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출간 소식 - [장편소설 출간]

2025-06-11T17:01:29Z

소설이 출간되었습니다. 읽을 때마다 뭉클하고, 따스해서 마음이 움찔거리고, 유쾌해서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재미와 감동이 있고, 함께 추리해 가며 읽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할머니의 일기장, 그 안에 숨겨진 인연과 운명, 빛나는 청춘들의 꿈과 우정, 그리고 사랑.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 가족이라는 소중한 의미 등을 다루고 있는 추리,

계속 하다 보면 - 소설 노트

2025-06-10T02:21:59Z

브런치를 시작하기 전에는 에세이가 뭔지 단편소설이 뭔지 잘 알지 못했고, 그리 내가 관심을 갖고 있던 분야가 아니었다. 예전의 나는, 작가를 꿈꾼 적도 없었고, 습작을 해본 적도 없으며, 책을 그리 열심히 읽던 사람도 아니다.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앉은자리에서 시작한 메모가 내 글쓰기의 첫걸음이었다. 그렇게 메모를 하다 이야기를 생각했고, 꾸준히 이야기를

기다림과 ㄱㄹㅇ - [우리의 삶을 돌리고슬롯 것들]

2025-06-10T16:58:33Z

너를 기다리며 나는 있을 뿐이었지만 갑자기 밀려온 그리움이 나를 집어삼켰다 그럼에도 휩쓸려 붕 뜬 몸이 어지럽지 않았다 그리움이란 그 힘이 얼마나 강한지 그 안에서 생각나는 건 오직 하나 기다리는 힘이 그리움인지라 밀려와 나를 삼켜도 겁이 나지 않았다 그리움은 쉽지 않은 일 돌아와 다시 마주할 지난 현실 밀려오는 그리움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커피 테이블 - [우리의 삶을 돌리고슬롯 것들]

2025-06-03T06:33:18Z

시간이 애매했다. 특별한 목적 없이 동행을 한 것이기에 내가 해야 할 일은 기다리는 거였다.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거리를 여전히 적시고 있어 이른 아침 산책을 즐기기엔 우산 아래 몸이 추웠다. 아무 곳이든 괜찮았고 다행히 눈앞에 익숙한 커피숍 간판이 보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커피숍에는 점원만 있었다. 비어있는 테이블&돌리고슬롯;중 &돌리고슬롯;문 옆 벽 쪽에 붙어있는

드라이브 - [소설을 읽고]

2025-06-03T06:34:01Z

우연히 들른 서가에 열 권의 책이 꽂혀 있다면, 그리고 그중 한 권이 정해연 작가님의 책이라면, 나는 그 열 권의 책 중 작가님의 책을 먼저 꺼내 읽을 것이다. 정해연 작가님의 책은 <더블>로 처음 접했었다. 그리고 가장&돌리고슬롯;최근에 읽은 책이 <드라이브>다. 드라이브를 읽고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마음속에 작은 충격이 가해진 듯했다. 소설을 쓸 때, 소재가 중

바다 앞에 서서 - [우리의 삶을 돌리고슬롯 것들]

2025-06-03T06:33:34Z

바다 앞에 서서 알게 되었다 몸 군데군데가 상처라는 걸 바다가 밀려와 하얗게 부서질 때마다 따갑게 불타오르는 살갗을 느끼며 여전히 남아있는 잊힌 흔적들을 깨달았다 바다의 하얀 포말이 내 상처에 닿아 아찔한 지난날을 부화시킨다 잊힌 채 죽어있다 되살아나 감정을 울컥거린다 바다 앞에 서서 남겨진 상처가 여전히 아프다고 부서지고 불타오르며

같은 반 꼬맹이들 - [우리의 삶을 돌리고슬롯 것들]

돌리고슬롯:40:10Z

분명 처음 등록은 성인반이었다. 첫 수업에 갔더니 성인반에는 나 혼자였다. 그렇게 몇 번 수업을 받은 후, 초등학생 두 명이 있는 다른 수업으로 옮겨도 괜찮은지 물어와 흔쾌히 수락했다. 두 명 정도는 괜찮을 듯했고, 나 혼자만 수업을 받는 게 선생님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그렇게 수업을 듣다 보니, 두 명이 네 명이 되는 날도 간혹 있었다. 그런 날에

비가 내리네요 - [우리의 삶을 돌리고슬롯 것들]

돌리고슬롯:59:26Z

도독 - 닥 - 다닥 - 다아닥 - 눈으로 보지 않아도, 창문을 열고 밖에 손을 내밀어 보지 않아도, 비가 어느 느리기로 하늘에서 내려 어느 곳에 부딪혀 흐르는지 느껴진다. 하나의 빗줄기가 사물에 닿아 퍼져나가는 사이 다른 빗줄기가 곧 닿을 듯이 다가오는 걸 기대하게 만드는 정도의 빠르기다. 또독 또독 내리던 비가 두두둑 내리게 되면 빗줄기의 경계는 모호

먹방 보는 즐거움 - [우리의 삶을 돌리고슬롯 것들]

돌리고슬롯:52:28Z

나는 먹방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아주 오래전 진정 어린 먹방을 직관하던 경험이 있다. 두 달 정도 아르바이트를 하던 작은 돈가스 식당이었다. 작고 좁은 옅은 갈색의 나무 테이블마다 조그만 도자기들이 있었다. 그 안에는 돈가스 소스와 양배추 샐러드드레싱이 담겨 있었다. 나는 홀서빙 담당이었는데, 손님들이 오기 전 테이블을 정리하고 그 도자기 통들에 소스를

사랑이란 거 2 - [우리의 삶을 돌리고슬롯 것들]

돌리고슬롯:53:01Z

헤어진 옛 연인을 디저트에 비유한다면...이란 질문을 행인들에게 건네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어. 헤어진 연인과 디저트는 왠지 어울릴 수가 없을 거 같은데. 아마 그 대조적인 이미지에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선택한 거겠지. 짓궂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게 흥미로우니 행인들의 대답도 하나 같이 재치있고 기발한 표현들이 넘쳐났어. 디저트는 달콤하고 향긋하지. 기

보물을 찾아서 - [우리의 삶을 돌리고슬롯 것들]

돌리고슬롯:53:33Z

하늘에 무지개가 떠오르면 그 영롱한 모습에 감탄하면서도, 어렸을 적 들었던, 무지개 끝에 가면 황금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을 늘 떠올렸다. 알록달록 순수한 무지개 빛을 보며, 황금이 숨어있을 그곳을 마음속으로 탐했다. 그러면서도, 그 끝에 정말 황금이 있을지 믿기지 않았다. 무지개 끝이 어디일지 너무 아득했다. 그 아득한 길을 찾아 나서려니 너무 까

원청 - [소설을 읽고]

2025-05-18T01:39:53Z

집 하나를 옮기는 듯한 봇짐을 등에 지고 앞에는 아기를 맨 정체불명의 사내가 도시에 나타났다. 회오리바람에 집들이 망가지고 무릎까지 푹푹 꺼지는 눈이 쌓인 이 낯선 도시에서, 사내는 엽전 한 잎을 내밀며 젖동냥을 다닌다. 사내는 누구인가. 아기 엄마는 어디에 있나. 왜 이 도시에 왔나. 왜 이 도시를 떠나지 않나. 소설은 남자 주인공 린샹푸의 이야기를

그림자 - [우리의 삶을 돌리고슬롯 것들]

돌리고슬롯:54:04Z

잠시 지내다 떠나야 될 상황이었는데, 냉장고가 고장이 난 적이 있었다. 생각 끝에 고개 너머 조그만 가게에서 작은 중고 냉장고를 사 오기로 했었다. 고개 너머가 집이라고 했더니, 가게 아저씨는 조그만 손수레에 냉장고를 칭칭 감고 길을 나섰다. 남편은 옆에서 아저씨를 돕고, 나는 뒤에서 냉장고와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따라 걸었다. 달빛이 참 밝았는데, 달

본성 - [우리의 삶을 돌리고슬롯 것들]

돌리고슬롯:54:31Z

손에 든 차를 마시며 창가에서 바깥 풍경을 보던 중이었다. 멀리 굽어진 가로수길을 따라 시선을 점점 좁혀 집 앞 정원수들의 오묘한 조합을 보고 있었다. 어느새 연녹색 잎이 자라난 듯하더니 붉은 잎이 가득 맺힌 나무들이 중간중간 그 사이를 채워 흥미로운 퍼즐처럼 보였다. 그렇게 나무들의 모습을 따라가다 시선을 잠시 들었는데, 맞은편 건물 복도 난간에 어린 소

관광지 뒷골목 - [우리의 삶을 돌리고슬롯 것들]

돌리고슬롯:54:59Z

이상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여행을 가면 뒷골목의 뒷골목을 파고들어 걷는 걸 즐긴다. 중심가의 화려한 거리보다, 여느 유명하다는 곳보다, 그 옆에 길게 드리워진 그늘 사이로 보이는 골목 안에 시선이 간다. 화려한 기념품 상점보다 어느 창가 옆 무심히 놓인 화분의 이야기가 알고 싶어진다. 빨래가 나풀거리는 발코니에 시선이 끌린다. 흘러들고 흘러가는 여행객들

여백 - [우리의 삶을 돌리고슬롯 것들]

돌리고슬롯:55:22Z

꽃잎 사이 남은 공간을 채우지 않아도 괜찮다. 그 빈 공간이 아름다움이기 때문이다. '일 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세계 여행을 다녀왔어요.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싶었거든요. 다양한 경험을 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죠. 제 이력서 경력 기간에는 빈 공간이 생겼지만, 대신 제 내면의 공간을 가득 채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력서에 드러나 있는 공백

이렇게 내게

2025-05-18T01:39:19Z

한강 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은 내게도 여러 번 울컥하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다른 많은 분들처럼 작가님의 책들을 찾아 읽어보려 노력 중이다. 지금껏 뭐 하다가 수상 소식에 이렇게 호들갑스럽게 책을 찾아 읽나 싶다가도, 이런 잔치 분위기에 휩쓸려 읽는 책의 문장들은 남다르게 느껴지고 더 깊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집에서 혼자 앉아 솜사탕을 먹는

가난함의 반대편에는 - [우리의 삶을 돌리고슬롯 것들]

돌리고슬롯:55:50Z

가난한 집과 부잣집이 며칠간 집을 바꿔서 생활하는 인기 TV 프로그램이 있다. 양쪽 가족들은 각자의 집에 자신들의 일주일치 생활비도 남겨두고 가는데, 봉투에 든 생활비를 꺼내면서 두 가족이 보이는 각기 다른 반응이 이 프로그램의 흥미로운 요소 중 하나다. 부잣집의 일주일 생활비는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가난한 집은 일주일 동안 얼마를 갖고 생활하는지 등에

사랑이란 거 1 - [우리의 삶을 돌리고슬롯 것들]

돌리고슬롯:56:20Z

둥글게 모서리진 커피 테이블 왼편에는 아이가 태블릿을 놓고 앉았고, 오른편에는 내가 노트북을 놓고 앉아있었다. 맞은편에서 심각하게 눈썹까지 움직이며 몰입해 있는 걸 보고 있으면 즐겁지만, 내가 쓰고 있는 글을 다시 읽어보는 걸 즐기기는 그리 쉽지 않다. 아쉽고 아쉬워 내 눈썹도 이리저리 움직일 뿐이다. 그렇게 얼굴이 점점 쭈그러들고 있을 즈음 오른편 테이블

힘의 논리 - [우리의 삶을 돌리고슬롯 것들]

돌리고슬롯:56:44Z

두 덩치가 사람 하나를 두고 괴롭히는 모양새다. 감정의 조절이 안 되는지 손모양은 커지고 목소리는 높아진다. 힘으로 밀어붙이면 한없이 밀릴 수밖에 없다. 그래도 절벽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그 밀어붙이는 힘에라도 매달려야 할만큼 절박하다.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이 어리숙하고 나약해서가 아니다. 누군가를 괴롭히는 사람의 삐뚤어진 마음이 문제다. 사람이 살아

무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