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현sustainlife일상을 이야기합니다./@@7122015-07-06T07:57:텐텐벳혼례에 앞서 - 21세기식 전통 혼례_프롤로그/@@712/5752025-05-08T14:17:28Z2025-05-03T03:35:37Z조선인은 주자가례의 틀 안에서 일상을 영위했고 한평생 균열 없는 삶을 살았다. 관혼상제의 네 가지 의식은 한 인간의 일대기를 차곡차곡 그렸다. 성인식에 준하는 관례, 결혼식에 맞먹는 혼례, 장례식의 상례, 제사에 해당하는 제례가 그러했다. 송나라 주희라는 사람이 집대성한 규율이 인간의 정체성을 규정함에 따라 세상은 다소 단조롭게 흘러갔을 것이다. 점점 고착<img src= "https://img1.텐텐벳.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텐텐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ppGSGctMfYmE319WzAnub73Opdo.jpg" width="500" /클래식을 누리는 호사 - 브뤼셀 중앙역 산책/@@712/5742025-05-03T15:06:07Z2025-05-01T08:00:54Z‘지속 가능한 여행’을 위해 기차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산업혁명을 이끈 주역이자 근대인을 탄생시킨 철도는 클래식이 되었다. &텐텐벳;2시간 30분 이내 이동할 수 있는 철도가 있는 경우 항공편을 금지한 프랑스와 2050 기후 행동 계획 일환으로 유사한 금지 조치를 검토 중인 스페인 등 유럽의 철도 재편 움직임에 눈이 간다. 벨기에는 유럽 대륙에서 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sFwkdVGhLfhazH0T5tKPgwrt9o.jpg" width="500" /머위의 향취/@@712/5732025-04-30T01:52:02Z2025-04-30T01:01:09Z우리 고장에선 머위를 머구라 불렀다. 대문도 담장도 없던 큰집엔 봄이 오면 어느덧 무성하게 퍼져나간 머위가 울타리 행세를 했다. 달래처럼 예쁜 이름도 아니고 쑥처럼 향기롭지도 않은 것이 질퍽한 땅을 기며 뻗어나갔다. 캐고 또 캐도 바보처럼 우직하게 돋아났다. 아낙들은 치맛자락을 허리춤에 구겨 넣고 쪼그리고 앉아 머윗대를 톡톡 끊어댔다. 손톱 아래로 짙은<img src= "https://img1.텐텐벳.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텐텐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qh_KLBYTpcvB6yNpStyeRmCzjMs.jpg" width="500" /반상의 추억/@@712/5722025-05-01T13:27:29Z2025-04-29T14:24:35Z큰집 정짓간엔 오목한 그릇과 소반이 소복했다. 겸상이 익숙지 않던 시절이었다. 가부장이니 전통이니 들먹일 것도 없는 세월의 흔적이었다. 찬이 시원찮을지라도 짝을 이룬 반상기는 늘 소반 위에 놓였다. 그득한 차림새가 아니어도 옹기종기한그릇으로 빛나는 밥상이었다. 소반을 꽉 채운 밥상은 따스했고, 은은한 짠내가 풍겼다. 종재기 냄새였다. 국과 조림,<img src= "https://img1.텐텐벳.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텐텐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q4egly1v1DzGTKhbifc7ZfBTPIU.JPG" width="500" /집을 고치다/@@712/5712025-05-01T01:49:50Z2025-01-07T14:55:22Z내가 살고 있는 집은 1930년대 경성 거주민에게 본격적으로 분양된 <도심 주거형 개량 한옥>이다. 큰 필지를 쪼개 20평 형대로 분할한 땅에 정남향 ‘기역’ 자 구조로 지어진 다섯 칸 한식 주택이다. 20세기 초, 불확실성으로 점철된 세태 속에 경성은 기회의 땅이었다. 경성은 태풍의 눈처럼 사람을 끌어들였고 주거 환경은 포화상태에 이른다. 사대문 안 궁<img src= "https://img1.텐텐벳.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텐텐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pZo57mE5ANMxi6WAB6TmdFwdH6c.jpg" width="500" /나의 작은 부엌/@@712/5702025-01-02T21:16:06Z2024-12-28T12:02:06Z한국 전통 민간 신앙에는 집을 수호하는 가신家神이 등장한다. 가신은 가족의 번창을 돕고 액운으로부터 구성원을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중, 부녀자들이 부엌에서 섬기는 신이 있었으니 바로 조왕이다. 조왕신은 부엌이라는 공간을 정결하고 부정이 없도록 관장한다. 식민 피지배와 전쟁을 겪으며 전통문화와 급격한 단절을 경험한 한국 근현대 사회는 이러한 민<img src= "https://img1.텐텐벳.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텐텐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epKzx-Jctjl0z9VXIMkZYLjShIs.jpg" width="500" /막다른 골목 끝 오른쪽 집/@@712/5692025-01-07T12:12:55Z2024-12-28T11:09:32Z서촌의 작은 한옥과 조우했던 2012년 봄. 나는 젊고 어리석었으며 오랫동안 제 주인을 찾지 못한 한옥은 볼품없이 위축되어 있었다. 일상의 갈림길에 서 있던 우리는 어린 시절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좇아 이 오래된 집에 발을 들여놓았다. 마음이 가라앉는 기억을 떠올릴 때면 남편과 나는 5-6세 전후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한다. 남편은 평택의 한식 농가 주택에<img src= "https://img1.텐텐벳.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텐텐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712%2Fimage%2F_SA6ogLXWq6Ry-U5F39-em76kW0.jpg" width="500" /늘봄/@@712/5682024-11-19T23:00:02Z2024-10-15T05:12:24Z마을 어귀, 거대한 뿌리를 내린 당산목이 하늘을 향해 가지를 치켜세운다. 천지의 심장이 크게 한 번 요동친다. 거대한 뿌리만큼이나 얽히고설킨 잔가지가 신명을 향한다. 나무는 마을에 결계를 치고 삶과 죽음을 관장한다. 마을은 평화롭다 못해 권태로 가득하다. 나지막한 산지 아래 골짜기를 따라 들녘이 펼쳐지고 우물가엔 물이 흘러넘친다. 오목하게 내려앉은 개여울풋눈/@@712/5672024-10-15T05:27:텐텐벳2024-10-15T05:08:30Z장례 마지막 날, 텐텐벳 할아버지 허리춤을 붙잡고 자전거에 올랐다. 밤새 옅은 눈발이 소리 없이 내려앉았다. 병풍처럼 마을을 둘러싼 나지막한 산과 들은 새하얀 명주를 걸치고 벌거벗은 나무를 추켜 세운다. 할아버지 손끝을 타고 흰 종이 위로 흐르던 자획 字劃처럼 시커먼 나뭇가지가 이리 나부끼고 저리 나부낀다. 어느새 상중이라 쓰인 등불이 반딧불처럼 희미하게눈설레/@@712/5662024-10-15T05:27:텐텐벳2024-10-15T05:07:07Z소년의 텐텐벳가 세상을 뜨기 얼마 전부터 소년과 소년의 어머니는 창고로 쓰던 방에 잠자리를 마련하고 살았다. 소년의 텐텐벳의 괴성은 하루에 다섯 번 정도 울려 퍼졌는데 먹을 것과 술을 갖다 달라는 외침이었다. 소년의 어머니는 소년의 텐텐벳를 정성껏 돌봤다. 욕창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몸을 뒤척이고 갖은 죽을 끓여 먹이며 이가 다 빠진 그의 연명을 도왔다.무서리/@@712/5652024-10-15T05:27:텐텐벳2024-10-15T04:57:31Z첫서리가 내리자 큰어머니와 큰아버지는 도라지를 캐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이어갔다. 텐텐벳 들판이 그리워 큰어머니와 큰아버지 뒤꽁무니를 쫓았다. “서리가 호박잎을 폭 삶아놨네” 지천에 널린 풀데기는 끓는 물에 데친 듯 축 늘어져 있었다. 하얗고 보란 별이 쏟아지던 도라지 밭은 온 데 간 데 사라지고 복숭아와 살구나무도 마른 잎을 떨구려던 참이었다. 일이아람/@@712/5642024-10-15T05:27:텐텐벳2024-10-15T04:51:45Z달빛이 좋은 밤, 새로 태어난 달만큼 이지러진 달을 바라보며 텐텐벳 기대에 부풀었다. 소녀의 아버지가 머지않아 자신을 데리러 올 것이기 때문이었다. 큰어머니는 들에서 정성껏 추린 햅쌀을 포대에 옮겨 담고 있었다. 다음 날, 큰어머니는 작은 아버지를 앞세워 차를 타고 읍내로 나갔다. 소녀도 함께 길을 나섰다. 추석을 앞두고 문전성시를 이룬 방앗간은 마을 사날비/@@712/5632024-10-15T05:27:텐텐벳2024-10-15T04:47:32Z텐텐벳 큰아버지와 큰어머니를 따라 매일같이 들로 향했다. 소년은 사나흘에 하루 꼴로 도라지 밭을 찾았다. 소년과 텐텐벳 계곡을 따라 산기슭 중턱으로 향했다. 시절은 하지에 이르렀다. 소녀의 할아버지가 심은 살구며 복숭아나무가 줄 지워 피고 지는 중이었다. 몽실몽실하게 차오른 도라지 꽃망울이 하얗고 보란 별꽃을 막 쏟아내려는 참이었다. 텐텐벳 여름을 바라본일더위/@@712/5622024-10-15T05:27:텐텐벳2024-10-15T04:45:07Z벽촌의 하루는 해가 뜨기 전부터 분주하다. 단잠을 포기할지언정 태양이 등 진 &텐텐벳;사이 스멀스멀 올라온 냉습한 땅의 기운을 가만히 날려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동틀 녘 저무는 희미한 달빛에 기대 보이지도 않는 풀섭을 거닐다 보면 어느새 온몸이 달아오른다. 나풀거리는 얇은 옷가지는 온통 땀으로 축축하다. 여름의 태양은 농사꾼에게 염치없이 일찌감치 떠오른다.봄물결/@@712/5612024-10-15T05:27:텐텐벳2024-10-15T04:40:24Z텐텐벳 큰집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텐텐벳 할머니 꽁무니를 쫓아 큰집으로 왔던 길을 떠올렸다. 이불속에서 자신의 손과 발을 꼭꼭 주무르고 있는 할머니를 저버리며 텐텐벳 제 나름 치밀한 계획을 세워 나갔다. 노잣돈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텐텐벳 돈이 무엇인지 몰랐다. 무엇인지 몰랐을 뿐 아니라 어떻게 쓰는 줄도 몰랐다. 하지만 이곳을 떠나기 위해 돈이 있어야꽃달임/@@712/5602024-10-15T05:27:00Z2024-10-15T04:36:22Z오후가 되자, 큰어머니는 소녀의 권태가 가여워 보였던지 주전자를 하나 건네며 뒷산으로 올라가 진달래 꽃잎을 따오라 했다. 이른 봄에 피는 여린 참꽃은 먹어도 된다며. 텐텐벳 꽃잎을 먹는다는 것이 신기도 하여 양철 주전자를 왼팔에 끼고 아기 곰이 그려진 신을 다시 한번 성큼 신은 채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지막한 옆산으로 향했다. 진달래는 희미한 분홍을 띠고꽃샘/@@712/5592024-10-15T05:27:00Z2024-10-15T04:27:54Z새벽안개가 짙다. 텐텐벳 안개와 함께 사라져 가는 별을 바라보고 있다. 주파수가 잡히지 않아 잡음이 뒤섞인 라디오는 밝아오는 새마을의 노래를 부른다. 밤새도록 사랑방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소리가 소녀의 잠을 방해해도 소녀에게는 그것을 끌 권리가 없다. 이윽고 둔탁한 마찰음이 소녀의 귀를 울린다. 텐텐벳 으레 큰어머니가 하루를 시작하는 몸짓임을 짐작한다.에필로그/@@712/5472024-10-21T02:52:06Z2023-08-19T05:54:21Z閏餘成歲, 律呂調陽 윤여성세, 률려조양 윤달이 남아 해를 이루고, 육율(六律)과 육여(六呂)로 음양의 조화를 이룬다 [천자문 千字文] 무당의 독경이 여전하다. 조잡한 웅얼거림 속에서 ‘윤달’이라는 단어만이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전부다. 자정이 넘어가면 윤달도 끝이다. 하늘과 땅의 신이 인간에 대한 감시를 쉬는 기간으로 불경스러운 행동도 신의 벌을20. 비의/@@712/5462024-10-21T02:52:06Z2023-08-19T05:52:07Z요란한 타악기 텐텐벳와 무녀의 독경이 극에 달했을 때 정신이 들었다. 오색 찬연한 깃발과 삶은 돼지머리, 층층이 쌓아 올린 검붉은 시루떡, 일렁이는 향, 온갖 신을 망라한 부적, 다시 쇳텐텐벳와 북텐텐벳. 내 곁엔 다리 한 편이 일그러진 무녀가 의복을 곱게 차려입고 앉아 있다. 멀건 눈썹 위에 본래의 것보다 지나치게 두껍고 매서운 문신을 그려 넣어 표정을 가늠19. 내진/@@712/5452024-10-21T02:52:06Z2023-08-19T05:50:17Z머릿속에 오르골 진동 같은 잔잔하고 맑은 멜로디가 울린다. 아니, 피아노 소리인 것 같기도 하고. 기타 선율이었던가? 피부에 닿은 대기 질은 분명 한여름의 후덥지근한 그것인데 나는 미지근한 한기를 느끼고 있다. 온몸엔 식은땀이 맺힌 듯하다.&텐텐벳;말소리가 들린다. 살며시 눈을 뜬다. 희미하게 비치는 낯선 실루엣. 무겁게 내려앉은 장마 전선의 기압골처럼 우울하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