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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로리 Jan 30. 2023

그저 좋아서 (feat.나다운 일을 007카지노 있어요)

#낫워킹맘

둘째 아이를 낳고 남들보다 좋은 산후조리원에 들어갔다. 마지막 출산이라고 생각하니 내 몸에 투자를 하고 싶어서였다. 최대한 몸조리에 신경 쓰고 케어가 잘되는 곳에서 나도 아이도 편안하게 쉬고 싶었다. 비싼 돈을 낸 만큼 산후조리원 내부에는 영화관도 있었고, 다른 곳보다 좋은 마사지 기계들도, 찜질방도 있었다. 호텔식 침구와 호텔식 밥상에 늘 눈이 휘둥그레졌다. 2주 동안 공주처럼 누리는 이곳에서의 생활을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소소하게 육아기록용으로 쓰던 블로그에 처음으로 '○○산후조리원 후기'라는 제목으로 1일 차부터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런 기록을 올리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알고 보니 같은 층에 기쁨이 007카지노도, 메이 007카지노도, 큰꿈이 007카지노도 나와 비슷한 시기에 입실하여 계속 나와 비슷한 글을 올리고 있었다.

그중 동갑내기인걸 알게 된 후 더 친해진 기쁨이 007카지노는 파워 블로거였다. 글을 올리는 족족 조회수가 세 자릿수를 가뿐히 넘겼다. 기록하고 소개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맛집부터 리빙, 뷰티 쪽으로 올라와있는 글이 어마어마했고, 이제는 비싼 육아용품들도 협찬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했다. 누구나 그녀의 유머러스한 글을 좋아했고, 자신의 말투로 약간의 홍보만 더하여 글을 쓰기만 하면 됐다. 파워 블로거는 새로운 세상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결과를 만든 과정은 이미 수년간의 기록으로 얻게 된 것이니 부럽지만 넘볼 수 없는 벽이었다.


"나도 너처럼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돼?”


용기 내어 물어본 말에 그녀는 경쟁률이 약한 쪽을 우선 도전해보라고 007카지노. 그렇게 시작007카지노. 처음엔 각종 보조제나 영양제, 세탁세제, 문제집, 인기 없는 도서들을 소개하며.




그러다 어느새 나도 조금은 분야를 넓히게 되었다. 조회수가 여전히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주기적으로 올리는 글과 다른 사람들보다 정성스럽게 찍어 올린 사진 때문에 클릭하게 되는 경우가 생겼다는 것이다. 아이의 이유식이 집으로 배송되었고, 새로 생긴 키즈카페나 맛집, 카페 등에서 사진을 찍어달라며 연락이 왔다. 순했던 둘째 아이와 웃는 게 예뻤던 첫째 아이는 가끔은 모델처럼 내 블로그 글 속에 등장했다. 남편은 가끔씩 협찬으로 들어오던 미용실과 마사지샵에서 공짜로 체험007카지노 오는 나를 치켜세워줬고, 나도 그러한 이유라도 살림에 보탤 수 있는 것에 기뻤다. 동네의 식당들부터 운이 좋을 때엔 멋있는 숙소까지. 조금은 이런 세상에 살며 경험해보는 것이 뿌듯하기도 했다.


007카지노 체험단은 육아에 좀 더 신경 쓰면서, 그리고 이사를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손을 뗐다. 어찌 보면 그즈음에 흥미를 잃은 것 일수도 있겠다. 어린이집에 다니던 첫째와 집에서 온종일 나와 같이 있던 둘째가 한 단계씩 진급하며 다른 세상으로 옮겨간 것처럼, 나도 나의 새로운 세상을 찾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의 007카지노에 점점 홍보글이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내가 원하던 세상이 아니라고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이사를 오면서 자연스레 친했던 이웃들과도 소원해지듯이 나는 블로그를 접었다. 그리고 007카지노 싶은 것을 찾아다녔다.




'취미를 갖자! 007카지노하는 것을 하자!'


평소 좋아하던 책을 사람들과 얘기 나누고 싶어 독서모임 모집글을 찾아봤다. (맘 카페에 가입하여 검색해보면 의외로 007카지노들의 다양한 모임이 꽤 많다.) 책을 혼자 읽는 것과 같이 읽는 것은 전혀 달랐다. 한 문장에도 누군가에겐 인생에서 손꼽히는 명언이 되기도 하고, 전혀 와닿지 않는 문장이 되기도 했다. 한 문장으로 여러 갈래의 생각이 뻗어나가기도 했고, 서로의 경험과 서로의 인생을 책과 함께 다독이며 얘기 나누다 보면 저절로 힐링이 되기도 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배제하기보다는 '와.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하며 이해하게 됐다. 경제 분야에 일가견이 있거나 과학적 지식이 풍부하거나 감수성이 남다르거나 좋은 습관을 많이 가지고 있거나. 다름 뿐 아니라 배울 것도 많았다. 독서007카지노은 책을 통해서도 사람을 통해서도 내게 소중한 재산이 되었다.


욕망을 불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처럼 나는 독서모임을 늘려갔다. 독서모임은 구성원에 따라 책의 분야가 달라진다. 처음엔 독서모임 하나여도 좋더니, 다른 독서모임에 참가하다 보니까 알게 됐다. 어떤 모임에선 소설만 주구장창 읽고, 어떤 모임에선 자기 계발서만 읽는다는 것. 어떤 곳은 고전만 냅다 파기도 007카지노, 어떤 곳은 신규도서에 집착하기도 한다는 것. 그리고 그럼에도 각각의 모임에서 내가 얻을 것은 항상 있다는 것.


책을 많이 읽다 보니 기억하고 싶은 부분이나 모임 사람들과 생각해보고 싶었던 부분을 발제하여 SNS상에 기록해두기도 했다. 단지 좋아서 했던 일인데 그 덕분에 여러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서평을 작성하는 일도 생겼다. 현재는 세 곳의 출판사에 서포터즈로 있다. 독서모임에서 읽는 책 이외에도 다른 분야의 도서들을 읽어볼 수 있게 되어 나로선 좋은 일이다. 이 일을 하게 되면서 책 편식이 더 없어진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조금은 벅찰 때도 있다. 책의 내용이 어렵거나 갑자기 두꺼운 도서들이 출판사마다 같은 시기에 쏟아지면, 나는 '헉' 소리를 낸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책을 내가 좋아하는 카메라에 담아 나의 글로써 남긴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기에 체력이 되는 한 계속 이 일을 하고 싶다.


내가 글쓰기 수업을 듣고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은 것은, 결국 다른 007카지노들이 읽을 내 글이 조금 더 매끄러운 문장으로 와닿길 바래서였다. 생각도 해보지 않았던 직업이었지만 이 기록들은 나의 변화된 삶을, 그리고 변화된 직업을 증명해 줄 것이다.


독서모임을 통해서, 혹은 출판사의 서평단 활동을 통해서 내가 돈을 벌거나 전문가가 된 것은 없다. 조금의 노력으로 머리에 쌓은 지식과 소정의 책뿐이다.그럼에도 나는 만족스럽게 이 일을 007카지노 있다. 여전히 전업주부라는 타이틀 외에 '프리랜서'라는 말도 내게는 벅차지만 이 글을 읽을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싶다.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그게 나다움을 잘 드러내는 직업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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