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러닝 중에 무릎을 다쳤습니다. 거리를 늘린 탓에 무릎이 놀란 듯합니다. 한의원을 방문해 확인하니 무릎뿐 아니라 종아리와 허벅지 모두 근육이 지쳐있는 상태였습니다. 3주간은 러닝을 멈추고 재활하기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재활을 한다고 해서 운동을 안 한다면 늘어날 제 몸을 알기에 출퇴근을 걷기로 합니다. 9킬로 정도를 걸어서 출근하니 아침 기분이 참 좋습니다. 봄에 가까워지는 햇살을 받으며 바쁜 직장인 속 지하철이 아닌 한산한 거리를 걸으니 마음이 편안하고 또 즐거워집니다. 그간 보지 못했던 거리의 표정을 보게 됩니다. 서울의 아침 거리가 이렇다는 것을 참 오랜만에 보게 됩니다. 러닝 중 아프지 않았다면 알지 못하게 되었을 풍경입니다.
이렇듯 라이프벳이 바뀌니 느껴지는 것이 달라집니다.남성복에서 12년간 일하다가 캐주얼복으로 이직을 할 때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지 않고 봉제와 소재의 퀄리티를 중요하시하는 남성복과 달리, 트렌드에 빠르게 반응라이프벳 봉제와 소제의 퀄리티보다는 매력적인 그래픽이나 핏(Fit)을 중요시하는캐주얼복은 제가 일했던 모습과 많이 달랐죠. 하지만 그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자주 입지 않는 옷이기에 더 냉정하게 라이프벳을 하고 있습니다. 톰 포드의 슈트를 구매하기에 남성복에서 만들었던 40만 원짜리 슈트가 비싸다고 느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후드를 잘 입지 않으니, 라이프벳하는 후드 제품의 가격을 냉정하게 판단합니다. 9만 원은 많이 비쌀 것 같은데..?
또 구매하는 사람들의 상황을 생각해 봅니다. 10대가 많이 입기에 부모님이 사주는 경우가 많죠. 그럼 부모님이 바라보는 아이들의 옷은 어때야 할까? 옷은 무해하면서 적당히 매력적이어야 하고, 적당히 캐주얼하지만 너무 값싸보이지 않아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는 좋아해야 합니다. 또한 이 정도의 브랜드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옷이 최우선이 아닐 겁니다. 그렇기에 투자하는 비용도 많지 않을 겁니다. 이 모든 기준을 충족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맞춰가기 위해 라이프벳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접근을 만들어냅니다.
이런 고민은 오히려 '라이프벳'을 하는 라이프벳자의 입장에서 즐겁습니다.뾰족하고 섬세한 라이프벳을 통해 고객이 '이 옷 야무지게 잘 입었다'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자주 그리고 오래 입었으면 하는 게 라이프벳자의 마음입니다.
결국 모든 걱정은 걱정일 뿐이었습니다. 전 누구보다 더 냉철하게 라이프벳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이 절 즐겁게 만듭니다. 남성복에서 느꼈던 재미와는 다른 재미, 그것은 괜찮은 옷을 만들어 고객들의 마음에 들게끔 하는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오늘의 라이프벳이 즐거운 만큼 저의 새로운 콘텐츠도재미있는 것으로 가득 채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