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대하여(On Distance) - 거리두기는 단절이 아니라 관계다

2025-06-10T03:06:49Z

어떤 그림은 가까이서 보아야 세심한 붓놀림이 눈에 들어오고, 어떤 그림은 한참을 물러서야 비로소 형상이 보인다.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다. 나이 들어서야 비로소 알게 된 것이 있다면, 관계는 거리두기로 완성된다는 사실이다. 멀리 있는 사람이 오히려 더 따뜻하게 느껴지고,&안전한 바카라사이트;너무 가까이 있는 사람이 오히려 낯설고 숨 막힐 때도 있다. 나는 오랫동안 옳고 그름

여전히 하나님에게 말한다는 것의 의미 - 욥기 9장 -

2025-06-10T07:55:59Z

욥은 빌닷의 말에 대답한다. 하지만&안전한 바카라사이트;직접적인 반박보다는, 자신의 고통을 담은&안전한 바카라사이트;신학적 사색으로 맞선다. 그는 묻는다. "그렇지만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정의로울 수&안전한 바카라사이트;&안전한 바카라사이트;있겠는가?"(9:2) 이것은 친구들의 단순한 도덕 논리에 대한 논쟁이 아니라, 인간 존재 자체의 무력함을 고백하는 말이다. 욥은 스스로 죄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이 당하는 고통

잘 살면 복 받고, 죄 지으면 망한다? - 욥기 8장&안전한 바카라사이트;&안전한 바카라사이트;근원적인 신앙은 공로가 아니라 선물이다

2025-06-10T04:26:45Z

욥의 친구 중 두 번째로 입을 연 빌닷은, 위로가 아닌 정죄의 언어로 말문을 연다. 그의 말은 엘리바스보다 더 단호하고, 차갑다. 그는 심지어 욥의 자녀들까지 언급하며, 그들이 죽은 것은 죄 때문이었다고 단정한다. "그대의 자녀들이 주님께 잘못을 저지르자, 그들이 죄의 손아귀에 들어가 내버려 주신 것이네." (8:4) 빌닷의 신학은 단순하다. ‘하나님은

살고 싶은 자의 울음, 기도 - 욥기&안전한 바카라사이트;&안전한 바카라사이트;7장 기도는 살고 싶은 자의 울음이다

2025-06-08T10:25:58Z

욥은 이제 친구들을 향해 말하지 않는다. 그의 말은 직접적으로 &안전한 바카라사이트;하나님께 향한다. 그러나 그의 말은 간청도, 찬양도 아니다. 그것은 거칠고, 도발적이며, 때로 불평처럼 들린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 말은 진실한 기도가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욥기 7장은 하나님을 원망하고 힐난하는 장이라기보다는 진실한 기도의 장이다. "땅 위 사람에게는 고된

나는 여전히 살아있다 - 방치된 선인장 화분에서 꽃이 피다

2025-06-03T03:44:43Z

한때 누군가의 손에 들려&안전한 바카라사이트;햇살 좋은 창가에 놓였던 작은 선인장이 있었습니다.&안전한 바카라사이트;처음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안전한 바카라사이트;물을 주고 말을 걸어주는 손길이 있었지요.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안전한 바카라사이트;새로운 꽃들이 오고 가고,관심은 점점 다른 곳으로 향했습니다. 선인장은 어느 날&안전한 바카라사이트;창밖으로 밀려났고,&안전한 바카라사이트;비바람을 맞고, 볕도 닿지 않는 구석에&안전한 바카라사이트;&안전한 바카라사이트;그냥 그렇게 방치되었습니다. ‘나는 잊힌 걸

고통은 견디어지는 것이다 - 욥기 6장&안전한 바카라사이트;&안전한 바카라사이트;고통은 설명되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2025-06-02T10:38:10Z

침묵은 깨졌고, 탄식은 말이 되었다. 그리고 그 말은 항변이 되어 불쑥 터져 나온다.&안전한 바카라사이트;욥은 이제 더 이상 눈물만 흘리지 않는다.&안전한 바카라사이트;그는 자신의 고통이 얼마나 무거운지,&안전한 바카라사이트;자신의 절망이 얼마나 깊은지를 말하기 시작한다. "아,&안전한 바카라사이트;내 속상한 것의 무게를 제대로 달아 본다면! 나의 불행을 저울에 한꺼번에 올린다면! 지금의 바닷모래보다 더 무겁겠지. 그 때문에 나의

천국에 대하여(On Heaven)

2025-06-01T01:00:57Z

천국. 너무 자주 말해왔고, 너무 쉽게 약속해 왔으며, 너무 확신하는 듯 말해온 단어. 그러나 정작 ‘천국이 무엇이냐’는 물음 앞에서&안전한 바카라사이트;우리는 얼마나 진실했는가. 많은 신앙인들에게 천국은&안전한 바카라사이트;죽음 이후에 가는 보상의 공간이다. 눈물도 없고, 고통도 없고, 영원한 평안이 흐르는 곳. 믿음의 여정을 마친 이들에게 주어지는&안전한 바카라사이트;하나님 혹은 절대자의 상급. 그 천국은

익숙한 하나님, 낯선 하나님 - 욥기 5장 설명되지 않는 고통 앞에서 만나는 하나님

2025-06-02T04:58:16Z

엘리바스는 멈추지 않는다.&안전한 바카라사이트;그의 말은 이제&안전한 바카라사이트;도덕적 확신을 넘어&안전한 바카라사이트;신학적 계시처럼 포장된다.&안전한 바카라사이트;그는 점점 더 자신 있는 어조로 말한다.&안전한 바카라사이트;욥의 탄식과 의문, 고통은&안전한 바카라사이트;하나님의 징계일 뿐이라고. "이보게나,&안전한 바카라사이트;복 있다네, 하나님께 벌 받는 사람은! 그러니 샷다이(전능하신 분)의 징계에 맞서지 말게나. 하나님은 상처 나게 하셔도 싸매어 주신다네. 때려 부수셔도 손수 고

인공지능에 대하여(On AI) - 기계와 함께 걷는 영혼의 길

2025-05-31T01:52:27Z

우리는 지금, 사람과 기계가 나란히 걷는 시대를 살고 있다.&안전한 바카라사이트;AI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상상이 아니라, 오늘을 함께 구성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 앞에서 인간은 창조주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책임을 다시 배우고 있다. 이제 AI는 나의 일상 깊숙한 자리로 들어왔다.사실 처음엔 거부감도 있었다.&안전한 바카라사이트;“감정도, 영혼도 없는 기계가 나의 글을 도와줄

현재의 언어로 번역되지 않은 말은 비수다 - 욥기 4장&안전한 바카라사이트;&안전한 바카라사이트;거룩함을 옷 입은 거짓

2025-05-31T00:50:29Z

침묵은 끝났고, 탄식은 쏟아졌다.&안전한 바카라사이트;욥은 하나님을 향해 입을 열었고, 고통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부정했다.&안전한 바카라사이트;그 말은 하나님을 향한 저주는 아니었지만, 침묵보다 더 무거운&안전한 바카라사이트;존재의 무너짐이었다. 그때, 가장 먼저 입을 연 이는&안전한 바카라사이트;엘리바스였다.&안전한 바카라사이트;그는 친구들 중 가장 연장자이고,&안전한 바카라사이트;&안전한 바카라사이트;지혜의 언어에 익숙한 자이며,&안전한 바카라사이트;오래된 정통의 교리를 가장 신실하게 믿고 있는 사람이었

낭비에 대하여(On Waste)&안전한 바카라사이트; - 낭비되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2025-05-28T21:00:09Z

사람들은 낭비를 두려워한다. 낭비는 손해이고, 실수이며, 후회로 연결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안전한 바카라사이트;‘헛되이 흘려보낸 것’, ‘쓸모없이 소모된 것’, ‘되돌릴 수 없는 손실’이라는 인식이 낭비에 붙어 있다.&안전한 바카라사이트;그래서 우리는 낭비를 피하려 한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 애쓰고, 감정을 낭비하지 않으려 조심하며, 인생을 알뜰하게 살아보려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삶

탄식이 기도가 되다 - 욥기 3장 탄식은 하나님과 말하는 것이다

2025-05-30T06:27:25Z

침묵은 7일간 이어졌다. 세 친구는 말이 없었고, 욥도 입을 열지 않았다. 말보다 함께 있음이 위로가 되던 시간. 존재하는 그 침묵은 고통을 향한 인간적인 최대의 존중이었고, 말하지 않음으로 드리는 기도에 가까웠다. 그러나 침묵은 끝났다. 고통은 더 이상 눌려 있지 못했다. 욥은 입을 열고, 말로 고통을 쏟아낸다. 그의 첫 마디는 놀랍게도 자기 생일을 저

씨앗에 대하여(On Seeds) - 삶은 씨앗을 닮았다

2025-05-28T00:10:55Z

씨앗은 작다. 손끝에 올리면 바람에도 날아갈 것 같고, 흙 속에 떨어지면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를 만큼 작다. 하지만 그 작음 속에 생명이 들어 있다. 나무가, 풀잎이, 곡식이, 꽃이, 그리고 숲이 그 안에 들어 있다. 씨앗은 생명 그 자체이기도 하고, 동시에 생명이 ‘되어가는’ 과정의 시작이다.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씨앗은 땅에 묻혀 썩어야 싹

고통의 자리에서 기도의 자리로 - 욥기 2장 고통의 자리는 하나님 앞에 서있는 자리다

2025-05-26T04:05:47Z

세상의 고요가 무너진 자리에 또다시 하늘의 회의 장면이 열린다. 욥은 모든 것을 잃었지만, 하나님을 욕하지 않았다. 그는 무너졌지만 입을 다물었고, 침묵하였지만 하나님을 놓지 않았다. 모든 것을 잃었을 때, 무너졌을 때 신앙의 진실이 드러난다. 사탄은 다시 하나님 앞에 서서 묻는다. “가죽은 가죽과 바꾸지요. 사람은 자신의 목숨 때문이라면, 자신에게 있는

까닭 없는 경외는 가능한가? - 욥기 01장 신의 침묵을 받아들이는 침묵

2025-05-25T08:34:41Z

우스 땅, 한적하고 평화로운 광야의 변두리에 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욥. 이스라엘인도 아니고, 히브리인도 아닌 인물. 경계에 선 이방의 의인이자, 어느 민족에도 속하지 않은 보편 인간. 바로 여기서 욥기의 서사는 시작된다. 신학이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이야기로. 욥은 흠 없고 정직하며, 하나님을 경외하고 악에서 떠난 자였다. 이 네 가지

거친 손에 대하여(on weathered hands) - 당신의 손도 참 고생이 많았다

2025-05-22T21:34:34Z

거칠고 못생긴 손이 없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 수 있었을까. 부드럽고 곱디고운 손만으로는 생명을 지탱할 수 없다. 밥을 지어야 했고, 장작을 패야 했고, 빨래를 해야 했고, 흙을 일구고, 바다를 건넜고, 울며 돌아앉은 아이의 등을 토닥여야 했다. 그 모든 생의 굽이굽이에서, 손은 늘 앞장서거나 맨 나중에 남았다. 한때 나도 내 손이 못생겼다고 생각한

변화에 대하여(On Change) - 변화는 항상 작은 것으로부터

2025-05-22T10:55:39Z

“바오밥나무도, 크게 자라기 전에는 작게 시작하잖아.” ―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중에서 모든 변화는 작게 시작한다. 우리는 종종 ‘변화’라는 단어 앞에서 큰 기대와 동시에 큰 두려움을 품는다. 커다란 결단, 드라마틱한 전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어떤 계기를 떠올린다. 그러나 실제로 변화를 일으키는 힘은 늘 아주 사소한 것, 때로는 알아채기도 어려

서문 - 까닭없는 경외를 위하여

2025-05-24T06:03:39Z

고통은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않지만, 누구도 비켜 가지 않는다. 고난은 언제나 설명보다 먼저 오고,&안전한 바카라사이트;해석보다 오래 머문다. 그리하여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입에 물고,&안전한 바카라사이트;오래도록 삶을 견딘다. 그러나 욥기는 말한다. 해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이 글은 욥기를 1장부터 42장까지, 한 장 한 장 묵상하며 이어가는 여정이다. 이 여정은 성경 속 한

죽음에 대하여(On Death) - 죽음은 삶의 교사다

2025-05-21T23:25:11Z

젊었을 땐 몰랐다. 죽음이란 단지 피해야 할 것이고, 무섭고 어두운 것이라 여겼다. 그때는 삶이 눈부시게 펼쳐진 들판 같았고, 죽음은 그 들판 끝의 낭떠러지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외면한다. 죽음을 이야기하면 불길하다며 입을 닫고,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을 보면 기운 빠지게 군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주변에서 하나둘씩 떠나는

가시에 대하여(On Thorns)

2025-05-21T13:58:39Z

찔레꽃이 피는 계절이면 어린 시절의 어느 오후가 떠오른다. 숲으로 접어드는 오솔길 초입, 땅바닥엔 아직 마르지 않은 이슬이 반짝이고, 그 옆으로 하얗게 피어난 찔레꽃 무더기가 나를 반긴다. 꽃잎은 햇살을 머금은 듯 희고 투명했다. 그 향기는 은은했지만 쉽게 날아가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더 깊어지는 향기. 숨을 들이쉴 때마다 마음이 맑아지는

김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