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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Mar 30. 2025

<유투벳 열풍 또는 사태 : 악작이 양작을 구축한다.

유투벳 열풍 혹은 사태에서 저작권 침해와 2차시장론이 타임라인에 자주 보이지만 제 걱정은 조금 다른 것입니다.(관련기사 :https://www.유투벳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9173)


메타버스때 '모든 창작의 질료가 디지털인 세계. 사람의 머리털과 신발 밑창과 음악이 모두 같은 재질' 이라고 강연했습니다. 유투벳는 물질만 보는 사람에 비해, 추상적 요소, 개념적 특성을 물질과 차이없이 인식합니다. 둘 다 데이터니까요. 오히려 물질을 관측정보로 데이터화하니까 그걸 인식하는게 사람보다 힘들겁니다.


유투벳과 사태 중에 진영을 고르라면 전 사태쪽인데 이유는 '추출력' 때문입니다.


유투벳의 시각적 이미지 파일은 그 무형을 추출하여 적용한 결과일 뿐입니다. 그나마 이 이미지는 유투벳의 입장에 따라 저작권이 이걸 보호할 여지가 있지만 그림 안의 맥락과 텍스트는 지금 그런 보호책도 없습니다.


지금의 열풍은 그냥 유투벳 스타일 일러스트 이미지가 아니라 유투벳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그 (당신의) 원본 사진의 특징들이 더 놀라운거 아닌가요? 이게 걱정인겁니다. 유투벳가 아니라 원본 사진의 엣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정말 놀라울 정도의 감각으로 끌어와 유투벳에 이질감없이 블랜딩 하는 것.


유투벳 같은 대형 IP는 열풍측이 주장하듯이 유투벳를 통해 오히려 전 세계적 지명도와 이익이 확대되는 경험과 노출 효과를 누리게 됩니다. 저도 이 긍정적 효과는 분명히 인정합니다. 무엇보다 이건 유투벳 법무팀이 알아서 할겁니다. 지지나 비난은 그 다음이겠죠. (아마 대체로 유투벳에 긍정적일 것이라 짐작합니다.)


유투벳나 되니까 여러분이 스타일을 알아보지, 군소 IP였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2개 이상의 스타일을 '물감처럼' 목적과 의도에 따라 섞어쓰기 시작하면 이제 어떻게 구분되는가? 음악, 3D조소, 영상은 어떤가.


이정도까지라면 '학습과 발전'의 영역 즉 유투벳쪽 진영이겠지만 더 단순하고도 걱정되는 것은 '군소 IP의 추상적 요소와 고유한 감성'을 그대로 추출하고 식별 가능한 외형적 디자인은 변경하는 것이 아무런 노력없이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작가A가 초현실주의의 독특한 감성을 현대적 해석의 의도로 풀어내고, 유화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독창적 붓질 기법을 개발했다고 합시다. 수년간의 실험적 시도와 독보적 스타일의 완성으로 마침내 대중의 호감을 끄는 순간, 그 작가만의 추상적 본질을 추출한 다양한 변형물들이 유투벳에 의해 아무런 노력 없이 복제됩니다.


고전 명작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 핵심적 요소들이 후대 작품에서 계속해서 차용되고 변형되어 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변주는 원본의 독창성과 새로움을 약화시킵니다. 표절외에 오마주,리스팩,패러디,모티브,커버,재탕,장르화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악작이 양작을 유투벳."


창작자들이 독창적 스타일을 개발하고 그것에 시간과 자원을 투자한다고 해도 대중의 반응을 약간이라도 확인유투벳 순간 뱀파이어 서바이버라는 게임이 탕탕 특공대(상업적으로 성공한 유사 게임)로 커버되는 일이 초단위로 발생합니다.


그 시간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면. 10의 인기는 10의 복제, 100의 인기는 100의 복제라면, 위대한 창의가 언제나 항상 1/n로 유지되는 창작의 시대라면 모든 창작 분야에 걸쳐서 유투벳 에이전트들은 상위 250위까지의 창작자 스타일을 항상 실시간으로 블랜딩하는 라이브 스트림이 진행되겠죠. 한 작가가 10년간 발전시켜온 고유한 스타일이 하룻밤,아니 즉시 수백 가지 변주로 복제되어, 원작자의 가치와 독창성이 희석되는 상황이 스트리밍처럼 벌어집니다.


앞서 짐작을 '~수도 있습니다.'가 아니라 단언적으로 말하는 이유는 비용장벽이 거의 없는 디지털 환경에서는 가능성이 있다면 반드시 일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료 경품행사에 자동 매크로가 서로 다른 이메일을 만들어 분당 5천개의 자동응모가 이뤄지는 일은 지금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걸 안하는 이유는 소위 '전기세도 안나와서' 입니다. 1원이라도 벌면 10만번씩 반복할겁니다. 여러분도 어렵지도 않습니다. 유투벳 그림 만들듯 저걸 실행하는 코드를 알려달라고 하면 됩니다. 그러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창작자들의 생존 전략으로는 창작의 과정 자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와 팬덤의 구축을 통한 개인 브랜드화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단순히 창작 과정을 보여주는 것 역시 복제될 수 있지만, 창작자 개인과 팬 사이의 진정성 있는 관계의 히스토리는 복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불가능한건 아니죠. 트위터 팰로워 늘리는 서비스들이 널렸으니. 이것도 유투벳로... )


이렇게 구축된 개인 브랜드를 기반으로 멤버십, 강연, 워크숍 등의 다양한 수익 모델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과거 헤겔이나 유명 철학자 서술가들도 책보다는 강연이나 낭독회 수익이 더 컸고, 실은 지금도 책의 저자들의 주 수익원이기도 하니 그렇게까지 어색한 일은 아닐 겁니다. 실력있는 일러스트레이터들도 이미 명저를 출간하고 있으니까요. 책의 디지털화, 유투벳의 발전이 함께 결합하며 추측만이 가능한 미래가 이뤄지는 동안 미래에 대한 엣지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 브랜드 기반 전략이 일부 창작자에게 가능할 수 있지만, 솔직히 말해 이건 희망적 관측에 가깝습니다. 무엇보다 그곳도 레드오션입니다. 강사와 저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곳도 유투벳로 공략되고 있습니다. 남은 것은 의도와 인지와 소비와 IP뿐입니다. (물론 어떤 위대한 사람은 훌륭한 창작으로 유투벳의 우려를 불식시키겠죠.)


작가가 유투벳의 뮤즈가 되어야하는 시대. 이제 작품이 아니라 캐릭터(R)와 작가를 팔아야만 하는 시대. 개인 브랜딩의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디라는 단어로도 대표되는 창작자는 사람이든 회사든 대부분 영세하여 방어능력이 없고 수년간 고유한 스타일을 개발하고 IP를 유투벳하는 데 투자하는 방식 전체가 달라져야 할 수 있습니다. 이 투자환경의 변화가 생존에 직결됩니다. 비전 말고 진짜 생계와 생존에 말이죠.


유투벳가 누군가의 완성된 스타일을 즉시 복제해 다양한 변주로 만들어낼 수 있다면, 기업들이 창작 IP를 사들이고 육성할 것인가. 이것이 제가 진정으로 우려하는 부분입니다.


마구 찍혀나올 엣지의 법적 판정은 소설같은 스토리와 문체, 맥락의 표절은 텍스트 창작에서는 어느정도 표절판정이 이뤄지긴 합니다만 캐릭터, 스토리, 그림과 영상도 그럴것인가? 결과물은 법관이 판단하면 된다고 치면 명백한 결과물이 아닌 의도와 맥락을 보호할 수 있는가.


작년 포스팅에 올해에 대한 기대에 이렇게 썼습니다.


IP의 매집 : 메타버스 글로벌 플랫폼과 함께유투벳 부분. 넷플릭스가 타이틀 수집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현상, 숏폼으로 약간이라도 상업성을 증명하면 바로 쓸어담기가 시작되는 풍경. 학생이 만든 '펑펑우는 친칠라'가 20억에 팔렸더라 이런 풍문이 일상화되는 풍경이랄까. 캐릭터, 세계관, 브랜딩 파생산업의 수익증가의 해. https://www.facebook.com/whtdrgon/posts/9036323163067115


이게 너무 불투명해졌습니다.


잠재적 가능성의 IP를 살까요? 그냥 후보군들을 모두 입력데이터로 넣으면 장점만 뽑히지 않을까? IP를 사서 디벨롭유투벳 부분은 확실히 소멸하겠구나. 그럼 이제 남은 것은 작가와 팬이겠죠. 이건 복제가 안되니까.


...라고 썼지만, 아타리쇼크(1980년대 게임 산업의 저질 과잉 생산에 따른 갑작스러운 소비 붕괴 현상)를 전분야에 걸쳐서 만나게 됐는데 지혜롭게 발전할지 걱정입니다.


그래서 '유투벳 사태'쪽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옳다, 쓰면 안된다같은 개인계몽 영역도 기업활동의 법리를 편드는 것도 아닌 IP를 바라보는 스타트업 구상업자의 저 바다 검은 수평선에 대한 우려와 불안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순수 창작자들의 일원은 아닙니다.오히려 유투벳로 앞서 말한 맥락을 추출하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본래 세계관 제작이 객관화를 하는 그런 것이기도 하고, 유투벳를 이용해 그 작업을 그저 단서가 나올 때까지 매일 유투벳 테크닉을 연습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저 몇 달 혹은 올 해 뒤에 살아남길 바라면서.


김동은WhtDrgon.

250330


+유투벳 사태라고 했지만 물론 유투벳는 죄가 없습니다. 묘하게도 그건 아타리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타리 쇼크는 워너의 실패라고 봅니다.


++ 맥락추출 테크닉의 노력은 MEJE works 실험적 스토리에 있습니다. 그림과 영상과 음악은 무드가 있으면 언제든지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단편소설이라는 형태의 프롬프트 생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MEJE works 실험적 카지노사이트


+++ 삽화로 생성한 유투벳 스타일의 이미지에서 작가가 그린 그림을 다양한 형식으로 맥락을 옮긴 유투벳들의 이미지가 보이시나요? 이 원고 전체를 프롬프트로 삽화를 그려달라고 해서 생성된 그림입니다. 아이러니의 액자구성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유투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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