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루 /@@6dpB 사람은 근원적인 외로움을 타고 난다고 합니다. 막연하게 문학을 꿈꾸었던 소녀가 어느덧 중년이라는 지점을 넘었습니다. 삶이 외로울 때면 글쓰기를 친구 삼아 위안을 얻습니다. ko Thu, 12 Jun 2025 22:41:02 GMT Kakao Brunch 사람은 근원적인 외로움을 타고 난다고 합니다. 막연하게 문학을 꿈꾸었던 소녀가 어느덧 중년이라는 지점을 넘었습니다. 삶이 외로울 때면 글쓰기를 친구 삼아 위안을 얻습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dpB%2Fimage%2FMRI-jh66ZSiU9USwhl9IdVCcaGw /@@6dpB 100 100 글쓰기와 김치 담그기 - 글쓰기는 김치 담그기와 비슷하다 /@@6dpB/157 구 년 전, 우연히 글쓰기를 접하고 난 후 나는 거기에 푹 빠져 살았다. 소설만 좋아하다가 수필에 대한 고찰도 없이 그냥 쓰기 시작했는데 글은 내 경험에 기반을 둔 수필이었다. 두어 달 동안은 마치 그것이 내 인생의 전부인 양 몰두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글을 쓸 밑천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언가 갈증에 들린 사람처럼 글을 쓰고 Wed, 11 Jun 2025 12:11:42 GMT 글마루 /@@6dpB/157 그 바다가 부른다 - 우정이 쌓인 시간 /@@6dpB/156 바닷바람은 염천 더위도 잠재우는 것일까. 스스로 눈을 감으면 아스라하게 들려오던 그날의 환희와 함성. 지금도 귓전에서 쟁쟁하게 들리는 것만 같은 즐거운 음성. 바다는 물만 파란 게 아니라 소리도 하늘도 파랗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그 파란빛 덕분에 찜통 같은 더위는 온데간데없이 청량함만 가져다준 광안리 바다. 어쩌면 아직 사그라지지 않는 우리 젊은 기운이 Tue, 10 Jun 2025 10:56:16 GMT 글마루 /@@6dpB/156 낙화(落花) /@@6dpB/155 바람결에 눈 날리듯 벚꽃 잎이 하늘거린다 여린 바람에 더 여린 잎들이 마구 곤두박질치고 한 무리의 아가씨들은 사락사락 고운 임 봄비처럼 바닥을 흩뜨리는데 꽃잎이 떨어진다고 아주 지는 것은 아니다 잠시, 방긋 미소 모아 화알짝 웃다가 소임 다한 양 땅으로, 땅으로 스미어 제 자태에 절로 수줍어 고개 숙이고 그렇게 홀연히 바람 따라 날아간다. Tue, 10 Jun 2025 10:51:59 GMT 글마루 /@@6dpB/155 만적에게 /@@6dpB/154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고 그대는 천 년 전 외쳤다 금수저 흙수저가 어디 있냐고 어느 대학생은 울부짖었다 비빌 언덕 없기는 예나 지금이나 여반장 태어나면서 결정된 운명 앞에서 몸부림치는 것은 굼벵이가 한 뼘 가는 것만큼이나 시달림의 길 한 뼘 가는 길에 달려드는 수많은 천적들 한 발자국도 안 되는 걸음이 네겐 천형과도 같은 길 멍석이라도 깔아줘야 시늉 Mon, 09 Jun 2025 10:46:57 GMT 글마루 /@@6dpB/154 마부리의 외로움 /@@6dpB/153 내 친구 OO이는 까무잡잡한 피부에 눈이 동그랗고 눈썹이 짙었다. 얼굴이 달걀형에 자그마해서인지 어릴 때부터 친구들로부터 붙여진 별명이 '마부리'였다. '마부리'는 당시 아이들이 사탕만 한 유리로 만든 구슬을 가지고 맞히며 따먹는 놀이를 했는데 '구슬'의 방언이다. 원래 이름보다 별명이 더 많이 불린 그녀와 나는 초등 5학년 무렵부터 친했다. 면 소재 Mon, 09 Jun 2025 10:21:36 GMT 글마루 /@@6dpB/153 금계국 /@@6dpB/152 어느 아침 강가에는 꽃 이불이 펼쳐져 있었다 간밤에 누가 와서 물감을 흩뿌리고 간 것일까? 노오란 홑이불이 봄바람에 살랑거린다 신랑 신부 비단금침이 이보다 황홀할까? 한 송이의 도도함보다는 어우러짐이 풍기는 조화가 황홀해 눈을 뗄 수 없었다 나도 저 노랑의 꽃물결 속에 잠들고 싶어라! 누구라도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푸른 도화지 속 노란 물결에 풍덩 빠지고 싶<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dpB%2Fimage%2Fo_OVWMY9kKP4ZIfvMLicTTZg8xI.png" width="500" /> Fri, 06 Jun 2025 22:34:32 GMT 글마루 /@@6dpB/152 상군 열전 - 개혁만을 위한 개혁 /@@6dpB/148 원래 위나라 서얼 출신 공손앙.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가 되고, 그 동지가 다시 적으로 돌아서기도 하는 혼란한 시기. 공손앙은 자신을 알아보던 위나라 재상 공숙좌가 죽은 뒤 진나라 효공이 현자를 구한다는 말을 듣고 진나라로 간다. 효공을 알현하지만 처음에는 마음을 얻지 못한다. 몇 번의 알현 끝에 결국 위앙(공손앙)은 효공의 마음을 얻는다. 세상 Fri, 06 Jun 2025 22:08:56 GMT 글마루 /@@6dpB/148 뒷모습 /@@6dpB/146 떠난 이의 뒷모습은 보낸 사람에게만 기억된다 보내고 난 후의 텅 빔이란 등을 본 사람만이 안다 객지에 고생하러 떠나는 아들을 배웅하는 어미의 눈에 비치는 이슬은 애달픔이다 돌아서는 연인의 뒷모습은 애잔함과 야속함이며 노모의 굽은 등을 바라보는 것은 짙은 연민이다 뒷모습은 갖가지 표정을 하고 감정을 그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dpB%2Fimage%2F5kYv9-QA8TK7wECupdnE4HJKxAA.png" width="500" /> Fri, 06 Jun 2025 07:19:50 GMT 글마루 /@@6dpB/146 비의 단상 /@@6dpB/145 비는 자장가다. 새벽부터, 아니 한밤중부터 잠결에 차창 밖으로 비는 떨어지고 있었다. 한여름 쏟아지는 장맛비는 쏴-아 소리와 반비례하게 자장가처럼 숙면에 들게 한다. 토닥토닥 잠결에 어렴풋이 빗소리가 들릴 때면 나는 다정한 눈빛으로 아기의 가슴을 토닥토닥 두드리는 엄마의 손길이 떠오르고는 했다. 어쩌면 내가 최근 들어 가장 늦도록 깊은 잠에 빠진 것도 자장 Fri, 06 Jun 2025 02:46:19 GMT 글마루 /@@6dpB/145 돌나물 /@@6dpB/144 산모퉁이 바위틈을 뚫고 아기처럼 여린 미소 피우며 기지개를 켜는 돌나물 조심스레 뜯어 바구니에 담는다 집에 돌아와 설겅설겅 겉절이 해 된장찌개에 비벼 먹으니 봄이 내 몸으로 한껏 다가온다. 아버지는 돌나물 물김치를 즐겨 드셨다 하얀 밀가루 풀 쑤어 돌나물만 넣어 익히면 봄이 달다고 하시던 아버지 돌나물, 돌미나리, 조선오이로 바알갛게 고춧물 내 Thu, 05 Jun 2025 13:19:38 GMT 글마루 /@@6dpB/144 담배 엮는 소녀 /@@6dpB/143 한마을에는 작은 네 개의 부락으로 나뉘어 있었다. 용바우재를 넘어서 내려오면 사거리가 나오는데 왼쪽으로 100M 정도 들어가면 '송암'이라는 마을이, 오른쪽으로 100M 넘게 들어가면 '황골'이라는 마을이, 사거리에서 100M 직진하면 '솔밭마'라는 마을이 그 옆에는 '넘마'라는 마을이 있다. 그 네 개의 부락이 모여 하나의 '리'가 되었다. 또 화현리 Sun, 01 Jun 2025 11:58:29 GMT 글마루 /@@6dpB/143 손자 열전 /@@6dpB/141 손자의 이름은 무(武)로서 제나라 사람이고 병법에 매우 뛰어나 오왕 합려의 초빙을 받았다. 합려는 월왕 구천과의 일화로도 유명하다.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유래가 되는데 이 이야기는 따로 다루도록 한다. 합려는 오나라를 전성기로 이끌기도 했고 쇠퇴기로 이끌기도 한 장본인이다. 손무의 병서 13권을 읽어본 합려가 실제로 군대를 훈련시켜 볼 것을 제안하고 손무 Sun, 01 Jun 2025 10:27:37 GMT 글마루 /@@6dpB/141 방앗간 - 들기름을 짜다 /@@6dpB/142 들깨 묵혀둔 것을 오늘은 마음먹고 짜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 커튼을 손세탁하고 수건을 삶고, 옷 세탁까지 대충 청소까지 하고 나니 하루가 금방이다. 점심을 거를까 하다가 상추 겉절이를 찬으로 간단히 요기하고 기름 담을 소줏병 씻은 것과 들깨 씻어 일은 것을 챙겨 방앗간으로 향했다. 방앗간에 도착하자 열기와 고소한 내가 먼저 맞아준다. 주인에게 기름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dpB%2Fimage%2FJ_Tqi0Il0gUeBbWxg5C89ff4uwQ" width="500" /> Sat, 31 May 2025 06:20:53 GMT 글마루 /@@6dpB/142 열무김치를 담그며 - 옛날을 그리워하다 /@@6dpB/140 어젯밤에 급하게 열무김치를 담갔다 건고추 갈아넣고 정성이라는 양념을 추가하여 후다닥 담근 열무김치 아침에 일어나 맛을 보니 칼칼함이 옛날을 부른다 아버지도 한 사발 친구도 한 사발 보리밥에 열무김치 하나라도 푸근했던 옛날이 그립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dpB%2Fimage%2Fibjx6gHdH4ZUUR7wof8YMKeB0W0.jpg" width="500" /> Wed, 28 May 2025 00:46:05 GMT 글마루 /@@6dpB/140 관중&middot;안자열전 管仲&middot;晏子列傳 - 상대에 대한 믿음과 내면의 떳떳함 /@@6dpB/138 관중(관자)은 제나라의 명 재상으로 40여 년간 제나라를 위해 일한다. 친구와의 우정을 비유하는 '관포지교(管鮑之交)'의 한 사람이다. 관중의 집은 매우 가난했는데 훗날 성인이 되어 친구인 포숙(포숙아)이 왕에게 천거하여 관중은 책사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그러면서도 늘 포숙의 고마움에 대해 잊지 않았는데 관중에 위기에 처했을 때도 포숙은 언제나 관중의 편 Sun, 25 May 2025 22:41:35 GMT 글마루 /@@6dpB/138 문득 - 그리움으로 남다 /@@6dpB/139 길을 걷다가도 문득 길가에 핀 들꽃을 보다가도 티브이를 보다가도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얼굴 곁에 없기에 더욱 간절하고 곁에 없기에 더욱 그리운 너의 보드라운 얼굴은 내 영혼을 떠돌고 주위를 맴돌며 서성거리고 있나 보다 때로는 커피잔 속에 비치고 때로는 한 송이 꽃이 되고 때로는 파아란 구름이 되고 때로는 Sun, 25 May 2025 07:52:20 GMT 글마루 /@@6dpB/139 글쓰기가 없는 삶 생각해 봤니 - 삶의 즐거움이 되다 /@@6dpB/137 며칠 전 직장동료가 내게 말했다. 이상하게 요즘은 즐거운 일이 없다고. 갱년기 때문인지 뭔가 즐거움을 잃어버렸다는 말에 나도 맞장구쳤다. 50세가 지나며 나도 뭔가 신나고 즐거운 감정이 줄어들었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었다. 다행히 우울하진 않으나 여행을 가도 별로 설레지 않고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그저 그렇다. 혼자 계속 시간을 보내는 것은 외롭고 지루한데 Sun, 25 May 2025 02:50:01 GMT 글마루 /@@6dpB/137 부산으로 떠난 친구 - 신발공장에 팔려가다 /@@6dpB/134 S가 학교를 그만둔다고 했다. 겨우 중학교 일 학년이. 왜냐고 물을 필요는 없었다. 내가 반에서 두 번째로 가난했다면 친구네 집은 첫 번째로 가난했기 때문이다. 자그마한 차이가 있다면 그녀의 집은 정부에서 양식과 약간의 생계비가 지급되는 생활보호대상자였고, 우리 집은 영세민(현재 차상위 정도)이라는 점이다. 마을에서 친구네는 가장 가난한 집의 상징이었다 Sun, 25 May 2025 01:36:38 GMT 글마루 /@@6dpB/134 백이열전 伯夷列傳 - 충정인가 실리인가 /@@6dpB/136 백이와 숙제는 고죽국의 두 아들로 왕이 후사를 정하지 않고 죽는 바람에 서로 왕위를 양보하려고 한다. 두 형제가 왕위를 양보만 하니 고죽국 신하들은 가운데 왕자를 왕으로 세우고 백이와 숙제는 떠돌이 생활을 한다. 인품 좋은 서백 창(주의 문왕)에게 의탁하려고 찾아갔으나 그들이 도착했을 즈음 서백은 사망한다. 아버지인 문왕이 죽고 주나라를 건국한 무 Sat, 24 May 2025 17:04:31 GMT 글마루 /@@6dpB/136 10.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6dpB/135 스마트폰으로 친구의 뮤직룸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익숙한 음악이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가물가물 어디에선가 들었던 것 같은데 아련한 꿈속 같은 멜로디. 그 멜로디가 수십 년 전으로 나를 데려간다. 내 스무 살의 감성을 진하게 자극해서였는지 가끔 귓전에서 들리는 듯 착각마저 일으켰던 선율이다. 애절함을 실제 경험이 아닌 음악으로 와닿게 Sat, 24 May 2025 01:03:08 GMT 글마루 /@@6dpB/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