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auj5 자폐 아들과 비장애 딸을 키우는, 연년생 아이들의 엄마입니다. 아이의 장애를 알았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일상과 마음들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은혜로운, 은혜다운 브런치가 되길♡ ko Thu, 15 May 2025 15:35:42 GMT Kakao Brunch 자폐 아들과 비장애 딸을 키우는, 연년생 아이들의 엄마입니다. 아이의 장애를 알았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일상과 마음들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은혜로운, 은혜다운 브런치가 되길♡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tatic%2Fimg%2Fhelp%2Fpc%2Fico_profile_100_03.png /@@auj5 100 100 퉁친 어버이날 /@@auj5/76 크~ 둘째 딸내미가 어버이날 편지를 써줬다. 내 눈엔 마냥 아기 같기만 한데 언제 이리 훌쩍 커서 편지를 다 썼나 싶어 코끝이 찡해졌다. '재미있고 신나는 날들을 엄마 아빠랑 같이 보내고 싶다'라... 내가 문학소녀를 낳았네 낳았어 라며, 편지 쓴 딸내미가 되려 부끄러워할 정도로 고맙단 소리를 수차례 했다. 예민한 자폐 오빠를 '우선 케어' 하다 보니 치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uj5%2Fimage%2FO5gbkIAOJWs4tMqrI826NTIO3Yk.jpg" width="500" /> Sun, 11 May 2025 22:00:45 GMT 은혜 /@@auj5/76 K-자폐맘의 교육열 /@@auj5/74 '7세 고시'가 있는, 데일 정도로 뜨거운 우리나라의 교육열. 자폐아 부모라고 다를쏘냐. 더하면 더하지 싶다. &quot;1억 썼더니 '엄마'소리 나오더라.&quot; &quot;ABA 조기 교실은 월 800만원이야.&quot; &quot;지금까지 치료비로 집 한 채 값은 썼지.&quot; 등의 무시무시한 얘기들이 팩트였다니... 남편 월급의 3분의 2를 아이 치료비로 쓰며 내달렸다, 불태웠다 라고 생각 Sat, 03 May 2025 11:21:22 GMT 은혜 /@@auj5/74 특수학교, 보내기 싫어서 안 보내는 게 아닙니다만 /@@auj5/52 비장애 아이들, 학부모 입장에선 같은 반에 장애 아이가 있다 하면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것이다. 혹시나 면학 분위기를 흐리진 않을까 하여 눈초리가 매서워질 수 있다. 나 역시 둘째는 비장애 딸인지라 그 우려를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quot;아니, 장애가 있으면 장애인들 다니는 특수학교를 보내지, 왜 일반 학교에 보냈대? 그 엄마 욕심도 참...&quot; Sat, 26 Apr 2025 07:54:54 GMT 은혜 /@@auj5/52 품 밖의 세상이 보드랍기를 /@@auj5/69 한창 핫했던, 지금도 핫한 '폭싹 속았수다'에서 '품 밖의 세상이 보드랍기를'이란 이 문구가 내 가슴에 콕 박혔다. 자폐 아들에 대한 이 애미의 간절한 바람을 한 문장으로 딱 꼬집어 낸 느낌이랄까. 3년 전 일인가. 장애인 가족 지원센터에서 GPS칩을 넣을 수 있는 신발 깔창을 주셨다. 발달장애아동의 실종을 예방하고자 고안된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감사한 Sat, 19 Apr 2025 08:46:54 GMT 은혜 /@@auj5/69 알파벳, 우리 아들의 첫사랑 /@@auj5/59 &quot;에스, 에스 포 쉽!(S, S for Ship)&quot; 알파벳 덕후 우리 아들이 등교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또 영어를 읊조리기 시작한다. 유튜브를 보고 본인 귀에 꽂힌 소리를 억양, 속도까지 똑같이 성대모사를 하는데 하필 또 엘리베이터에서 이 기능이 작동됐다. 말릴 새 없이 &quot;엘, 엘 포 라이언!(L, L for Lion)&quot; 도 뒤이어 외치더니 우어~~ Fri, 11 Apr 2025 11:58:04 GMT 은혜 /@@auj5/59 이길 순 없지만 버틸 수 있는 엄마가 되길 /@@auj5/58 선배엄마들 얘기처럼 사춘기가 와서 더 감각이 예민해지고 불안이 올라온 건지, 지금이 그 시기인 건지 요새는 소리를 지르는 빈도가 더 잦아졌다. 하굣길에도 뭐가 힘들어서였는지, 배가 고파서였는지 갑자기 으아~~~~!하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다. 아이 때라면 들쳐 안고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났을 텐데 이젠 너무 커버린 아들 녀석이, 목청도 좋아져서 기본 데시 Fri, 04 Apr 2025 11:49:03 GMT 은혜 /@@auj5/58 아들의 근사한 편지 /@@auj5/67 지난주 아이들 학교에서 학부모 공개 수업이 있었다. 큰 아이가 소속된 4학년 원반 수업은 자체적으로 패스! 를 외쳤다. 내 아이가 비장애 친구들 사이에서 겉도는 모습은, 모르는 내용 속에서 꾸역꾸역 앉아있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안 되겠더라. 분명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모냥 빠지게 눈물콧물 흐를 거 같아 패스했다. 패스! 안 본 눈이 내 심신에 나을 듯하여.<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uj5%2Fimage%2FwSbvzr0BOsDKQeMB2WypmEUo0CA.jpg" width="500" /> Fri, 28 Mar 2025 21:33:00 GMT 은혜 /@@auj5/67 오늘도 난 염소가 된다. 킁킁. /@@auj5/56 '나도 우아하게 육아하고 싶다고오오!' 괄호 열고, 카톡 이모티콘 어피치가 바닥에 누워 팔다리를 휘저으며 떼를 쓰는 듯, 괄호 닫고. &quot;엄마 코! 엄마 코! 킁킁!&quot; 아들의 우렁찬 외침에, 딸내미와의 꽁냥꽁냥 종이접기 시간은 또 반강제로 끝났다. 해줄 때까지 계속 소리를 지르는 통에 애미는 불호령 떨어진 쇤네처럼 후다닥 또 아들 옆에 가서 눕는다. Fri, 21 Mar 2025 22:05:55 GMT 은혜 /@@auj5/56 유쾌한 자폐맘의 넋두리 /@@auj5/51 서로서로의 이름 대신, 수빈이의 엄마면 수빈맘, 하준이의 엄마면 하준맘이라 부르는 엄마들 간의 통상적 호칭이 있다. (신랑은 처음에 듣고 '오글거린다'란 표현을 썼다만, 하하.) 야, 너, 언니동생 등을 하며 허물없이 지내기 전, 암튼 그런 암묵적 룰 같은 호칭. 우리 아들이 자폐성 장애가 있다 해서 누가 나를 '자폐맘'이라 부르진 않는다만, 뭔가 자조적 Sat, 15 Mar 2025 09:25:42 GMT 은혜 /@@auj5/51 이기주 - 언어의 온도 /@@auj5/53 '글'이 동사 '긁다'에서 파생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글쓰기는 긁고 새기는 행위와 무관하지 않다. 글은 여백 위에만 남겨지는 게 아니다. 머리와 가슴에도 새겨진다. 마음 깊숙이 꽂힌 글귀는 지지 않는 꽃이다. 우린 그 꽃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는다. 때론 단출한 문장 한 줄이 상처를 보듬고 삶의 허기를 달래기도 한다. 이 말처럼, '내가 찾은 좋은 글귀 Thu, 13 Mar 2025 13:54:31 GMT 은혜 /@@auj5/53 김영하 - 여행의 이유 /@@auj5/50 스토아학파의 철학자들이 거듭하여 말한 것처럼 미래에 대한 근심과 과거에 대한 후회를 줄이고 현재에 집중할 때, 인간은 흔들림 없는 평온의 상태에 근접한다. 여행은 우리를 오직 현재에만 머물게 하고, 일상의 근심과 후회, 미련으로부터 해방시킨다. (중략) 인간은 왜 여행을 꿈꾸는가. 그것은 독자가 왜 매번 새로운 소설을 찾아 읽는가와 비슷할 것이다. 여행 Sat, 08 Mar 2025 10:00:57 GMT 은혜 /@@auj5/50 이찬수 - 감사 /@@auj5/49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Tue, 04 Mar 2025 06:31:43 GMT 은혜 /@@auj5/49 곰돌이 푸 -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auj5/48 '멋진 하루를 보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삶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쁘다'라며 일일이 따지고 비교하지 마세요. 때로는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삶의 자세가 매 순간을 사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크~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라... 여간 멋진 말이 아니다. '받아들임'이야말로 최고의 순응이자 감사하는 삶의 모습이 아닐까. 이것저것 따지려 드는 Sat, 01 Mar 2025 10:39:52 GMT 은혜 /@@auj5/48 나태주 - 행복 /@@auj5/47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나태주 시인의 시는 어렵지 않은 낱말들로 간결히 표현하면서도 특유의 안온함과 기시감이 느껴져서 언제 보아도 참 좋다. 이 '행복'이란 시도 '쉴 곳, 의지할 사람, 나만의 취미'가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는 자족이 물씬 느껴진 Mon, 24 Feb 2025 23:00:10 GMT 은혜 /@@auj5/47 도스토옙스키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auj5/46 &quot;나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무엇보다도 삶을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해.&quot; &quot;삶을 그것의 의미보다도 더 많이 사랑해야 된다?&quot; &quot;반드시 그래, 형 말대로 논리에 앞서, 반드시 논리에 앞서 삶을 사랑해야 하고, 그때야 비로소 나는 삶의 의미도 이해하게 될 거야. 바로 이런 생각이 이미 오래전부터 내 머릿속에 떠오르곤 해. 형의 일도 이제 절반은 다 된 거 Fri, 21 Feb 2025 22:22:18 GMT 은혜 /@@auj5/46 이규보 - 詠井中月 /@@auj5/45 詠井中月 우물 속의 달 山僧貪月色 산에 사는 스님이 달빛을 탐내 幷汲一甁中 물과 함께 한 병 속에 긷고 있네 到寺方應覺 절에 가서 바야흐로 응당 깨달으리 甁傾月亦空 병을 기울면 달도 또한 없음을 우물 속에 비친 달빛이 예뻐 물과 함께 병 속에 고이 담아 가지고 온들, 병 기울여 물을 쏟으면 달빛도 함께 사라진다는 말이다. 감히 스님 Mon, 17 Feb 2025 23:00:17 GMT 은혜 /@@auj5/45 성시경 - 두 사람 /@@auj5/44 너와 함께 걸을 때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기억할게 너 하나만으로 눈이 부시던 그날의 세상을 ​ 여전히 서툴고 또 부족하지만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을게 캄캄한 밤 길을 잃고 헤매도 우리 두 사람 서로의 등불이 되어주리 먼 훗날 무지개 저 너머에 우리가 찾던 꿈 거기 없다 해도 그대와 나 함께 보내는 지금 이 시간들이 내겐 그보다 더 소중한 Fri, 14 Feb 2025 21:36:54 GMT 은혜 /@@auj5/44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auj5/43 나는 어떤 들꽃을 발견하고 그것의 아름다움과 모든 부분의 완벽함에 놀라워하며 소리쳤다. &quot;하지만 이 꽃 속의 모든 것이, 이와 같은 수많은 것이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하고, 때로는 누구의 눈에 띄지도 않은 채 화려하게 피어 있다가 시들어 버리지.&quot; 그러자 꽃이 이렇게 대답했다. &quot;이 바보 같으니! 내가 남들에게 보이려고 꽃이 핀다고 생각하니? 다른 Mon, 10 Feb 2025 15:00:09 GMT 은혜 /@@auj5/43 요한복음 9장 1~3절 /@@auj5/42 요한복음 9장 1~3절 예수께서 길을 가실 때에 날 때부터 맹인 된 사람을 보신지라 제자들이 물어 이르되 랍비여 이 사람이 맹인으로 난 것이 누구의 죄로 인함이니이까 자기니이까 그의 부모니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아이가 자폐성 장애 진단을 받고 마음에 원통 Sat, 08 Feb 2025 01:39:43 GMT 은혜 /@@auj5/42 우울증도 끝이 있더라 /@@auj5/40 몇 달째 계속되던 심신의 불안함과 우울감은 그렇게 조금씩 희미해져 갔다. 물론 마음먹자마자 단번에 다시 직장을 구했다던지, 백마 탄 왕자님이 뿅 하고 나타나 내 삶을 구원해 주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우울증에 걸린 내 모습은 참이 아니고 원래의 나, 열정적인 내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 자각이 나를 조금씩 조금씩 변화시켰다. 살려는 &lsquo;의지&rsquo; Wed, 05 Feb 2025 08:34:27 GMT 은혜 /@@auj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