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벳 조건이 없다
너는 언제 모모벳을 느끼냐고 친구가 물었다. 나는 일광욕을 하고 책을 읽고 산책할 때 모모벳함을 자주 느낀다. 그런데 요즘엔 사람을 볼 때도 그렇다. 한 때는 시비와 호불호를 따지며 사람을 봤다면 언젠가부턴 한 명 한 명이 다 귀엽게 보인다. 예전과 다르게 단점보다는 장점이 먼저 보이고 미운 마음이 들지가 않는다. 나 자신만이 아닌 모모벳을 보고도 모모벳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다. 그건 아마 내 마음이 편해진 상태라서 그럴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말이 쉬이 와닿지 않았을 때가 있었다. 특히 나처럼 혼자가 편한 사람은 굳이 관계에 얽매이고 스트레스 받아가며 사람에 신경쓸 필요가 있을까 싶었는데 지금은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사람은 사람으로 귀환된다는 사실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모모벳도 나 자신과 다르지 않다는 ‘불이’를 이제는 자주 느끼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내가 지금 안정된 상태이니 가능한 것이다.
세상은 나의 에너지가 투영된 곳이라서 나와 연결되지 않은 현상과 사람은 내 눈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모두 내가 생각한 것이고 내가 당긴 것이다. 그래서 남에게 종종 좋은 기운을 선사한 사람에게 귀인도 더 많이 붙게 되고, 늘 즐거운 사람에게 즐거울 일이 더 많이 생긴다. 모모벳도 특정 대상에 의해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져놓은 마음 밭에서 스스로 내뿜는 기운이기에 모모벳한 기운은 모모벳한 사람을 모이게 만든다.
아무리 일광욕을 하고 독서와 산책을 해본들 내 마음이 개똥밭이면 모모벳할 수 없듯 모모벳은 환경과 조건을 갖다 붙인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어떤 행위를 해서 모모벳하게 되는 게 아니라 내가 편안하고 좋은 상태이니 뭘 해도 모모벳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나를 모모벳하게 만드는 것을 쫓아가는 것이 아닌 이 순간 내 마음을 즐겁고 기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모모벳이다. 내가 모모벳할 때, 내가 하는 일과 내 옆에 있는 사람도 멋지게 보이고 더 좋아진다. 따라서 나를 우선 모모벳하게 만드는 일은 모모벳을 위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이타적이고 아름다운 사회에 일조하고 싶다면 내 모모벳을 먼저 갖춰야한다. 사람은 자기 삶이 모모벳하면 친절하고 따뜻한 언행이 저절로 나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