 디자인한 내용과 선생님들이 쉽게 사진을 업로드만 하면 디자인 이 입혀지는 간편함이 장점이기도 합니다.
INSERT
사무실 카지노 환수율의 책상 위에서 핸드폰 깜빡이며 징~ 징~ 거리고
CUT TO
회의실 모두 나가고 카지노 환수율 서류를 정리해서 사무실 자신의 책상으로 나온다. 책상 위 핸드폰을 들어보면 (가람아빠 부재중 10통)와 있다. 문자 확인해 보면.
안상철(E) (짜증)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단호) 8시에 나 나가니까 빨리 와! 가람이는 재웠어.
카지노 환수율(어이없어, 통화 누르며 혼잣말) 아니, 애를 초저녁부터 재우고 어딜간다는 거야?
상철(F) 여보세요?
카지노 환수율미쳤어? 애만 놓고 어딜 가? (급히 가방 챙겨 들며) 나 지금 곧 가! (시계 보며) 한 시간?(아니) 한 시간 반 정도면 도착할 거야!
상철(짜증) 현장에 일 터졌대, 빨리 가 봐야 해!
카지노 환수율(욱해서) 그 회사엔 당신밖에 없어?
상철넌? 그 회사에 너밖에 없냐?
카지노 환수율이건, 내가 딴 계약이잖아! (말을 말자) 아! 됐고, 그럼, 해란 엄마한테내가 전화해 놓을 테니까, 거기 좀 맡겨! 큰길 건너 알지? 전에 살던
상철(한숨 섞어 뱉으며) 아니, 그럴 시간 없고, 장인어른이 한 8시 정도엔도착하실 것 같으니까, 난 나가볼게.
카지노 환수율아빠가? 그럼, 아빠 오거든 가! 애 혼자 두고 어딜 가겠다는 거야?
상철애 잠들었어!
카지노 환수율(걱정) 초저녁 잠, 금세 깬다고!
상철(F) (들은 척도 안 하고) 나 오늘 못 들어와!
뚝 끊기는 상철의 전화. 어이없어 다시 걸어보지만 받지 않고, 불안한 마음에 정규에게 전화를 거는 카지노 환수율.신호가 가기도 전에 받는 정규.
정규(F) 어! 그래. (택시를 잡는지) 택시! 택시!
카지노 환수율(초조해서) 택시 탔어?
#18. 부천역 버스정류장 앞/택시 안(동 시간)
버스 정류장 앞쪽으로 서는 택시.
서둘러 택시에 타는 정규
정규(걱정 가득) 지금 탔어~ 아이고, 근처 돌잔치 왔다가 가람이나 잠깐 보고 가려고 전화했는데, 이게 뭔 일이냐? 넌 일 나갔다며? 지금 가는 길이야? (에휴) 암튼, 십 분이면 도착해! 가람이 보면 다시 전화할 테니까너는 사고 안 나게 천천히 와! 알았지?
#19. 카지노 환수율의 차 안/도로(밤)
한시름 놓는 카지노 환수율. 멍하니 꽉 막힌 도로를 보고 있다가 화가 치밀어 오르는 카지노 환수율. 남편에게 전화한다. 소리샘으로 넘어가고, 녹음 남기는
카지노 환수율(분해서) 내가 모른 척해주니까 병신인 줄 알지? 현장 간다고? 웃기고 있네? 아무리 여자한테 미쳤어도 어떻게 지, 애도 안중에 없냐? 참아 줄래야 참아 줄 수가 없다. 너란 인간!
#20. 택시 안(동 시간)
정규(초조해져서) 기사님! 빨리 좀 부탁드립니다.
#21. 몽타주
1. 카지노 환수율의 집 거실/ 현관(밤)
상철은 작은 방에서 인형을 꼭 안고 잠든 가람을 한 번 확인하고, 시계를 본다. 7시 55분. 늦었는지 서둘러 외투와 차 키를 챙겨 나간다. 현관에서 신을 발에 끼고 채 신지도 않고, 문을 열고 뛰어나가는 상철. 현관문 닫히지 않은(현관문 도어록이 걸리지 않고 열려 있는 모습/C.U) 경고음 띠띠띠띠 소리(E)
2. 빌라 옆 주차장/가람의 방을 교차편집 (동 시간)
상철이 차에 타 시동을 걸 때, 동시에 잠이 깨 눈을 비비며 일어나는 가람.
차를 출발해 주차장을 떠나는 상철.
3. 카지노 환수율의 집 가람의 방/거실/현관/빌라 입구(밤)
인형을 꼭 끌어안고 울면서 방을 나오는 가람. 엄마를 부르며 거실을 두리번거리다가 열린 현관문을 보고 밖으로 나가는 가람. 1층인 현관문 앞에서 빌라 입구 유리문을 보면 문이 아직도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울면서 유리문을 밀고 나가는 가람.
4. 빌라 입구, 바로 앞 인도와 차도(밤)
가람은 울면서 빌라 입구를 나오고, 바쁘게 지나가던 남자와 부딪힌다. 넘어지는 가람. 가람의 인형은 차도로 떨어지고, 남자는 가람이만 일으켜 주고는 바쁘게 간다. 가람은 차도에 있는 인형을 보고, 차도로 내려가 인형을 잡는다. 그리고, 동시에 빵~~(E)하며 길게 울리는 클랙슨 소리와 가람에게 비추는 헤드라이트.
#22. 택시안/ 카지노 환수율의 집 빌라 앞 차도 (잠시 뒤)
카지노 환수율의 빌라 앞 2차선 도로에 선 택시. 정규는 택시 안에서 기사에게 돈을 건네며 건너편 앞을 보니 몇몇 사람들이 모여있다.(사고 낸 기사와 주변 도로 옆 상가 주민들 정도 )
택시기사(사고 난 곳 보며) 아이고, 여기 또 사고 났나 보네? (돈 받고, 잔돈 세며) 저기가 보행로 안전대가 없어서 애들이 사고가 많이 나요.
느낌이 안 좋은 정규는 기사에게 잔돈도 받지 않고 택시에 내린다.
택시기사(잔돈을 흔들며) 어! 손님! 잔돈이요
택시 앞을 가로질러 길을 건너려는 정규. 반대편 차선으로 뛰어나가는 순간 골목에서 나오던 차에 부딪혀 굴러 넘어진다.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일어나는 정규.
정규를 친 운전자는 “아저씨! 괜찮으세요?” 하며 뒤에서 부르지만, 돌아보지 않고, 받친 왼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간다. 사람들을 헤치고 보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가람과 피 묻은 인형.
정규(털석 주저앉으며)가.. 가람아...
#23. 가람의 장례식장 (다른 날/낮/회상 끝)
(배경음악 깔리고, 소리 없이 화면만)
다리에 깁스를 하고, 쩔뚝이며 제대 가까이 가서 들고 있던 가람이의 영정사진을 한 번 쓰다듬고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사진을 제대 위로 자리 잡아 올린다. 그리곤 향을 붙여 향로에 꽂는다. 뒤에서 검은 상복을 입은 카지노 환수율는 실신할 듯 가람의 이름을 부르며 사진을 향해 손을 뻗으며 울고, 곧가람의 영정사진을 잡아내려 끌어안고 대성통곡을 한다. 안타까워하며 그런 누나를 안고 우는 종희. 정규는 그런 카지노 환수율를 보고 눈을 꼭 감고 가슴을 친다. 이때, 상철이 상복을 입고 초췌한 얼굴로 조문실로 들어온다. 그 모습을 본 카지노 환수율는 상철에게 달려들어 주먹으로 상철의 가슴을 마구 때린다. 가만히 맞고 서 있는 상철. 그런 상철의 멱살을 잡고 흐느끼던 카지노 환수율는 주르르 주저앉으며 자신의 가슴을 때리고 울고, 바닥에 누워 소리를 지르고 발광하며 운다. 상철이 카지노 환수율를 잡으려 하자, 정규는 상철에게 다가가 상철의 따귀를 날린다. 바닥에 주저앉은 상철이 흐느끼며 정규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목놓아 운다.
#. 16-2 정규의 집 앞(현재/밤)
주저앉아 우는 딸을 일으켜 안아주는 정규. 더 크고 서럽게 우는 카지노 환수율. 그런 딸의 등을 토닥이는 정규.
정규(E) (눈물이 흐르는 걸 참으며) 자식새끼 가슴에 묻고 사는 니 속이 더 썩 어 문들어졌을 텐데, 이 아빠까지 아파서 힘들게 하는구나! (참아도 계속 흐르는 눈물)
카지노 환수율(정규의 품에 더 기대 울며) 아빠! 자꾸 그런 소리 하지 마! 이제 나한테는 아빠밖에 없는데, 그렇게 약한 소리 하지 마! (엉엉 우는)
정규(카지노 환수율를 토닥이며) 알았어! 아빠가 미안해! 아빠 씩씩하게 수술받고 꼭 나을게. 울지 마~ 우리 딸
두 사람의 꼭 안고 있는 모습 부감으로
#24. 욘세대학병원 2인 입원실(며칠 뒤/수술 전 날/낮)
짐을 풀고 있는 카지노 환수율, 정규는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침대로 와서는 창밖을 내다본다.
정규창가 자리라 좋네? 답답하지도 않고
카지노 환수율미현이가 신경 써 준거야! (가방에서 눈 모양이 그려진 캐릭터 수면 안대 빨간색과 하늘색 두 개를 꺼내 침대에 놓고) 아빠! 이거, 무슨 색 할래?
정규(하늘색 안대를 들어 보며) 이게 뭔데?
카지노 환수율(남은 빨간색 안대를 잡아 들고 눈앞에 대고는) 이거 쓰고 자는 거야! 병원은 밤새 불을 안 끄니까, 푹 자라고(하다 말고 깔깔거리며 웃는)
정규 보면,하늘색안대를 쓰고 카지노 환수율를 바라보고 있다. 눈 모양이 그려져 있어서 우스꽝스럽다. 깔깔거리던 카지노 환수율가 핸드폰 사진기를 켜서 사진을 찍자, 그 모습으로 양손의 엄지와 검지를 겹쳐 하트를 만드는 정규. 찰칵!(CG)
#25. 욘세대학병원 흉부외과동 로비(오후)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병원 로비에는 커다란 트리가 있고, 거기엔 사람들의 쾌유를 기원하는 소원 카드들이 달려있다. 그 앞에 서서 카드에 소원을 적는 카지노 환수율와 정규. 카지노 환수율는 카드에 ‘아빠 수술 잘 돼서 건강하게 해 주세요.’라고 쓰고 있다. 무심한 듯 카드를 트리에 걸고 있는 정규.
카지노 환수율(자신의 카드를 걸며) 뭐라고 썼어?
정규(멋쩍어서) 안 썼어! 이딴 데 적으면 뭐 이뤄지냐?
카지노 환수율(칫~하며 정규가 걸어 둔 카드를 힐끔 보며) 근데, 카드는 뭐 하러 걸었어?
정규그냥~
카지노 환수율이뤄져! 이뤄진다고,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는 말도 못 들었어? 알기나 몰라!
정규그거 내 거라니깐? 알기나 몰라!
함께 웃던 부녀는 위층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으로 걸어가며,
카지노 환수율위층 올라가 볼까?
정규올라가 봐야 다 병원이지 뭐~
카지노 환수율그렇지~뭐 (큭큭웃으며 주변을 두리번)
에스컬레이터 앞에 안내판 보이고, 카지노 환수율는 4층 수술실, 중환자실 확인(C.U)
두 사람이 에스컬레이터 앞에 서자 에스컬레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안전 안내 멘트가 흘러나온다. “급정거 시위험하오니 노란 선 안쪽에 서서 손잡이를 꼭 잡아 주십시오.”(E)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신기한 듯 놀라며에스컬레이터에 오르는 정규와 카지노 환수율
정규와!
카지노 환수율(의아해서) 왜?
정규(신기한 듯) 방금 들었어?
카지노 환수율뭘?
정규(놀라며) 얘가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지?
카지노 환수율(잉?) 뭔 소리야?
정규얘가 방금, 박정규 씨 위험하니까 손잡이 잡으세요. 그랬잖아?
카지노 환수율(어이없어서) 뭐?
정규(카지노 환수율의 말을 막으며) 가만있어 봐! 또 말한다. 또.
그 사이 한 층을 올라오고, 다음 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자동 입력된 멘트가 나온다. “급정거 시 위험하오니 노란 선 안쪽에 서서 손잡이를 꼭 잡아주십시오.”(E)
카지노 환수율와 정규는 그 자리에 서서 가만히 멘트를 들어본다.
정규너도 들었지? 박정규 씨 위험하오니 그러지?
카지노 환수율(???) 아니~
정규아냐~ 분명히 얘가 내 이름을 말했어! (장난) 오~ 거참 신기하네~ 어떻게 알았지?
다시 한번 멘트가 나오면, 카지노 환수율가 알아차리고는 깔깔 웃는다.
카지노 환수율(웃으며) 내가 아빠 때문에 못살아~ 박정규 씨가 아니고 급정거 시! 급 정거 시 위험하다고 하하, 다시 잘 들어봐!
정규(같이 웃으며) 근데, 꼭 박정규 씨라고 그러는 것 같다니까?
카지노 환수율(어이구) 아빠나 그렇게 듣지 아무도 그리 안 들려~ 아무튼, 내가 울아버지 때문에 웃는다 웃어! (하며 아빠를 향해 웃어 보인다.)
정규는 그래 그렇게 웃어라! 하는 표정으로 딸을 본다. 이때, 원내 방송에서 들리는 소리.
안내방송(E) 흉부외과 입원환자 박정규 님! 박정규 님께서는 지금 곧 1301A병동 간 호사실로 와 주세요. 흉부외과 1301A병동 302호 환자 박정규 님!
정규(오?) 이번엔 진짜 내 이름 말한 거 맞지?
카지노 환수율응! (웃으며) 그런 것 같은데?
정규와 카지노 환수율는 ‘아이코’ 하는 모습으로 서둘러 엘리베이터로 향한다.
#26. 1301A병동 간호사 스테이션 앞(낮)
A병동간호사(카지노 환수율를 보고) 아니, 두 분 다 핸드폰은 왜 안 받으세요? 내일 수술하실 분이 병실을 그렇게 비우시고(정규를 한 번 째려보는)
정규(고개를 두어 번 숙여 인사하며) 아이고, 정말 죄송합니다.
A병동간호사담당교수님이 수술에 관해 설명해 주시고, 환자분 사인받으실 거예요. 금방 다시 오신다고 했으니까 병실에 얌전히 계세요.
혼나는 학생들처럼 공손하게 손 모으고 선 정규와 카지노 환수율. 정규는 연신 미안하다며 인사하고, 카지노 환수율는 뾰로통해 있다.
#27. 1301A병동 간호사 스테이션 옆(간이 진찰실 정도)
환자의 차트와 영상들을 볼 수 있는 작은 방에 의자와 화면을 보며 나란히 앉아 있는 정규와 카지노 환수율. 화면에는 정규의 CT와 MRI 화면이 보이고, 검은색 바탕에 흰색 장기들을 보며 의사가 설명한다.
담당부교수(CT에서 해당 부위를 짚어가며) 여기 보이는 게 식도고, 요 옆에가대동맥인데, 이거 열어보고 너무 붙어있으면 그냥 닫을 수도 있어요. 식도암 환자는 5년 생존율 20%도 안 돼요.
참담한 정규의 표정과 그런 아빠를 보고 의사에게 화가 난 카지노 환수율!
담당부교수(계속 피곤한 듯 목을 뒤로 젖혀 좌우로 돌리고는) 수술이 불가하면 그냥 닫고, 식도 안에 스텐트를 삽입할 겁니다. 그럼 식사도 가능해지겠죠? 암 치료는 항암 방사선을 병행해서 하게 될 거고요.
INTERCUT 점점 어두워지는 정규의 얼굴.
담당부교수그렇지만, 식도암이 암중에서도 가장 힘든 암이라서 뭐, 거의 1~2년 안에 사망
카지노 환수율(말 끊으며) 저기요~ (버럭 할 것을 꾹 참으며) 생존율 사망률 이런 거, 별로 안 궁금하니까 아빠 수술 내용만 말씀해 주세요.
담당부교수(수술 동의서 태블릿 내밀며) 여기 그런 내용이 다 있어요. 수술실 들 어가셨다가 못 나오실 수도 있으니까, 다 듣고 알겠다고 이 동의서에 사인하시는 겁니다.
심각해지는 정규와 카지노 환수율.
담당부교수(태블릿을 가리키며) 다 이해하셨으면 여기, 여기 (다음으로 넘겨) 여기에 사인하세요.
정규는 펜을 받아 들고 담당교수가 말한 곳에 사인을 한다.
두려움, 걱정, 불안함이 가득한 정규의 얼굴을 보고 마음이 안 좋은 카지노 환수율.
#28. 욘세대학병원 정규의 입원실/복도(다음날 새벽)
안대를 하고 잠들어 있는 카지노 환수율. 정규는 그런 딸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카지노 환수율(잠꼬대) 살려주세요~
정규(잠꼬대하는 카지노 환수율를 미소로 바라보다) 녀석 이젠 좀 행복해지자! (눈물 흐른다)
이때, 병실 불이 환히 켜지고, 이동 침대를 들고 들어오는 남자 간호사와 A병동 간호사. 정규 눈물을 쓱 닦고
A병동 간호사(차트 확인하며) 박정규 님~
벌떡 일어나는 카지노 환수율.
카지노 환수율(안대를 벗으며 용수철처럼 튕겨 일어나, 슬리퍼를 신으며) 네! 네!
A병동간호사(정규에게 수술복을 건네며) 이거 갈아입으시고, 수술실로 갈 거예요. 정규 (수술복 받고) 감사합니다.
A병동간호사(카지노 환수율를 보고) 박정규 님은 중환자실로 가실 예정이라, 여기 입원실은 비워주셔야 해요. 아! 그리고, 수술하는 동안 보통은 보호자 대기실에 계셨었는데, 요즘엔 코로나 때문에 보호자 대기실은 폐쇄 중이니 가 시면 안 되고요.
카지노 환수율는 ‘그럼 어디 있으라는 거야?’ 하는 불만스러운 눈으로 간호사를 쳐다보고
남자 간호사 이동 침대 안전바를 내리면 정규 이동해서 눕는다.
A병동간호사 나서고, 남자 간호사 안전바 올리고, 침대 밀고 나가려는데,
카지노 환수율저기요. 그럼, 수술 끝났는지 어떻게 알아요?
A병동간호사문자 드려요. 예상 수술시간은 7시간 정도고요.
고개를 돌려 카지노 환수율에게 웃어 보이는 정규.
카지노 환수율(그제야 침대 쫓아 나가며) 잠깐만요. (다가가서 정규의 손을 잡고) 아빠! 잘하고 와! 알았지? 힘내!
카지노 환수율에게 웃어 보이며 다른 손으로 카지노 환수율의 손등을 토닥토닥하는 정규. 복도를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침대 위에서 정규는 자신을 향해 ‘아빠! 힘내!’라고 외치는 딸에게 손을 흔든다. 그리곤, 두 손을 가지런히 가슴에 모으고 긴장된 얼굴로 침을 꼴깍 삼키고는 성호를 긋고 두 눈을 감는다.
#29. 수술 대기실 안(새벽)
침대에 누운 정규의 눈에 보이는 하얀색 천장, 녹색 가운을 걸친 의사들. 긴장한 정규는 가슴에 올린 두 손의 깍지를 꼭 끼고, 눈을 감는다. 이때, 담당부교수 말소리 들린다.
담당부교수(E) 박정규 님! 이제 한참 주무실 거예요. 숫자 열까지 세 보실게요.
정규하나, 둘, 셋...(눈앞이 희미해진다)
#30. 욘세대학병원 4층 수술실 가는 입구/에스컬레이터 앞(새벽)
진료 시간 전이라 텅 비고 어두운 병원 진료실 앞. 청소하는 아주머니들만 왔다 갔다 하고 있다. 환자 대기석에 앉은 카지노 환수율. 카지노 환수율의 뒤로는 에스컬레이터가 보이고, 입원실에서 싸가지고 나온 트렁크를 밀었다 당겼다 하는 카지노 환수율. 맞은편 의자에는 종희가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다.
청소 아주머니가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에 걸레를 대고 서자 조용하던 에스컬레이터가 움직이며 안전 안내 멘트 나온다.
“박정규 씨 위험하오니 노란 선 안쪽에 서서 손잡이를 잡아주세요”(E)
밀던 트렁크를 멈추고, 아이처럼 울음이 터져버린 카지노 환수율.
카지노 환수율(으앙~) 왜? 왜? 박정규 씨로 들리는 거야! 왜?
놀라서 누나를 쳐다보는 종희는 영문을 모르겠다.
#31. 흉부외과 1층 로비(몇 시간 뒤/낮)
진료를 보기 위해 몰린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병원 안.카지노 환수율는 어제 카드를 적었던 크리스마스트리로 가서 어제 자신과 아빠가 적은 소원 카드가 있나 뒤적거려 본다.
카지노 환수율(보며)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라니까, 진짜...(눈물 닦는)
어느새 다가와 카지노 환수율의 뒤에서 카드를 보는 종희.
종희그게 뭔데?
카지노 환수율어제, 소원 카드 쓴 거, 난 테 안 썼다더니... (눈물 닦으며 미소)
종희아빠가 쓴 건지 어찌 알아?
카지노 환수율가 ‘이것 봐~’ 하는 모양으로 카드를 펼쳐 보여주면, 쓴 내용 자세히 안 보이고 마지막 박정규 올림만 보이면
종희(웃으며) 아버지답네! 당신 이름으로 예쁘게 카드 마무리하시고.
카지노 환수율 카드를 다시 잘 걸어 두며, 수술실 방향을 올려 본다.
카지노 환수율(E) 아빠! 힘내야 해!
INSERT
수술실에서 수술받는 정규의 모습.
CUT TO
자막. 수술 경과 10시간.
1층 로비에 앉아 있는 카지노 환수율와 종희.
진료시간이 끝난 저녁 시간이라 사람도 많지 않다.
카지노 환수율는 복잡한 심경에 또 눈물이 나자 고개를 들어 흐르는 눈물을 감춰본다. 그러다 벌떡 일어나서
카지노 환수율도저히 안 되겠다. 7시간 걸린댔는데, 수술 중이라는 문자만 계속 오고, 벌써 10시간 지났어! 올라가 봐야겠어.
종희어딜? 보호자 대기실에 못 들어간다면서?
카지노 환수율그 보호자 대기실 옆이 중환자실인데, 그 중환자실이 수술실이랑 연결 됐거든! 일단 가 볼래! 아빠 중환자실로 이동하는 거라도 볼 수 있을지 모르잖아!
일어나 짐을 끌고 가는 카지노 환수율. 이러면 안 될 것 같은데 하는 얼굴로 따라가는 종희.
이때, 문자 뜨고, 계속 수술 중 수술 중이라고 써진 메시지 밑으로 회복 중 메시지 뜬다.
카지노 환수율(서두르며) 야! 아빠 수술 끝났데, 빨리 가자!
#32. 중환자실 보호자 대기실/중환자실 입구(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들여다보는 카지노 환수율. 보호자 대기실엔 사용금지라고 쓰인 종이가 바닥에 뒹굴고, 먼저 자리 잡고 앉아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 사람들을 보며,
카지노 환수율(어이구) 하여간 사람들은 하지 말라는 말, 참~ 안 들어! (나도? 하고 잠시 생각)
이때, 들리는 이동 침대 굴러가는 소리(E)
종희(E) 누나! 누나!
슬로모션ㅡ카지노 환수율는 건너편에서 종희가 부르자 빛의 속도로 달린다. 중환자실 문이 열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정규가 누운 침대의 모습. 그 곁에 서 있는 동생이 빨리 뛰어오라고 손짓하고, 하지만, 침대는 중환자실로 들어가 버리고, 서서히 닫치는 중환자실 문.
카지노 환수율(손을 뻗으며) 잠~깐~만~요~
화면 정상속도로 바뀌고, 그냥 탁! 하고 닫쳐버리는 문.
종희 옆에 선 카지노 환수율. 잠시 문 앞에서 풀 죽어 고개 숙이고 있다가, 곧 중환자실 문에 난 작은 유리창 사이로 안을 들여다보며 속사포같이 질문을 던진다.
카지노 환수율아빤 어때? 깨셨어? 수술 부윈 봤어? 의사가 뭐 라디? 잘 된 거래? 아빠가 너 알아보디?
종희(누나를 가만히 보며 씩) 아이고, 나 아버지 한 30초 봤다. 정신은 있으신 것 같았어. 나보고 눈 깜빡이시더라.
카지노 환수율(종희 돌아보며) 정말? 진짜? (울움 터지며) 아! 진짜 감사합니다. 진짜 감사합니다. 저 착하게 살게요. 열심히 살게요. 감사합니다.
종희는 옆에서 피식 웃으며 누나의 어깨를 감싸고
종희수상소감하냐? (하면서 자기도 기뻐 미소 짓는)
카지노 환수율는 동생의 농담도 안 들리고 그냥 너무 좋아 눈에 흐르는 눈물을 쓱쓱 닦으며 활짝 웃는다.
#33. 중환자실 안(며칠 뒤)
얼굴이 해쓱해진 정규는 옆구리에 핏줄과 소변줄을 차고 있다. 심장박동 측정기는 손가락에 끼고, 코엔 산소호흡기를 끼고 있는 정규. 그래도 이젠 많이 회복된 듯 간호사가 곁에 오자 인사를 한다. 간호사가 정규에게 다가가 링거 호스로 약을 주사하고 있다.
정규(입이 말라 혀를 한 번 내밀었다 넣으며) 안녕하세요? (목소리가 변했다)
중환자실간호사(웃으며)네~ 따님이 아버지 궁금해서 죽겠나 봐요. 하루 두세 번씩 어떠시냐고 전화가 오네요.
정규(여전히 목소리 잘 나오지도 않지만 딸 얘기에 신이나) 그래요? 녀석 간호사님들 귀찮으시게... (하면서도 좋아서) 우리 딸이 어려서부터 이 아빠밖에 몰라요. 우리 딸 이름이 카지노 환수율예요.
중환자실간호사이름 이쁘네요. 무슨 뜻이에요?
정규아버지의 ‘지’, 어머니의 ‘니’ 자를 따서 지었죠! 내가 걔 아버지고, 집사람이 어머니니까 우리가 이제부터 니부모다! 그런 의미로 순 한글 이름이에요~
중환자실간호사어머, 너무 잘 지으셨네요~ 저는 램프의 요정 카지노 환수율 생각했는데.. 하하
정규램프요정? 그 파란색 덩치요?
정규(E) 우리 딸이 파란색이란 말이야? 얼마나 뽀얗고 이쁜데! 알기나 몰라~(곧 환한 미소 지으며) 카지노 환수율야! 아빠 살았다.
#34. 욘세병원 일반병실(며칠 뒤/낮)
침대에 누워 잠든 정규. 복잡한 기계들은 거의 다 뺀 상태다. 곁에서 정규의 수술 후 고인 피 배출량과 소변량을 체크하는 카지노 환수율. 침대 끝에 걸린 차트에 날짜와 시간을 체크해 용량을 적고 다시 걸어 둔 카지노 환수율는 아빠 가까이 다가가 자는 모습을 지켜본다. 틀니를 빼고 있어 볼이 더 움푹 파여 핼쑥해 보이는 정규.
꿈을 꾸는지 활짝 웃더니 ‘허~’ 하고 소리까지 내는 정규. 그 모습이 재밌어서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는 카지노 환수율. 화면 안에 보이는 정규는 뭔가 맛있는 걸 먹는지 입을 오물거린다.
카지노 환수율(눈물이 핑) 벌써 일주일인데, 얼마나 배고플까?
이때, 들어오는 간호사.
일반실간호사(링거 확인하며) 박정규 님~ 일어나서 운동하세요. 그래야 피도 빨리 빠지고 폐도 회복이 빨라요. 레블라이져도 열심히 하셔야 가래도 빠지고요.
부스스 눈을 뜨며 일어나는 정규
카지노 환수율(나가려는 간호사를 보고) 물은 언제 먹어요? 죽은요?
일반실간호사다음 주에 수술 집도하신 교수님 회진이세요. 그때 여쭤보세요. 일단 뭐든 운동하셔야 해요. 그래야 회복도 빨라요.
#35. 일반병실 복도(낮)
환자들이 한 줄로 바닥에 그려진 화살표를 따라 걸으며 운동하고 있다. 정규는 이동 링거대에 피통, 산소통 링거를 달고, 두 손으로 링거대의 손잡이를 꼭 잡고 달달 떨며 천천히 걷고 있다. 넘어질까 옆에서 조마조마한 카지노 환수율. 이때, 모든 줄을 다 제거하고 링거 하나 달랑 단 환자가 링거대를 한 손으로 잡고 한 손으론 통화를 하면서 정규를 지나쳐 간다.
정규(그 환자를 부럽게 쳐다보며) 와!
카지노 환수율(두 손 꼭 링거대 잡은 아빠 보며) 아빤 언제 한 손 놓냐?
정규(결의에 찬 눈빛으로) 나도 꼭 한 손으로 전화기 잡고 다닐 거야!
#36. 몽타주
카지노 환수율(N) 한 손에 핸드폰을 들고 한 손으로 링거대를 끌겠다며 열심히 운동하 던 아빠는
1. 복도를 열심히 걷는 정규.
2. 폐 운동 볼을 열심히 입으로 부는 정규
3. 링거대를 한 손으로 잡고 걷는 정규가 어딘가에 멈춰 서면
카지노 환수율(N) 드디어 멋있고 폼 나게 한 손으로 링거대를 잡으셨다.
4. 소변 통을 한 손에 다른 한 손엔 링거대를 잡고 화장실 앞에 서 있는 정규.
카지노 환수율(N) 핸드폰이 아닌 소변 통을 들고, 화장실 앞에
5. 병실 한쪽에서 카스텔라 한 조각과 요플레를 섞고 있는 카지노 환수율
카지노 환수율(N) 그리고 두 주 만에 입으로 음식을 드셨다. 식도가 없이 위로 음식을 바로 잘 내려보내는지, 상처는 잘 아물었는지 카스텔라와 요플레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6. 침대에 앉아 식사 테이블을 펴고 카지노 환수율가 준 카스텔라를 받아 든다. 입으로 음식을 먹는다는 기대에 마음이 급하지만, 성호를 긋고 후다닥 기도 후 그제야 한 숟가락 입에 넣는 정규.
카지노 환수율(N) 힘겹게 힘겹게 삼키고는 한참을 가만히 있던 아빠 하신 첫마디는.
정규와! 뭐가 이렇게 맛있냐?
놀라서 긴장했다가 아빠의 반응에 정규를 한 번 째려보고는 금세 안도하며 환하게 웃는 카지노 환수율.
#37. 카지노 환수율의 새로 이사할 원 룸 (몇 주 뒤/낮)
정규가 붓을 들고 낡은 문과 창틀을 하얀 페인트로 칠하고 있다. 카지노 환수율도 곁에서 같이 칠하고 있다.
카지노 환수율(걱정) 아빠! 힘들어. 좀 앉아 쉬어.
정규(신나서) 아냐! 하나도 안 힘들어. (거실 벽을 보며) 저기엔 꽃 그림을 하나 그려줄까?
카지노 환수율나 그려 줄 시간도 있어? 그럼, 난 꽃 말고, 바다 그림! 난 아빠, 바다 그림이 젤 좋더라.
정규그래? 그러지 뭐, 근데? 너, 내일 시간 돼? 아빠랑 삼각지 좀 나갔다 오자!
카지노 환수율나야, 이제 백수라 시간은 많지만, 삼각지는 왜?
정규(뒤돌아 창들을 칠하며) 아빠 아프다고 이것저것 도와주신 분들한테 드리려고 그림 좀 그려놨어! 액자 좀 하러 가자고,
카지노 환수율그래! 그러지 뭐~
콧노래를 하며 방문을 칠하는 정규. 그런 정규의 뒷모습을 보며, 수술 전보다 마르고 늙어 보이는 정규의 모습이 안쓰러워 한참 바라보는 카지노 환수율.
#38. 몽타주
1. 삼각지 화방 앞/화방 앞 카지노 환수율의 차 안(낮)
액자 대여섯 개를 들고 화방을 나오는 카지노 환수율. 차의 뒷좌석에 액자를 싣는다.
주인은 문 밖까지 나와 정규와 손을 마주 잡고 흔들며 인사를 한다.
카지노 환수율는 운전석에 오르고, 정규도 보조석에 탄다.
차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손을 흔들고 있는 화방 주인을 백미러로 보는 정규.
2. 장애인 복지관 입구/복지관 사무실(낮)
휠체어를 탄 사람들과 몸이 불편해 보이는 장애인들이 왔다 갔다 하는 장애인 복지관 북부지구 간판 보이는 입구.
사무실 안에선 정규가 사무장에게 액자를 전달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3. 성당 입구/ 성당 내부(낮)
신부님과 수녀님께 액자를 전달하는 정규.
수녀님은 웃으며 그림을 받고, 신부님은 정규와 웃으며 악수를 하더니, 두 손을 정규의 머리에 얹어 안수 기도를 해 준다.
성당 올라가는 계단에 예수님이 어린양을 안고 있는 그림이 걸리는 모습을 보는 카지노 환수율와 정규의 흐뭇한 표정.
4. 그림반 교실(낮)
이젤 위에 그간 그리던 캠퍼스를 올려두고 그림을 그리는 할머니들.
정규는 할머니들의 그림을 코치해 주고 직접 수정해 준다.
수업이 끝나고, 할머니들에게 인사하며 한 분 한 분 악수를 나누는 정규.
카지노 환수율(N) 아버지는 그렇게 주변을 차분하게 정리하고 계셨다.
#39. 욘세대학병원 종양내과 건물 외경(3개월 후/낮)
병원 외경 부감으로 보이며, 자막 항암치료 3개월 후
#40. 욘세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 진료실 안/문 앞(낮)
그간 치료해 온 장기의 MRI 영상을 보고 있는 교수. 정규와 카지노 환수율는 교수의 책상 옆쪽으로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끼고 앉아있다. 정규는 휠체어에 앉아 있다. 그간 많이 수척해져 있고, 숨을 쉬는 것도 편치 않아 보인다.
종양내과교수(표정 좋지 않은) 후~ 지금 쓰는 항암제가 잘 맞지 않는 것 같네요. (정규를 보고) 숨 쉬는 건 좀 어떠세요?
정규(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습니다.
종양내과교수(살짝 웃어 보이며) 안 괜찮아 보이시는데? 부정맥 있으신 건 좀 어때요? 항암치료 전에 꼭 심전도 체크 하고 오셔야 돼요!
정규(고개 끄덕이고)
카지노 환수율(기운 없는 정규를 보고) 교수님! 수술 잘 됐다고 하셨는데, 왜 이렇게 힘들어하실까요? 항암제 때문인가요?
종양내과교수(조심스럽게) 음~ 워낙 늦게 발견해서 보이는 식도와 연결된 암덩이 들은 제거를 했는데, (하~) 폐, 간, 대장, 뼈에 (고개를 젓는) 이미 암세포가 너무 많이 퍼져 있어요.
카지노 환수율는 생각지도 못한 말에 기가 차다. 그러나, 정규는 스스로의 몸 상태를 알고 있는 듯 무덤덤하게 앉아 있다.
#41. 욘세대학교병원 앞 약국/장례식장 앞/차 안(오후)
약국에서 약을 받아 나오는 카지노 환수율. 차 안에서 장례식장을 가만히 바라보는 정규. 차에 타는 카지노 환수율. 창밖 장례식장을 보는 아빠를 보고
카지노 환수율(시동 걸며) 뭘 그렇게 봐?
정규아빤 여기 말고, 늘 아빠가 친구들 보내주던 동네병원이면 좋겠는데... 여긴 친구들이 오기 너무 멀다.
카지노 환수율(나약해지는 아빠가 짜증 나서) 죽을 사람이 산사람 오기 먼 거 생각해? 죽어서 뭘 안다고? 올 사람 오고, 안 올 사람 안 오겠지!어차피 코로나라 사람들도 안 와!
정규(말없이 창밖보다 혼잣말처럼) 죽으면 진짜 끝일까?
카지노 환수율(울컥) 죽긴 누가 죽는다고 그래? 자꾸! 살생각을 해야지! 짜증 나게...(눈물 삼키는)
잠시 말없이 각자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는 두 사람.
카지노 환수율에이씨~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고는 차출발한다)
#42.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시내 도로(낮)
아무 말 없이 운전하는 카지노 환수율. 뒷좌석에서 창밖만 바라보는 정규.카지노 환수율는 백미러로 아빠를 본다.
카지노 환수율(애써 환하고 밝은 목소리고) 아빠! 힘들어서 그러지? 조금만 힘내자! (백미러로 정규 보며)응?
정규(백미러에 비친 카지노 환수율의 눈을 보고 웃으며) 그래! 힘낼게.
카지노 환수율(마음이 계속 쓰이는) 아빠! 오늘은 산바람 좀 쐬면서 집에 갈까? 막히는 시내로 가지 말고?
정규좋지! (미소)
카지노 환수율(밝게 웃으며) 오랜만에 아빠랑 제대로 된 데이트 하겠네~
좌회전 차선에 선 카지노 환수율의 작은 검은색 소형차가 좌측방향등을 깜빡깜빡 깜빡이고 서 있다.
#43. 스카이 웨이 팔각정 전경 (맑은 낮)
산 위 스카이 웨이에 도착한 차 부감으로.
차에서 내리는 카지노 환수율와 정규. 카지노 환수율가 정규를 부축해 근처 벤치로 가는 모습작게 보이고.
#44.-1 팔각정 주변 벤치(낮)
커피를 들고 산 아래쪽을 보며 차를 마시고 앉아 있는 두 사람.
정규(진지하게) 카지노 환수율야~
카지노 환수율(계속 풍경 보며) 응?
정규(같이 풍경 보며) 너 이제는 나쁜 생각 안 할 거지?
카지노 환수율(갑작스러운 얘기에 당황해 아빠보고) 응? 무슨 말이야?
정규(카지노 환수율를 돌아보며) 너 가람이 그렇게 가고 죽겠다고 그랬을 때,
#45. 몽타주 (과거회상)
1. 부천대학병원 응급실(밤)
자막 14년 전.
양쪽 팔목에 피를 뚝뚝 흘리며 정규의 등에 업혀 들어오는 카지노 환수율.
정규(온몸이 땀과 피범벅이 돼서 절규하듯) 살려주세요. 우리 딸 좀 살려 주세요. 의사 선생님! 우리 딸 좀 봐주세요.
2. 베드에 누운 카지노 환수율의 심박동 체크기가 삐 소리(E)를 내고, 의사들 코드블루 외치며 카지노 환수율의 침대로 모여든다. 의사들은 심폐소생술을 하고, 동공 반사 보기도, 카지노 환수율의 얼굴을 찰싹찰싹 때리기도 한다.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보며 넋이 나간 정규.
정규(E) 아주 잠깐이지만 네가 죽은 줄 알고 의사들이 달려들어 니 눈을 까뒤집고, 심장을 압박하고 따귀를 때리며 난리를 칠 때, 아빤 그 옆에서 아무것도 못 하면서, ‘앞으로 난 못 살겠구나! 살 필요 없겠구나!’싶더라. 딸을 살리러 갔는데, 죽겠다던 네심정을 알게 된 거야!
3. 심장이 다시 뛰고, 심박동 체크기의 숫자도 올라간다. 의사들 땀을 닦으며 흩어지고 한 명만 남아, 카지노 환수율의 상태를 계속 확인한다. 정규가 카지노 환수율 곁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카지노 환수율가 눈을 떠 자신을 보자. 고맙다 고맙다를 중얼거리며 서럽게 우는 정규. 누워있던 카지노 환수율는 정신을 차리고, 그런 정규를 보고 울음을 터트린다.
#44.–2 팔각정 주변 벤치(현재/ 낮)
벤치에 앉아 훌쩍거리는 카지노 환수율.
옆에 앉아 먼 곳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가는 정규.
정규(웃으며) 그때, 살아줘서 고맙다. 그 덕에 아빠 즐겁게 잘 살았어.
카지노 환수율(훌쩍 거리며 정규를 보는)
정규그리운 사람들이 너무 많아, 울 어머니, 아버지, 내 첫사랑, (카지노 환수율를 힐끔 보며) 내 첫사랑은 네 엄마다! (웃고) 그리고, 내 첫 손녀 가람이까지... (안쓰러운 눈으로 카지노 환수율를 보며) 너무 애쓰지 마! 너 힘든 거 아빠 싫어!
카지노 환수율(눈물이 그렁그렁하다가 씩씩하게) 아! 뭔 소리야? 아빤 살 거야!분명히,나한테서 아빠까지 뺏어갈리 없어! 그렇게 전부 가져갈 리 있겠어? 그럼, 그때 그냥 죽게 뒀어야지? 그치? 안 그래?
정규너도 경험해 봐서 알지만, 마음의 준비를 해 두는 게 좋아!
카지노 환수율(절레절레) 아빠! 약해지지 마! 나 아빠랑 헤어지기 싫어!
정규는 카지노 환수율를 가엾게 쳐다보며 볼에 흐른 눈물을 닦아준다.
#46. 카지노 환수율의 집(그날 밤)
책상에 앉아 노트북으로 각 장기에 맞는 항암제와 약에 대한 정보를 보고 있다.
이때, 울리는 핸드폰. 화면에 발신인 박정규 씨 뜬다.
카지노 환수율(웃으며) 응~ 아빠!
새엄마(F) (다급하게 더듬더듬) 아.. 아빠가, 수.. 숨을 모.. 못 쉬... 쉬.. 어.
카지노 환수율(벌떡) 네? 숨 못 쉬겠대요?
새엄마(F) (더듬더듬) 어.. 얼 얼굴이.. 파.. 파래.
카지노 환수율119, 119 불러!
새엄마(F) (더듬더듬) 1..1...9 가.. 몇.. 몇 번이야?
카지노 환수율(답답) 알겠어요. 제가 119에 전화할 테니까 아빠 외투 입혀주세요.
전화를 끊고는 서둘러 119에 전화하는 카지노 환수율.
119 대원(F) 네!
카지노 환수율저희 아빠가 숨을 못 쉬고 계신대요. 옆에 엄마 계시긴 한데,장애가 좀 있으세요. 그래서 제가 신고하는 거고요. 상태가 어떠신지 제가 지금 모르겠어요. 저도 출발할 테니 빨리 가 주세요.
119 대원(F) 출동하겠습니다. 연락드릴 테니 전화기 잘 가지고 계세요.
카지노 환수율네~(긴장한)
#47. 정규의 집 (잠시 뒤/밤)
얼굴이 파랗게 질려 컥컥 숨이 넘어가고 있는 정규. 옆에서 쩔쩔매며 서 있는 새엄마. 119 대원이 비좁은 집안을 보더니 들것을 밖에 두고, 몸만 들어와 정규를 업는다.
#48. 도로 위 (밤)
119 응급차가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며 달린다.
신호가 걸려도 삐뽀삐뽀 거리며 쭉쭉 달리는 응급차.
#49. 카지노 환수율의 차(동 시간)
하지만, 신호마다 걸리는 카지노 환수율는 초조한 얼굴로 운전해 욘세대학병원 응급실을 향한다.
#50. 욘세대학병원주차장/응급실(잠시 뒤/밤)
주차를 하고, 응급실로 뛰어나오는 카지노 환수율. 먼저 도착한 종희가 응급실 앞에 서 있다.
카지노 환수율(종희보고 다급하게) 아빠는?
종희산소포화도 너무 낮아서 기관삽관 해야 한다고 해서 동의했어.(복잡한 표정으로)안 하면 죽는데서...
카지노 환수율그래! 잘했어! 잘했어! 그럼, 아빠는 언제 볼 수 있대?
종희폐기능이 조금 돌아오면 중환자실로 올릴 건데, 저 삽관하면 위험해서 계속 잠을 재워야 한데, 폐기능이 돌아와야 나 아빠 눈 뜬 거 볼 수 있을 텐데...
카지노 환수율눈 안 떠도 좋으니까 아빠 봐야지! 못 들어간대?
종희코로나 때문에 한 명씩밖에 못 들어간대, 지금 새엄마 들어가 있잖아!
카지노 환수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함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주저앉는다. 이때, 응급실 문에서 나오는 새엄마.
새엄마(목에 건 보호자 출입증 카지노 환수율에게 건네며) 아.. 아빠... 여.. 옆에.. 니.. 니.. 네가 이.. 이.. 있어!
카지노 환수율는 얼른 목에 출입증을 걸고, 종희 보면, 끄덕이는 종희, 카지노 환수율는 응급실 안으로 들어간다.
#51. 응급실 안(밤)
제일 안쪽 베드로 들어가는 카지노 환수율.
눈은 감고 입으로 삽입된 관이 움직이지 않게 입 주변으로 반창고를 붙여 놓은 정규. 그리고, 온몸에 달린 기계의 선들. 퉁퉁 부은 팔과 다리.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가슴 아픈 카지노 환수율.
정규의 곁으로 가서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정규의 부은 손을 잡는다.
카지노 환수율(씩씩하게) 아빠! 나 왔어!
미동도 없는 정규.
카지노 환수율(정규의 손을 꼭 잡으며) 아빠! (E. 제발... 제발... )
카지노 환수율는 결국 무너져 정규의 손을 잡고 통곡한다. 갑자기 빨라지며 치솟는 정규의 심장박동. 심장박동기에선 삐삐삐(E)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려대고, 놀란 카지노 환수율는 급하게 의사를 부른다.
카지노 환수율선생님! 여기요~ 선생님!
응급실의사 달려와 살피는데, 치솟아 뛰던 심장박동기가 20까지 내려가 버린다. 응급실의사 정규의 위로 올라가더니 심폐소생을 시작한다. 얼이 빠져 그런 모습을 보는 카지노 환수율.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옆에서 링거로 약을 주사하는 다른 의사. 조금 있다가 정상수치로 돌아온 심장박동.
카지노 환수율(정규의 얼굴을 보고 조심스럽게 이마에 흩어진 머리를 쓸어 올려 주며) 아빠! 잘 버텼어! 잘했어!
전혀 미동도 없는 정규의 얼굴의 바라보며 두 손으로 자신의 눈물을 닦고는 긴 한숨을 내뱉는 카지노 환수율
응급실의사(정규의 몸을 살피더니) 아~ 갈비뼈가 부러지신 것 같아요. 정말, 이 몸으로 어떻게 버티고 계신지. 많이 고통스러우실 텐데. 아버님께 선 정신력으로 버티고 계신 거예요.
의사의 말을 듣고 정규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카지노 환수율.
#52. 응급실 앞(다음날 낮)
응급실 밖으로 나오는 카지노 환수율. 종희가 앞에 서 있다.
카지노 환수율(보호자 목걸이 건네며) 아빠 보고 나와!
종희(?)
카지노 환수율너무 힘들어 보여! 보내드려야 할 것 같아! 너 보구 나와. 그리고 엄마 들어갔다 오시라고 하고, 누나 커피 한 잔 마시고 올게.
종희는 눈물을 훔치며 응급실 안으로 들어간다.
#53.-1 병원 안 커피숍/병원 정문 앞 벤치(낮)
커피를 받아 들고 정문 쪽 벤치로 가 앉는 카지노 환수율
핸드폰에 녹화된 동영상을 틀어보는
#54. 병원 정문 앞 벤치 (회상/낮)
(수술하고 한 손으로 링거대 잡고 걷는 연습 할 때의 회상.)
한 손으로 링거를 끌고 밖에 벤치로 걸어와 앉는 정규. 뒤에서 커피를 들고 따라와 아빠 곁에 앉는 카지노 환수율
정규(한 손을 돌려가며 다른 손으론 링거대를 잡고) 아빠 이제 폼 좀 나지?
카지노 환수율(걱정) 아~ 추운데, 감기 걸려, 얼른 들어가자!
정규(카지노 환수율 손에 든 커피 보며) 너 그거 한 잔 마실 때까지만, 넌 환자도 아닌데, 거진 한 달을 병원 안에만 있었잖아!
정규는 어서 마시라는 듯 손을 올렸다 내린다.
카지노 환수율(커피 후 불며) 아! 아빠가 지난번에 자면서 잠꼬대하는 거 동영상 찍었는데, 볼래?
정규(카지노 환수율의 핸드폰 보며) 내가 잠꼬대를 했어?
핸드폰에서 동영상을 찾아 정규에게 틀어준다.
INSERT
#55. 욘세대학병원 입원실
틀니를 빼고 있어 볼이 더 움푹 파여 핼쑥해 보이는 정규.
꿈을 꾸는지 활짝 웃더니 ‘허~’ 하고 소리까지 내는 정규.
화면 안에 보이는 정규는 활짝 웃으며, ‘고마워!’ 하고는 뭔가 먹는지 입을 오물 거린다.
부녀는 동영상을 보며 웃고,
정규(멀리 바라보며 행복한 모습) 이날 꿈인지는 모르겠는데, 네 엄마를 봤어!
카지노 환수율(신기) 진짜?
정규날 더러, 그때 그 점쟁이 사기꾼이라고 하더라?
카지노 환수율(헐~)으응?
정규그래서 내가, ‘허!’ 하고 웃으면서 ‘그래서 당신이 더 못 살았구나!’ 그랬지! 그러니까 네 엄마가 ‘여기서 같이 살면 되지’ 그러곤 웃더라고.(모습이 그려지는지 흐뭇한 모습으로) 여전히 이쁘게.
카지노 환수율(듣기 좋아서) 아이고~
정규근데, 저~기서 웬 꼬마가 ‘할머니~’ 그러면서 달려오는 거야!
카지노 환수율(입을 앙 다물고 눈 커지며) 누구야?
정규누굴까? (카지노 환수율를 보면)
카지노 환수율(그새 그렁그렁 눈물이 차오른) 가람이?
정규(끄덕끄덕) 그러더니, 나를 보고 ‘할아버지 배고파? 아~ 해봐!’ 그러곤 사탕을 하나를 입에 넣어주더라고~ 그리고, ‘할아버지 또 봐~’ 하곤, 네 엄마랑 손을 잡고 갔어!
카지노 환수율는 엄마와 가람이가 함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마음이 따뜻해져 한 손을 가슴에 얹었다가 무릎에 내려놓는다.
정규(카지노 환수율의 손을 잡고)가람이가 엄마랑 있다고 생각하니까 좋지
카지노 환수율는 고개를 끄덕끄덕
정규그런 거야! 마음먹기 나름인 거, 누구나 한 번은 다 죽지 않니? 이왕 가는데, 고생했다고 칭찬도 좀 해주고, 좋은 곳 가라고 잘 빌어줘~ 슬퍼만 하지 말고 말이야! 떠나는 사람 발걸음 무겁지 않게
#53.-2 병원 안 커피숍/병원 정문 앞 벤치(현재/낮)
카지노 환수율의 손에 크리스마스 카드가 들려있다. 카드를 열어보더니 식은 커피를 벌컥벌컥 마시고 일어나 응급실로 향하는 카지노 환수율.
#56. 응급실 안(오후)
심장박동이 또 치솟았다가 떨어지고, 의사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링거에 약만 투입하고 간다. 그러는 동안 아무런 미동도 없는 정규를 보는 카지노 환수율. 카지노 환수율는 두 손으로 아빠의 얼굴과 머리를 쓰다듬으며,
카지노 환수율울 아버지 참~ 잘 생겼다! 이 모습. 내가 꼭꼭 가슴에 담아 기억할게. 박정규 씨가 내 아빠였다는 거, 카지노 환수율를 많이 사랑하고 갔다는 거. 사람들을 좋아하고 도우면서 착하게 살다 행복하게 갔다는 거. 내가 다 기억할게요.
정규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카지노 환수율(주머니에서 크리스마스 소원카드를 꺼내며) 아빠 소원대로 아빠의 마지막은 좋은 곳으로 가는 파티처럼 해 줄게요. 이제 그만 아프고, 편안한 곳으로 가세요. 내 걱정은 말고
(미소 지으며 아빠 눈에 눈물을 닦아주며) 울어? 왜 울어~ 좋은 데 가는데, (정규의 눈에 계속 눈물이 고이고) 가자! 여기 말고, 아빠 장례 봉사하던 동네병원으로 가서 아빠 마지막 가는 길 파티하자!
정규의 눈에서 고였던 눈물이 흐른다.
카지노 환수율내가 아빠 보고 싶은 분들 다~ 모실테니, 다~ 보고, 인사 나누고 가~(눈물이 앞을 가리는) 가서 우리 가람이랑, 엄마랑, 할아버지,할머니, 그리웠던 분들이랑 재밌게 지내고.
정규의 눈에 눈물이 또 고이고 또 흐른다.
카지노 환수율(눈물을 삼키며) 그리고, 나는 걱정 마! 아주 천천히 재밌게 살다 갈 테니까,새엄마도 내가 잘 돌볼게. 여기는 걱정하지 마!나 믿지?
정규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고, 몸을 숙여 아빠의 이마에 입을 맞추는 카지노 환수율.
카지노 환수율아빠! 사랑합니다.
곧 정규의 심장박동이 치솟더니, 심장박동기 숫자 0이 되면서 삐~~~(E).
카지노 환수율는 미소를 짓으며 정규의 손을 얼굴에 대고 조용히 흐느낀다.
의사들 달려와 정규를 살피고
(여기서부터는 정규는 영혼의 모습임)
흐느끼는 카지노 환수율의 머리를 쓰다듬는 정규의 손. 울고 있는 카지노 환수율를 토닥이며 안아준다. 그 품에서 엉엉 우는 카지노 환수율.
#57. 동네병원장례식장/조문실/조문객실(다음날 낮)
입구에 고인 박정규 이름 보이고, 상주에 장녀 박카지노 환수율 장남 박종희 쓰인 안내문 보이고, 식장 안으로 들어서면 입구에서부터 늘어선 흰 국화 화환들. 리본에 걸린 이름은 그간 정규가 봉사 다니던 곳, 친구들의 이름이 보인다. (장애인 복지관, 우이성당 주임신부, 그림 반 제자 일동, 연령회 일동, 초등학교 동창, 미우회 화가 일동 등등등) 끝도 없이 늘어선 화환들 옆으로 조문객도 줄을 서 있다. 그리고, 그 줄을 따라서 안으로 들어가면 제단에 화려하게 놓인 꽃장식 중앙에 환히 웃고 있는 정규의 영정사진이 보이고, 종희와 카지노 환수율는 조문하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조문이 끝난 한 할아버지를 따라가 테이블 가까이 가니, 반갑게 맞으며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는 정규. 테이블의 사람마다 환하게 웃으며 아빠와 인사하고 술을 따라주고 건배하며 신났다. 딱! 잔칫날의 모습이다.
토마스아저씨는 숟가락을 들고 노래를 하며, 덩실덩실 춤을 추고, 정규도 신이 나서 함께 춤을 춘다. 옆에서 사람들은 박수를 치고, 할머님들은 까르르 소녀처럼 입을 가리고 웃는다.
사람들과 신이 난 아빠가 카지노 환수율를 보고 웃으며 손을 흔들고, 상복을 입은 카지노 환수율는 한쪽 벽에 서서 그런 아버지를 보고 손을 살짝 흔들고는 퉁퉁 부은 눈으로 환하게 웃는다.
CUT TO
밤. 늦은 시간. 모두 가고, 상복을 입은 종희와 몇몇 사촌들은 여기저기 누워서 잠이 들었다.
영정사진 앞에 앉아 사진을 한참 바라보는 카지노 환수율.
카지노 환수율아빠! 마무리는 나랑 한 잔 해야지? 그치? 잠깐만.
카지노 환수율는 일어나 조문객실 주방에서 소주잔 두 개와 냉장고에서 소주 한 병을 챙겨 정규의 영정사진 앞으로 온다.
소주잔 두 개를 놓고 아버지 잔에 소주를 7부 정도 따르는,
카지노 환수율아차차!(다시 소주잔을 가득 채우는) 나도, (하고는 자신의 잔도 채운다. 잔을 들어) 자! 아빠! 74년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영정사진 앞에 따라 놓은 소주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치며) 짠! (하고는 원샷)
정규의 영정사진 가만히 바라보며
카지노 환수율박정규 씨! 아빠가 내 아빠여서 정말 좋았어. 아빠! 다시 만나는 날까지 안녕!
INSERT
#58. 욘세병원 입원실
입원하던 날하늘색안대를 쓰고 찍은 사진 보이고, 곧 사진 안의 정규안대 벗고 화면 보며 환하게 웃고는 찡긋 윙크한다.
#59. 크리스마스 소원카드 트리 앞
카드를 열심히쓰고있는 정규의 모습.
(카드 안 내용.만약 수술이 잘 못 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기를... 제 장례식은 파티처럼 모두 기뻐하는 날이 되기를... 특히 우리 딸 카지노 환수율가 오래 슬프지 않게 마음 돌봐주세요. 박정규올림)
#60. 에필로그 1
흰 한복을 입고, 뭉게구름 가득한 천국의 입구.
에스컬레이터 앞에 선 박정규.
에스컬레이터에 발을 올리려 하자, 안전 멘트 나온다.
(E) 박정규 씨!
정규(두리번거리며) 급정거시라고 했지?
그러자 다시,
(E) 아니요. 박정규 씨! 이곳은 안전하오니 편하게 올라오세요!
환영합니다.
그 위 하얀 구름 환한 빛 속에 그리운 사람들의 희미한 모습 보이고, 어린아이의 실루엣과 까르르 웃는 소리(E)
그 모습을 보고 환하고 반갑게 웃는 박정규 모습.
#61. 에필로그 2
카지노 환수율의 집!
아빠와 꾸민 깔끔한 원룸! 거실 한쪽 벽에 넓은 바다와 맑은 하늘이 그려진 그림이 걸려 있다. 그 그림 속 하늘 위 구름 속에서 반짝 빛이 빛나며.
끝
아빠! 그곳에서 행복하시죠?
저 열심히 잘 살고 있어요. 오래오래 있다가 만나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