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의 뜰 catherinegarden 지금 머물러 이브벳 나와 앞으로 떠날 내가 마주하는 낯선 삶의 단편(斷片)을 기록합니다. 짠한 엄마의 두 아이와 5개국 한 달 살기 여행에세이도 기대해 주세요. /@@fzlx 2023-07-01T11:03:48Z 명란 바게트 때문에 대전에 다시 갈 순 없잖아 - 빵에 진심인 나의, 아주 사소이브벳 성스러운 이야기 /@@fzlx/98 2025-05-15T01:19:39Z 2025-05-14T23:00:19Z 지금으로부터 십 년 전쯤이었을까. 그때도 이미 꽤 유명한 집이었고 대전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들러서 빵을 사 오곤 했다. 그런데 그 사이 워낙 유명해져서 이번엔 이곳을 가기 위해 대전을 가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좁은 가게 안은 여전하다. 그때는 돌 지난 딸아이와 남편과 함께였고 혼잡한 가게 내부에 애를 데리고 가기는 어려워 보였다. 남편과<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y_Jw8iZHkJj-rANFcCKIZopeVQ8.JPG" width="500" / 수정이에게 /@@fzlx/99 2025-05-14T14:30:이브벳 2025-05-14T08:52:이브벳 하찮은 나를 한동안 외면하다가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피고 지는 꽃들을 눈길로 쓰다듬어 주다 보니 계절은 흘러 흘러 어느덧 봄도 여름에게 자리를 내여주고 있구나, 수정아. 나만 비루한 인생을 살아가는 것 같다는 단톡방의 네 얘기를 듣고, 불과 몇 주전의 내 얘기 같기도 하면서 누구보다 밝은 네 마음에서 나온 소리라 순간 놀라기도 했어. 이 봄 나에게도 그런<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boMJvqObqMvjX8rXdfpm1-nTZM4.jpg" width="500" / 채옹을 기리며 /@@fzlx/97 2025-05-14T12:30:41Z 2025-05-13T00:58:33Z 한국 근현대 단편문학 하면 떠오르는 제목들이 꽤 있다. 학창 시절 계몽사 한국문학 전집에서 김동인의 감자,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김유정의 소낙비 등 몇 편을 읽었고 교육부 국어 교과서에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과 김유정의 동백꽃이 나왔던 기억이 난다. 장편인 심훈의 상록수나 염상섭의 삼대는 몇 쪽만 수록되었던 것 같기도 하고. 또 대부분의 작품은 독해집<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oWsuDtlRWuZ1HkoipL_GpZqyw04.JPG" width="500" / 동갑, 동감 - 내 남사친과의 통화 /@@fzlx/96 2025-05-07T10:30:이브벳 2025-05-07T01:57:19Z &ldquo;전화 줘서 고마워요. 이렇게라도 소식 들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건강 잘 챙기고 또 연락해요, 우리.&rdquo; 얼마만이었는지 모르겠다. 코로나가 한창일 무렵 과장이었을 때 차장 승진을 앞두고 마지막 통화를 끝으로 한동안 서로 연락하지 못하고 지냈으니 말이다. 문득 궁금하긴 했다, 회사는 잘 다니고 있는지, 지금쯤 차장이 되었겠지, 아이는 잘 크고 있는지, 건강한<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Olfgu3T11_pYrd6biy0uPNmz65k.JPG" width="500" /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fzlx/95 2025-05-03T03:58:54Z 2025-04-28T22:12:13Z 무척 흔하지만 감동적이지 않을 수 없는 주제, 딸이 쓴 엄마 이야기. 하지만 난 불편했다. 엄마라는 존재가 이룩해야 할 한평생 희생의 서사가, 그 당연하게 통용되는 이야기가, 그럼에도 난 그 희생의 수혜자에서 반걸음 비껴서 있던 까닭이었을까. 자라면서 엄마의 사랑이 부족하다 느끼거나 그로 인한 결핍으로 엄마가 아닌 타자의 사랑을 갈구하지도 않았다. 그저 <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kuXeeCrVhMOZ2QOg6zilPqJslBM.JPG" width="500" / 그 집에는 누가 살았을까 /@@fzlx/94 2025-04-22T09:42:이브벳 2025-04-11T04:57:26Z 여기에 복사나무가 있었다고. 가끔 지나가던 교회 앞마당이었는데 동백나무 사이에 복사나무가 있는지 전연 몰랐다. 동백나무야 겨우내 잎이라도 도톰하고 윤기 있게 드러내 보여주니 관심 갖고 눈여겨보면 알아차릴 수 있으련만 매화, 벚꽃, 살구꽃처럼 비슷비슷한 꽃들 사이에 복사꽃을 산책길에서 맞닥트리니 진귀한 광경을 만난 것만큼이나 설레어 가던 걸음을 멈추고 휴대전<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nWJS-n9SXfMwhWGjJzqp87AkXjM.png" width="500" / 봄의 기록 /@@fzlx/93 2025-04-09T12:47:38Z 2025-04-08T03:22:이브벳 내 마음은 한결같지 않다. 쓰고 싶지 않은 날이 쓰고 싶은 날 보다 더 많은 요즘, 5년간 읽고 쓰기를 멈추지 말자고 약속해 놓은지 겨우 반년, 쓰고 싶다와 쓰고 싶지 않다의 내가 매일 맹렬히 싸우는 중이다. 번번이 쓰고 싶다의 참패로 끝이 나지만. 부단히 나아갈 수 있을까. 멈추면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소재거리 없는 무료한 일상, 목표<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U8q9N4TNaaIDShh2epibCoqzGvA.png" width="500" / 빗살무늬 토기 /@@fzlx/92 2025-05-14T01:14:20Z 2025-04-04T02:53:이브벳 몰랐다. 창식의 성실함이면 백년해로까지는 아니어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오십 년은 해로할 거라 생각했다. 결혼은 신의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라 지연은 믿어왔기에. 물론 그 믿음에는 지금도 변함은 없다. 다만, 성실함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그 무언가는 시간이 흐를수록 지연에게 더 큰 간극으로 느껴질 뿐이다. 지연이 그를 만나기 전 결혼이란 걸 꿈꾸었을 때, 열심<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hbNrDYbViKxr5Sk7Xs9OeUAxLxM.JPG" width="500" / 고인 물 - 네 번째 /@@fzlx/91 2025-04-03T00:52:50Z 이브벳:50:16Z 지은이 주연에게 물어보러 오는 일이 뜸해진 어느 날 서류 여러 장을 출력해서 가져왔다. 선배님, 저 이거 회계팀에서 온 건데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hellip; 어, 이거 L/C(신용장)이네. 다 영어라서 난 정확히 모르지. 이 거래처 어디야? 박대리님 인도네시아 거래처인데요. 그럼 박대리님한테 여쭤봐야 할 것 같은데&hellip; 근데 박대리님 지금 휴가지? 네. 잠깐의 정적을<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gWBsCI-yxBt5EEwgfzo-vc3h32M.JPG" width="400" / 고인 물 - 세 번째 /@@fzlx/90 2025-03-30T00:44:09Z 이브벳:49:36Z 금요일 정오의 햇살은 평소보다 더 눈부셔 엄숙한 사무실의 분위기를 들뜨게 만들기도 했다. 지은은 점심이 되자 연경에게 지나가는 말로 떡볶이가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연경은 그럼 우리도 오늘 나가서 분식 먹을까요라고 지은에게 먼저 물었다. 네, 좋아요. 연경은 옆에 4팀의 민준과 함께 있는 박대리에게 다가가 이야기 했다 박대리님, 지은 씨랑 저 <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_RFghcyeZwbyk-7-lFp6QLduA2Q.JPG" width="400" / 고인 물 - 두 번째 /@@fzlx/89 2025-04-06T14:23:16Z 이브벳:48:59Z 사흘뒤 아침 지은과 연경은 사무실에 들러 부장님과 각 팀장님에게 출근 인사를 하고 회사 앞에 놓인 버스에 올라탔다. 이번 경력직 공채로 들어온 둘은 직원 연수에 함께 참여하는 바람에 이틀간 사무실을 비우게 되었다. 둘이 나란히 버스 옆 자리에 앉자 어색한 침묵을 깨고 연경이 지은에게 먼저 말을 꺼냈다. 이 시간에 사무실에 안 있으니까 조금 어색하네요. 네,<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kePt4VJYxCrYhm6NlF6Aak5B4QU.JPG" width="400" / 고인 물 - 첫 번째 /@@fzlx/88 2025-04-15T14:41:27Z 이브벳:48:21Z 조용하던 사무실이 부산스러워졌다. 연경은 모니터 아래의 시간을 확인했다. 11시 58분. 쓰고 있던 메일을 서둘러 마무리했다. I look forward to your prompt reply. Thank you. 전송 버튼을 누르고 고개를 들어 사무실 끝쪽 4팀 박대리를 바라보았다. 연경이 검지 손가락을 들어 위를 가리키자 박대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연<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EEbL5EnA_uQQ80LYNGYv8Px4iMc.JPG" width="400" / 답장 - 혜봄님에게 /@@fzlx/87 2025-03-24T08:01:15Z 2025-03-23T01:57:55Z 엊그제 보내주신 책은 잘 받았어요. 읽고 있던 소설책의 마지막을 어젯밤 자기 전까지 꾸역꾸역 읽어 내고 오늘 선물 받은 그 책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밤사이 성큼 찾아온 봄기운이 당황스러워서 외출할 시간이 다 되어도 마땅한 옷을 찾지 못하고 허둥지둥 대느라 책을 놓고 나올까 봐 걱정했지만요. 철 지난 외투의 민망함보다 갑작스러운 봄의 반가움이 더 큰 주말 아<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Ay2fvBsZM0qZ2WlMTbI30xTvYug.JPG" width="500" / 오리 오뚝이 - 최은영 단편소설집 &이브벳;아주 희미한 빛으로도&gt;를 읽고 /@@fzlx/85 2025-03-21T14:34:24Z 2025-03-18T03:32:46Z 그날 테헤란로의 초저녁 공기는 쌀쌀했다. 홑겹의 트렌치코트를 입은 직장인들이 옷깃을 여미고 건물 밖을 나오고 있었다. 그날도 야근하는 효정 씨는 저녁시간을 잠시 내어 그녀를 만나고 싶어 했다. 반가운 마음에 퇴근길을 재촉해 대로를 건너 그다음 골목에 있는 효정 씨의 회사 앞으로 찾아간 그녀. 큰 눈망울과 귀엽게 웃는 효정 씨의 모습은 여전하다. 그런데 지쳐<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jJrjjZMofOyLjv57ZNLYgvixLdM.JPG" width="500" / 봄날의 샌드위치를 좋아하세요 - 나의 계절 빵 /@@fzlx/84 2025-03-18T20:17:22Z 2025-03-13T21:58:이브벳 지난주 연이어 샐러드를 사 먹었다. 겨울이 두세 번 끓여 깊은 맛이 우러나는 막 덥혀 낸 찌개 국물에 밥을 자작하게 비벼 먹고 싶은 계절이라면 이젠 여러 번 끓여 진해진 찌개 국물이 텁텁해서 싫어지는 때다. 상큼한 발사믹 드레싱이나 유자 드레싱이 올려진 샐러드가 자꾸 먹고 싶었다. 봄이 오고 있다는 이야기다. 내 혀끝이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T9FY_pnVxIdVd8ExgoziWjIcucY.JPG" width="500" / 깜빠뉴가 되고 싶은 커피번 - 나는 어떤 빵일까 /@@fzlx/83 2025-03-16T03:14:45Z 2025-03-11T01:38:51Z 빵지순례를 가면 다른 빵집과 비교의 척도로 꼭 사 먹는 빵이 있다. 예전엔 단팥빵이었으나 단팥빵은 특정 빵가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국산 앙금을 쓰기 때문에 크게 차이를 못 느껴 언젠가부터 굳이 사지 않게 되었다. 대신 생과일, 생크림, 치즈등이 덧입혀진 근사한 빵들 사이에서 풀 한 포기 나지 않은 작은 봉분처럼 수더분하게 가만히 앉아 있는 커피번을 꼭 고<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HDIHWvHR46s2hJcfOXvVwzoV6kM.JPG" width="500" / 생의 마지막 성찬 - 대파 크림치즈 베이글과 카페 모카 /@@fzlx/82 2025-03-10T00:12:52Z 2025-03-06T22:18:44Z 거기 베이글이 여전히 줄 서도 먹을 만큼 맛있어요? 네, 맛은 있더라고요. 아무리 빵이 좋아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건 약간의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내 돈으로 내가 뭘 하든이란 퉁명조의 가르침 앞에서는 이런 걱정이 외려 무색해지지만. 내게 반박할 여지는 없다. 바꿔 생각해 보면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빵을 살 일정한 금액의 돈만 있다면 모두가 공평하게<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0RR-4G8S6ejU3tJT4G49pe3k30Q.jpg" width="500" / 우리 집엔 판다가 살아요 - 내가 키우는 자이언트 판다 /@@fzlx/81 2025-04-07T00:17:56Z 2025-03-04T04:26:12Z 어부바 이번이 마지막이겠지 등을 내어준다. 내일모레면 초등학교 입학인데, 맞바람이 세차니 오늘만이다. 엄마 등 뒤에 꼭 숨어. 별안간 등이 따숩다. 몇 걸음 못가 엉덩이를 단단히 받치고 있는 팔이 스르르 내려앉는다. 저기 저 계단 앞까지 만이다. 저기서부턴 내려 걸어가야 해, 알았지. 등 뒤에서 동그란 머리만 쓱쓱 묵묵히 내 지구를 등<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Xnwng4ZodlAEd4n2sUNIdlRfDHQ.JPG" width="500" / 사랑의 습관 - 시선집 &이브벳;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gt;을 덮으며 /@@fzlx/80 2025-03-01T12:38:이브벳 2025-02-27T22:41:35Z &rsquo;또 바람에 쓸쓸히 (목련이) 질 것이라고,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이라고 &lsquo;라는 표제시를 담은 시선집 한 권으로 한 달을 보냈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시였다. 가을이면 습관적으로 시집 한 권을 사서 읽곤 했는데 지난가을은 아마 그냥 넘어갔겠지. 모처럼 시집을 마주하니 작은 아이 어릴 때 아이를 아기띠에 품고서 한 손으론 아이의 엉덩이를 토닥토닥해 주고 다<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sTK2hhhQ9396piJBBgNL1_oudbY.JPG" width="429" / 계획대로 되지 않은 여행 - 그리고 인생 /@@fzlx/79 2025-03-01T02:57:이브벳 2025-02-25T03:28:45Z 목포에 다녀왔다. 마침 전주에 갈 일이 있었으나 딱히 목포까지 들러야 할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아이들과 갇혀 지내다 보니 겨울의 포구가 그저 보고 싶었고 날이 추우니 기차를 타고 남쪽 끄트머리로 더 가보고 싶었다. 떠나기 전날 밤 자기 전에 읽다 만 시집 한 권을 머리맡에 두고 내일 아침에 챙겨가야겠다 생각했다. 그 옆에 놓인 핸드폰과 충전기와 함께<img src= "https://img1.이브벳.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이브벳.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lx%2Fimage%2F2MZ1NqOURXMh_5AUsaQV5EEqZEM.jpg" width="5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