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전」의 이인화와 김우진, 그리고 윤심덕

2025-06-10T05:08:14Z

식민지 시절 좌익 쪽의 대표적 문학평론가였던 임화는, 민족주의 쪽 염상섭의 문학을 백안시했음에도, 염상섭의 중편소설 「만세전」(1923)만큼은 1920년대 사실주의 소설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높이 평가한다. 나 역시 「만세전」은 1920년대 소설에서 아주 중요한 작품이라 생각해서, 학생들에게 반드시 일독을 권한다. 그리고 이 작품에 대해서만큼은 본격적인 리

뮌헨 &파이고우 포커;백조의 성’과 일본의 근대작가 &파이고우 포커;모리 오가이’

2025-06-05T01:50:45Z

독일에서 가장 큰 주인 바이에른의 주도 뮌헨 관광을 가게 되면 뮌헨도 뮌헨이지만, 그곳에서 120km 떨어진 퓌센의 노이슈반스타인 성, 즉 ‘백조의 성’을 구경하고 오게 된다. 뮌헨에서 열차로 한 2시간 걸릴까, 가는 도중 먼발치로 보이는 독일 쪽 바바리안 알프스가 절경이다. 이 성은, 백조의 성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이, 백조를 연상시키는 우아한 자태로

파이고우 포커 시의 진짜 매력, 정직한 절망!

2025-05-28T10:28:03Z

1919년 삼일운동이 끝난 후 많은 문예 동인지들이 출현한다. 이들 동인지에 실린 낭만주의 시들은 대부분 병적이거나 퇴폐적인 혹은 감상(感傷)적인 성격을 띤다. 원래 낭만주의는 주어진 퍽퍽하고 절망스러운 현실을 넘어서 이상적인 세계를 추구하려는 몸부림이다. 그 이상세계가 동심이나 고향, 전원의 세계와 같이 비교적 밝은 곳일 때도 있지만, 1920년대 시

체코에서 만난 두 명의 한국학자, &파이고우 포커;교수’와 &파이고우 포커;사서’

2025-05-23T11:38:24Z

체코로 안식년을 간 시기가 2015년이니 10년 전 일이다. 당시 카렐(찰스) 대학교 재직하던 한국학과 교수들은, 나와 비슷한 연배의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나보다 훨씬 젊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을 가르쳤던 체코의 일 세대 한국학 학자들은 이미 은퇴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들 은퇴한 일 세대 한국학자들 중 두 사람을 만나봤는데, 이들도 현재는 모두 세상

영랑 시, 오-매 단풍 들것네

2025-05-05T11:51:19Z

1970년대 중반 대학시절 제주도 여행을 위해 저녁 7시 서울 용산역서 출발하는 여수행 전라선을 탔다. 서대전역서 한참을 쉬었다가 목포로 가는 호남선을 갈아탔다. 간이역까지 어느 한 역도 빼놓지 않고 둘렀다 가는 완벽(?)한 완행열차였는데 서울서 목포까지 13시간 걸렸다. 그 후 최종 목적지인 제주도를 가려면 목포 항구에서 또 7시간 가는 배를 타야 했다

보스턴파이고우 포커, 동부 부자들의 아편 밀수

2025-04-30T02:37:24Z

미국이나 유럽의 동양학 연구소 또는 도서관을 가서 한국의 도서 컬렉션들을 살펴보면 질로나 양으로나 중국은 물론 일본에 비해서도 한참 빈약한 편이다. 아주 옛날 얘기이긴 하지만,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 옌칭 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한국인 사서는 4명이었다. 이에 비해 일본인 사서는 12명, 중국인 사서는 24명이었다. 사서의 숫자가 국력 및 장서 규모에 비례하

1930년대 도시의 직업여성, &파이고우 포커;기미꼬’와 &파이고우 포커;하나꼬’

2025-04-21T07:45:59Z

박태원의 「천변풍경」(1936)을 읽으면, 1930년대 도시화에 의해 재편, 근대화되는 경성(서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소설 제목인 ‘천변풍경’의 ‘천변’은 지금의 청계천 주변인데 도시화가 이뤄지는 경성의 한 언저리로 그곳을 살아가는 서민, 하층민들이 주인공이 된다. 박태원은 이러한 도시의 하층민들 중에서도 여인들, 특별히 직업여성의 삶에도 관심을 기

아우슈비츠파이고우 포커 만난 유대계 청소년들을 떠올리며

2025-04-30T14:28:55Z

폴란드 내륙의 고도(古都) 크라쿠프에서 100km 정도 떨어진 아우슈비츠 박물관을 버스로 1시간 반 정도를 달려 도착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폴란드 안에서도 한가운데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점령했던 유럽 지역 전체로 볼 때도 그 중앙에 위치했다. 이곳은 유럽 각지로부터의 대규모 수송과 이동이 편리한 지점이었기에 폴란드 유대인뿐만 아니라 유럽 곳곳

허난설헌의 '애국' 한시, 「성 쌓는 괴로움」 외

2025-04-21T02:20:30Z

조선시대 세 명의 유명한 여인이 있다. 신사임당, 황진이, 허난설헌이 그들이다. 신사임당이 ‘착한’ 여자, 황진이가 ‘멋진’ 여자라면 허난설헌은 유교적 관점에서 보면 ‘나쁜’ 여자였다. 그녀는 남편과 금슬도 좋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자식을 앞세우고 스물일곱 나이에 요절했다. 그러나 난설헌이 남긴 한시 작품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문인들이 칭

로키 밴프 국립공원서, 캐나다의 인종주의!?

2025-04-21T02:15:56Z

캐나다가 다문화 사회라는 얘기는 진즉에 들었다. 캐나다 관광을 위해 밴쿠버에 도착했다. 밴쿠버에는 동양인이 반이라고 한다. 그곳의 지인이 한식 뷔페식당을 데리고 갔다. 주변엔 한국식당, 상점들이 즐비했다. 서울 어느 인근에 막 개발되기 시작한 동네를 간 느낌이었다. 밴프 국립공원을 가고자 하루 묵었던 캘거리는 노동이민자들에 의존해 성장한 전형적인 다문화

조선의 &파이고우 포커;춘향’과 영국의 &파이고우 포커;파멜라’

2025-03-27T11:20:25Z

소설 『춘향전』이 읽히기 시작한 건 18세기 중엽이다. 비슷한 시기인 1740년 영국에서는 ‘영국 판 춘향전’이라 할 수 있는 사무엘 리차드슨의 소설 『파멜라』가 출간된다. 『파멜라』는 여주인공 파멜라가 귀족 집안의 하녀로 들어가서 주인집 도령과 결혼하게 되는 이야기다. 주인 도령은 처음엔 어린 하녀 파멜라를 유혹 또는 협박하면서 자신의 성적 농락거리로

파이고우 포커 음악가엔 쇼팽만 있나!?

2025-03-18T10:17:34Z

폴란드를 몇 번 가보지는 않았지만, 폴란드 여인들의 생김새는 이웃인 러시아나 독일 여인들과 좀 구별이 된다. 폴란드가 러시아와 독일이라는 강대국 사이서 시달려 왔다는 선입견 때문일 수도 있지만, 두 나라 여인들에 비해 폴란드 여인들은 좀 왜소하고 귀엽게 생긴 편이다. 식민지 시절 유럽을 여행한 서양화가 나혜석도, 폴란드 사람들은 남녀 간에 인물이 동굴 납

오장환 시 속의 매춘부

2025-03-16T10:46:03Z

식민지 시기 서울 인구는 1935년을 기점으로 30만이 된다. 그 후 불과 육, 칠 년 만에 100만 인구에 육박하는 대격변이 이뤄진다. 도시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비정상적으로 팽창하면서 도시와 도시의 언저리에서는 환락과 유흥이 번창하게 된다. 루소는 도시를 “인류가 뱉어낸 가래침”이라고도 했고, 릴케는 “죽기 위해 가는” 곳이 도시라고도 했다. 더구나

파이고우 포커의 『대위의 딸』, 푸가초프와 임꺽정

2025-03-04T06:43:17Z

푸슈킨은 러시아의 대문호다. 모스크바 관광지 여기저기서 푸슈킨이라는 이름과 마주치게 된다. 모스크바에는 푸슈킨 광장이 있고, 황금빛 코플라를 얹은 모스크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 앞 쪽으론 그에 못잖은 거대한 ‘푸슈킨’ 국립 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다. 아르바트 거리를 나오는 길에는 푸슈킨 부부 동상도 있고, 또 푸슈킨이 불과 몇 달밖에 안 살았다는 그의 신

파이고우 포커의 “살진 젖가슴”과 한강의 “둥근 가슴”

2025-02-28T12:02:38Z

한국의 근대서정시는 1920년대에 정립된다. 그 중심에 이상화, 김소월, 한용운이 있다. 그중 이상화의 「나의 침실로」(1923)는 앞 시대에서는 그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에로스적 욕망을 형상화해 근대시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나의 침실로」에서 시인이 애타게 기다리는 ‘마돈나’는 “수밀도(水蜜桃)”의 젖가슴을 가진 여인이다. 수밀도는 물이 많고

오슬로 카를 요한 거리의 화가 &파이고우 포커;뭉크’와 작가 &파이고우 포커;함순’

2025-03-02T12:44:10Z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는 서울에 비하면 아주 작은 도시다. 시내를 관광할 당시, 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유명 관광지 바겔란 조각공원 정도를 갈 때를 빼놓고는,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일이 별로 없었다. 이러한 오슬로의 작은 도심을 가로지르는 길이 카를 요한 거리다. 이 거리는 오슬로 중앙역에서 광장으로 나와 좌측으로 뻗은 길인데, 1.5km 정도 되는 보행

배인철의 &파이고우 포커;흑인 시’와 흑인병사의 운명

2025-02-13T10:46:23Z

내 고향 인천에는 유난히 미군부대가 많았다. 인천항이 주한미군의 한반도 출입구이자 병력과 물자를 전국의 미군기지로 뿌리는 심장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한진그룹도 다름 아닌 이 인천부두서 몇 대의 트럭으로 미군 군수물자를 수송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인천 출신으로 배인철이라는 시인이 있다. 해방 직후 잠깐 활동을 하다가 비명에 갔다. 서울 남산서

&파이고우 포커;예술도둑’과 스위스 바젤의 바이엘러 미술관

2025-02-04T12:09:34Z

수집가들 중에는 도가 지나쳐 예술품을 훔치기까지 하는 부류도 있다. 이들은 다른 도둑과 달리 자신의 행위를 부도덕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소위 ‘예술도둑’이라 불리는 이들은 미술관이나 개인이 소유한 작품을, 자신만큼 깊이 사랑하거나 애착을 가진 이도 없다고 믿는다. 그래서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 성에 차지 않는다. 작품과의 진정한 교류를 위해서

이청준 파이고우 포커 「병신과 머저리」와 나의 연애사

2025-01-31T19:40:08Z

대학원 다니던 시절 고등학교 국어 교사를 잠깐 한 적이 있다. 학교는 서울 서부역 근처였다. 집인 인천에서 아침 8시 시작하는 수업을 하려면 꼭두새벽에 1호선 전철을 타야 했다. 그날 역시 전철을 탔는데 옆자리 여대생이 ‘심청전에 나타난 용궁설화’라는 논문을 읽고 있었다. 국문과 학생이냐고 물어보면서 나는 국어선생이라고 말했다. 아무 반응이 없었다. 서울

나가사키 &파이고우 포커;하우스 텐 보슈’에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2025-01-20T13:48:17Z

규슈를 단체관광으로 갔다 온 적이 있다. 관광일정 중엔 나가사키 현의 테마파크 ‘하우스 텐 보슈(숲 속의 집)’를 두르는 코스도 있었다. 이 테마파크는 원래 매립지인 곳에다 많은 화초와 수목을 조성하고, 그와 함께 근세 풍의 네덜란드 마을 또는 도시를 재현해 놓은 곳이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자기네 나라에서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를 거쳐 중국 광저우에

양문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