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아 /@@hVi0 남몰래 숨겨놓은 오랜 상처가, 내 모든 일들의 이유인 것만 같아, 내 깊은 상처의 뿌리를 들여다 보기로 했습니다. 찬란하게 빛나, 편안함에 이를 나를 위해 글을 써내려갑니다. ko Wed, 11 Jun 2025 11:11:03 GMT Kakao Brunch 남몰래 숨겨놓은 오랜 상처가, 내 모든 일들의 이유인 것만 같아, 내 깊은 상처의 뿌리를 들여다 보기로 했습니다. 찬란하게 빛나, 편안함에 이를 나를 위해 글을 써내려갑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Vi0%2Fimage%2FpvyuITQ9mHqAyb_9C-ps3aHHDM0.jpg /@@hVi0 100 100 고요한 증명 /@@hVi0/44 어릴 때는 사랑받기 위해 울었고, 어른이 되니 사랑하지 않기 위해 참는다. 눈물보다 고요함이 더 큰 증거가 되는 날이 있다. Tue, 10 Jun 2025 01:42:24 GMT 이지아 /@@hVi0/44 &nbsp;청계천, 소녀의 시간 /@@hVi0/24 &ldquo;명순아, 실풀린다. 미싱 멈추고 확인 좀 해!&rdquo; 조장언니의 목소리에 나는 화들짝 고개를 들었다 실밥 끝이 뒤엉켜 있었다. 손끝이 뻣뻣해서 잘린 줄도 몰랐나 보다. 서둘러 재봉틀을 멈추고 천을 들여다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첫 달이라 실수하면 안 된다는 긴장감이 몸에 박혀 있었다. 여기, 청계 7가 골목. 밤에도 불빛이 꺼지지 않는 봉제골목. 그 시절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Vi0%2Fimage%2FT2lM8hp1RhLWHG8y4r7Z1HbvmD8" width="500" /> Thu, 05 Jun 2025 23:28:15 GMT 이지아 /@@hVi0/24 &nbsp;도라지 일손 /@@hVi0/23 1970년 봄, 나는 열 살이었다. 까만 밤, 쏟아지던 별들만큼이나, 나는 간절했다. 매일 아침 오빠가 책가방을 메고 골목을 빠져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속삭였다. &lsquo;나도, 학교 가고 싶다.&rsquo; 그 말이 입 밖으로 새어 나올까 봐, 늘 목구멍에서 걸려 삼켰다. 그런데 그날은, 참을 수가 없었다. 시리도록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그고, 연신 천기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Vi0%2Fimage%2F5lq7-WuuoTKAqIcieNADzHkQxeU" width="500" /> Thu, 05 Jun 2025 01:05:29 GMT 이지아 /@@hVi0/23 &nbsp;장남의 무게 /@@hVi0/22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그날밤, 집으로 온 조문객들은 상주인 오빠에게 하나같이 똑같이 말했다. &quot;네가 아버지 대신이다.&quot; &ldquo;장남이니까, 잘해야지.&rdquo; &ldquo;이제 네가 엄마한테 힘이 되어야지.&rdquo; &ldquo;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rdquo; 오빠는 무언갈 꾸~욱 참는 듯하더니, 입술을 앙다문 채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 장례식 이후, 엄마는 경동시장 도라지 작업판에 앉아 도라지 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Vi0%2Fimage%2FEUtcrwBVpBKB5WwSG9qHF0jmZ-0.jpg" width="500" /> Thu, 05 Jun 2025 01:02:54 GMT 이지아 /@@hVi0/22 젊은 과부 /@@hVi0/21 엄마는 193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사진 한 장 없는 어린 시절을 지나 열두 살이 되던 해, 전쟁을 겪었다고했다. 학교는 문을 닫았고, 친구들은 어디론가 피난을 갔고, 엄마는 부엌에서 나무를 패는 법을 먼저 배웠다고 했다. 그때, 누군가는 총을 들었고 엄마는 쌀포대 속에서 잠을 잤다. 그리고 스무 살이 채 되기도 전에, 엄마는 결혼을 했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Vi0%2Fimage%2F2OreIlrWD7oEUVgziIZVMUmm0Qo.jpg" width="500" /> Thu, 05 Jun 2025 01:00:33 GMT 이지아 /@@hVi0/21 1970년 봄, 서울 약령시장 /@@hVi0/20 1970년 봄, 서울 제기동, 그해 내가 10살이 되던 해였다. 엄마는 늘 바빴고, 새벽이 채 걷히기도 전에 헝클어진 머리 위로 수건을 얹고, 양은 도시락 하나와 칼 하나 챙겨 시장으로 나설 준비를 했다. &ldquo;명순아, 얼른 가자.&rdquo; 오빠는 학교 가야 한다며 식탁 위 김치를 후다닥 입에 욱여넣고 나갔다. &quot;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quot; 오빠의 인사가 저만<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Vi0%2Fimage%2FNkGxL3Kl_LFiqL9AwCIv0nV5yQg.jpg" width="500" /> Thu, 05 Jun 2025 00:57:24 GMT 이지아 /@@hVi0/20 Prolog: 엄마를 이해하면 나를 이해할 수 있을까? /@@hVi0/19 아주 오랜 세월, 엄마는 내게 차마 드러낼 수 없는 비밀 같은 아픔이었습니다. 엄마라는 존재가, 엄마라는 말이, 나를 상처 입힌 가장 익숙한 칼날 같아서. 어떤 날들 동안은 원망에 사로잡힌 채 살기도 하고, 아주 오랫동안은 까맣게 잊고 살기도 했습니다. 내 가슴속 묵직하게 새겨진 깊은 상처들은, 차라리 내가 고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으니까요.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Vi0%2Fimage%2FaRgkmsT2D3u4XpugKTALhfBPlYk" width="500" /> Thu, 05 Jun 2025 00:53:25 GMT 이지아 /@@hVi0/19