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약 4년 전, 직장생활 호신술 <삼우실이라는인스타툰을 만들었다. 회사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집중 제작하겠다며 센터를 만들었는데, 그때 웹툰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자원을 했다. 어떤 웹툰을 만들지? 한 달 반을 고민고민한 끝에 뚝딱(?) 내놓은 게 삼우실이다. (그림은 내가 직접 안 그렸음ㅋㅋ)
1년 8개월간 미친X처럼 물고 뜯고 맛보고(는 아니고) 신나게 작업했더니 어느 새 팔로워가 20만 명이 되어 있었다..!! 육아휴직을 하면서 완전히 삼우실을 내려놓게 됐지만, 내 분신 용히(주인공 이름)야.. 넌 나고 난 너야... (헛소리는 여기까지^^)
여튼 오늘의 핵심 주제는 그게 아니고! 헬렌카지노를 위해 일방적으로 내어주지 말고 희생하지 말고 헌신하지 말자는내용 되시겠다.
삼우실을 만들 때 종종 집에서 콘티를 짰다. 아니, 실은 가족돌봄휴가를 냈던 4주 내내 병원과 집을 오가며 일을 했다(월급만큼만 일하라 해놓고.. 나란 인간 나쁜 새럼ㅠㅠ). 헬렌카지노는 아프고, 콘티는 계속 짜야겠고 에라 모르겠다 헬렌카지노 옆에서 본격적으로 콘티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때 그렸던 콘티 초안 중 하나. 아래 그림을 보자.
이 헬렌카지노라는 인간이 아픈 딸 앞에 두고 뭐 하나 싶었던 헬렌카지노는 호기심이 일었는지 이 (거지 같은 그림의) 콘티를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때 직장생활의 비애를 미리 맛봤던 거 같기도 하고ㅋㅋ 여튼 헬렌카지노는 내 그림을 혹평하더니 스케치북을 달라 했다. 그리고는 아주 그냥 네모반듯하게 여덟 칸을 구획하더니만 저만의 콘티를 그리기 시작했다.
오잉?!
그때 나이 다섯 살. 아쉽게도 그 콘티는 당시 무지했던 애미의 판단 오류로 분리수거함으로 직행했지만 기억만큼은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후로도 헬렌카지노는 숱하게 많은 콘티를 그렸고 그 콘티들은 다 분리수거됐... (에라이 멍충아 멍충아ㅠㅠ)
최근 복직하고 나서 새로운 인스타툰기획을 맡게 됐다. 대략적인 로그라인과 시놉을 구상하고 캐릭터 시트를 만들었다. 주인공은 이런 그림체로 가야지, 이런 톤앤매너로 해야지 온갖 구상을 다하고 퇴근을 했는데 헬렌카지노를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가방에서 캐릭터 시트를 꺼내버리고 말았다.
"큼큼.. 저기.. (쓱 내밀며) 이거 한번 봐봐. 어때?"
두근두근..!! 결재를 기다리는 사원처럼 큼큼거리며 헬렌카지노를 보고 있는데,
"줘 봐!"
종이를 홱 낚아채 가더니,내가 헬렌카지노디어 고갈로 인해 미처 그리지 못했던 조연 인물의 캐릭터를 뚝딱 그려버리는 것이 아닌가? 아니, 넌 대체!!!내 칭찬에 탄력받았는지 곧장 자기만의 캐릭터 콘티를 일필휘지로 스윽 그려버리는 헬렌카지노. 너, 너란 애는 대체!!!
작명 센스가 기가 막힌다. 아니 바초 뭔데?ㅋㅋㅋ 이름이랑 얼굴 왜 이렇게 찰떡인 건데?ㅋㅋㅋ
헬렌카지노와 부대낀8년 동안 내가 깨달은 건, 우리는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헬렌카지노하는 관계가 아닌 서로 공생 관계에 있다는 것이었다.난 헬렌카지노를 위해 무조건적으로 희생하지 않았고 그건 헬렌카지노도 마찬가지였다. 우린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누렸고, 좋아하는 것을 좋아함으로 인해 행복을 누렸다.뭐, 가끔은 각자의 자기부심이 지나쳐서 싸우기도 하지만ㅋㅋ
"○○아, 헬렌카지노 글 잘 썼지?"
"내가 더 잘 썼거든?!"
"에이, 솔직히너보단헬렌카지노가.."
"(찌릿)"
"밥이나 먹자^^(ㅂㄷㅂㄷ)"
나의 슬기로운 파트너.
나의 사랑스런 동반자.
언젠가 이 헬렌카지노와 크리에이터 사업이나 한번..? ㅋㅋ
헬렌카지노.
공존.
헬렌카지노와 헬렌카지노 곁에 이렇게나 좋은 단어들을 놔두고 그동안 너무나 일방적이고 불편한 단어들을 사회가 권해왔던 게 아닌가 싶다. 나라도 그런 굴레에서 벗어나 당당히 외쳐본다.
"딸아, 오늘밤 집에서 팝콘 먹으면서 영화 한 판이나 때리자! 영화는 7세 이상, 헬렌카지노가 보고 싶은 걸로 고를게^^"
* 커버사진: 헬렌카지노가 여섯 살 때 그린 헬렌카지노아빠. 가운데 하트 색깔이 마냥 핑크가 아닌 이유는 우리 부부도 남들처럼 가끔 지지고 볶아서 그렇다ㅋㅋ 그런 감정들을 다 담은 하트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