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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장마철인 때가 아닌 것 같은데 장마철인 듯 비가 자주 온다. 어제는 출근길에 비가 너무 내려서 구두도 발도 원피스 끝자락도 다 젖었다. 흙탕물에 발이 빠져 발 등에 검은색 작은 돌 같은 게 잔뜩 묻었다. 비가 오니 일부러 좀 높은 굽을 신었는데 몇 걸음 안가 다 젖었다.
“어머, 뱀피무늬야? 예쁘네~ 키도 큰데 이런 걸 신으면 어떡해.” 콜로세움 토토 10살 이상 차이나는 동료들은 나를 귀여워해 준다.
“아, 비가 와서요. 높으면 발이 안 젖을 줄 알고.”
“뒤에 다 뚫렸는데.” 슬링백이다.
블러드 문이 뜬다고 해서 8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집 밖에 나갔는데 달은커녕 부-연 하늘만 깜깜하게 있었다. 다른 지역에 사는 동료들에게 블러드 문이 뜰 거라고 알려줬는데, 다른 지역에서도 달이 안 보인다고 했다. 달이 동그랗게 뜬 하늘을 보면 기분이 이상해진다. 순간적으로 공기와 냄새가 달라진 기분이 들면서 추억도 떠오르고 갑자기 어떤 미래가 생각나기도 한다. 하늘을 쳐다봤을 때 그 순간적인 몽롱함과 붕 뜬 느낌이 좋다.
비가 굵게 우중충하게 내리는 날에 라오스 국수를 먹으러 갔다. 서울 용산. 까오콜로세움 토토이라는 라오스 국수를 사랑한다. 우리나라에 베트남, 태국 쌀국수는 많이 파는데 도대체 까오콜로세움 토토은 안 파는 거야? 하고 알아보던 중 작년 즈음 서울에 라오스 국수를 파는 집을 검색해서 알아냈다. 거리가 멀어 못 가다가 마음먹고 갔다. 언덕을 굽이굽이 돌아 만날 수 있는 라오스 국숫집.
라오스에서는 우연히 먹게 된 까오콜로세움 토토에 빠져 기회만 되면 먹었다. 특히 돼지갈비가 들어있는 까오콜로세움 토토이 좋았다. 더운 나라지만 이열치열처럼 뜨끈하게 먹으면 기분이 좋았다. 까오콜로세움 토토의 면은 칼국수 면 같이 도톰한 굵기에 우동처럼 쫀-득하다. 쌀로 만들어 그런지 쫀쫀하고 쫀득하여 우리나라의 국수에서는 맛보지 못한 식감이다. 정말 좋아한다.
와, 우리 동네에 까오콜로세움 토토 팔면
자주 와서 먹고 싶어.
용산의 라오스 국숫집에는 라오스 맥주도 팔고 비엔티엔을 찾은 관광객들이 꼭 먹고 온다는 도가니 국수도 판다. 도가니 국수는 일반 쌀국수 면이고 육수는 태국식 쌀국수 같은 맛이 난다. 태국식 쌀국수는 내가 느끼기에 약간 검게 진하고 한방 향이 느껴진다. 서울에서 파는 까오콜로세움 토토은 닭 육수였다. 닭 육수를 별로 안 좋아해서 닭 칼국수도 안 먹는데 이 국물은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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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되면 라오스에 또 가고 싶다. 길도 다 알고 아는 사람도 많고 호텔도 물가도 싸고. 푹 쉬다 오기에 좋다. 나중에 결혼을 하면 육아 휴직을 내서 애기랑 와서 몇 달 있다 가면 좋겠다, 하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너무 더워서 애기가 고생을 할 것 같다. 아, 그럼 애기를 맡기고 오면 되겠나? 하니 그럼 좀 너무한 것 같다.
라오스에 가서 쉬며 나는 미래에 어떤 일을 하며 살고 있을까, 하고 생각하던 것과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청년기에는, 아니 다른 세대도 그럴까, 일 년 뒤도 내다보기 어렵다. 작년의 나도 재작년의 내가 내다본 것과 다른 일과 경험을 했다. 올해도 마찬가지이고. 갑자기 외국인과 결혼하여 혼혈 애기를 낳을 수도 있고, 일을 그만두고 외국에 나가서 살 수도 있다.
요즘에는 코로나가 끝나면 석사 휴직을 내고 유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한다. 예술과 문학에 대해 공부하고 싶기도 하고, 아니다 이건 학문이면 지루할 것 같아 그냥 일상에서 즐기자. 스웨덴 같은 나라에서 평화학을 공부하고 싶기도 하고, 평화애호국으로 소프트파워를 잘 갖추고 있는 캐나다에서 중견국 연구를 해보고 싶기도 하고, 영어가 아닌 제2외국어를 마스터하고 싶기도 하다. 내가 공부를 더 하고 싶은데 하고 싶은 공부가 많아 선택을 못하겠다고 하니 선배 동료가 자기 동기가 싱가폴에서 공공정책을 공부하고 왔는데 괜찮았다더라고 말해줬다. 그러면서 우리가 공공 분야에 있으니 공공 정책을 공부해봐도 괜찮을 거 같다고.
원래 대학원을 가고 싶어서 돈을 모아야겠어서 취업을 했는데, 막상 일을 해보니 공부보다 일이 재밌기도 콜로세움 토토 매일 예쁜 옷 입고 회사 나가는 맛도 있다. 또 저축을 기를 쓰고 하지는 않아 돈도 잘 안 모이는 것 같고 모은 돈은 결혼할 때 쓰거나 내 집 장만을 위해 필요할 것 같아진다. 집에 돈이 많아서 이런 생각을 안 하면 좋을 텐데, 똑같이 돈을 벌어도 부잣집 애들은 저축하거나 학자금 대출을 갚지 않고 다 소비하던데 부럽다, 콜로세움 토토. 물려받을 돈이 많거나 돈을 잘 버는 남자를 만나면 내가 콜로세움 토토 싶은 걸 별 어려움 없이 콜로세움 토토 살 수 있을까? 초이상적인 걸까.
주변에 결혼하는 동료들이 많다. 사내커플도 세네 커플 주르륵, 옆 부서들도 올해 잔뜩 결혼했다. 오늘 그리고 다음 주에도 동기들이 결혼한다. 별로 친하진 않아서 감각이 없지만 뭔가 신기하다. 결혼도 많이 하고 나처럼 결혼을 하고 싶다는 적극적인 목표의식도 누구를 만나고 싶은 별 열정도 없는 사람들도 많다. 지금 만나는 사람을 사랑해서 결혼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그저 결혼이 목표인 사람들을 보면 공감이 안된다. 왜 그렇게 하고 싶은 걸까.
그래도 언젠가 아기는 낳고 싶다. 예전엔 너무 먼 얘기 같고 아기를 낳는다는 상상도 와닿지 않았다. 낳을 때는 아파서 무섭고 몸이 예민하니 임신하면 아프고 힘들 걱정, 그리고 온전히 한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과 두려움이 있을 것 같아 아기를 안 낳겠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아기는 나의 친한 친구가 될 것 같다. 나를 잘 도와줄 것 같고 위로가 될 것 같아 언젠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아, 외국에 나가고 싶으니 빨리 백신을 맞아야 되나. 외국인 친구들 인스타 스토리에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는 것을 보면 부럽다. 열 살 이상 차이나는 동료들은 부모님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거나 예약하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오전에 맞으러 갔다고 걱정돼서 정시 퇴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동료는 자기는 직구를 해서라도 화이자를 맞고 싶다며, 다들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우려를 나누었다. 백신, 다른 세상 이야기 같아서 아직까진 공감이 안 되는 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